물전국적 폭우 침수 범람 난리 가운데 불난리 같은 폭염 번갈아 이어져

…기변시대 근본적 차원 각 대비 정책청사진 요구돼

집중 호우 인천서 도로 무너지고 침수 피해 잇따라

대구중구, 폭우 침수 범람에 성명여중 일대 옹벽은 붕괴 위험…주민대피 문자

신천동로 양방향 등 대구서 35곳 통행 제한

울산 태화강 홍수특보·곳곳 침수…울주 3개 마을 주민대피 권고

산사태로 주민 1명 병원 이송…차량 물에 잠긴 운전자 도움 받고 탈출도

광주 등지 전라권도 폭우로 침수 피해 잇달아...폭우 그치면 폭염 이어져

하루 426.4㎜ 폭우가 쏟아지며 다리 인근에서는 60대 남성등 실종으로 수색중

폭우 속 도로 50대 최승일씨는 20분 사투 끝에 빗물에 휩쓸려 맨홀에 빠진 노인 구해내기도

경남 산청 등지 나흘 동안 632㎜ 물폭탄…경남도, 비상 3단계 돌입

지난 16일부터 집중호우…합천·산청군 토사유출·산사태·하천 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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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노곡동 침수 [대구 북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국이 강풍과도 같이 비 없는 폭염이 이어지다 급작스레 쏟아붓는 연이은 폭우로 침수와 범람 피해가 잇다르고 있다. 또, 퍼붓던 폭우가 그친 지역은 폭우로 잠깐 휩쓸려 갔던 폭염 피해가 이어진다.

전역으로 호우경보가 발령된 대구는 19일 옹벽 붕괴 위험을 이유로 중구청이 일부 주민 대피 명령을 내렸다.

중구청은 이날 오전 11시 7분께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성명여중 일대 옹벽 붕괴위험이 있다"며 "주민들은 성내2동 행정복지센터로 즉시 대피해 주기 바란다"고 알렸다.

구청에 따르면 붕괴 위험이 있는 것으로 지목된 옹벽은 길이 250m로, 최근 며칠간 이어진 폭우에 옹벽 위쪽에서 흙이 일부 밀려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곳 주변에는 경찰이 배치돼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현재 대구 전역을 비롯해 경북 19개 시·군(울릉도·독도, 울진, 영덕 제외)에는 호우주의보 등 특보가 발효 중이다.

비는 이날 하루 50∼100㎜, 많은 곳은 150㎜ 이상 내린 뒤 오후 9시 이후 그칠 것으로 대구기상청은 내다봤다. 이번 비로 대구에서는 신천동로 양방향과 금강 잠수교, 오목 만수교, 공항교 하부도로 등 35곳에서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이 번 비가 소강 된 뒤로는 또 다시 찌다 찌다 타오르는 듯한 찜통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도로 붕괴

[인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지하철 2호선 인천대공원역∼운연역 구간 토사 유실

[인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밤사이 호우경보가 내려진 인천에서는 도로가 무너지고 주택이 침수되는 등 또한 피해가 잇따랐다.

19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부터 9시까지 인천에서 모두 13건의 호우 피해가 집계됐다.

오전 6시 30분께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외리에서는 도로가 무너져 주변 접근이 통제됐다.

오전 3시께에는 인천지하철 2호선 인천대공원역∼운연역 구간에서 토사가 유실돼 임시 조치가 이뤄졌다.

이에 앞서 오전 2시 44분께 남동구 논현동에서 주택이 침수되며 1세대 3명이 대피했다.

인천시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도로 4곳, 하천 12곳, 산책로 1곳, 주차장 1곳 출입을 통제 중이다.

앞서 인천 옹진과 내륙 등지에 발효된 호우경보는 이날 오전 7시 30분을 기해 모두 해제됐다.

오전 0시부터 11시까지 강수량은 옹진군 영흥도 129㎜, 연수구 송도동 75.5㎜, 옹진군 덕적도 69㎜, 연수구 동춘동 66.5㎜ 등이다.

인천시와 10개 군·구 공무원 954명은 호우 피해에 대비해 비상근무를 실시했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인천은 비가 소강상태에 들었지만, 밤과 새벽에 다시 시간당 30㎜가량의 비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빗물에 잠긴 태화강변

19일 오전 울산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태화강 주변 주차장과 산책로 등이 물에 잠겼다. 2025.7.19 [울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 지역에서도 19일 많은 비가 내리면서 태화강과 동천을 따라 홍수특보가 발령되고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있다.

산사태로 주민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고, 울주군 삼동면 3개 마을에는 주민 대피가 권고됐다.

기상청 지역별 상세 관측 자료 등에 따르면 울산에는 지난 17일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107.1㎜(기상대 기준) 정도의 비가 내렸다.

울주군 두서면은 281㎜, 삼동면은 229.5㎜, 북구 매곡은 154.5㎜를 기록 중이다.

특히 19일 한때 시간당 50㎜가량의 비가 쏟아지면서 태화강이 불어나 상류 지점인 사연교에는 이날 오전 5시 40분 홍수경보, 중류인 태화교에는 오전 5시 50분부터 홍수주의보가 각각 내려진 상태다.

동천 병영교에도 오전 6시 20분을 기해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침수 피해로 도로 곳곳에 차량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울주군 서울산IC 진입로, 서사리 중리마을 앞 도로, 남구 삼호교 하부 도로, 북구 천곡문화센터 앞 도로, 속심이교, 제전교 등 최소 15곳이 통제 중이다.

태화강 상류에서부터 빗물이 모여 하류로 밀고 내려오면서 황색 흙탕물로 변한 하천물이 제방 턱밑까지 차오르기도 했다.

상습 침수지역인 태화강 중류 옆 태화종합시장 인근 지역에는 지자체가 오전 8시 50분쯤부터 대형 배수펌프를 가동했다.

물에 잠긴 차들

19일 울산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일대 도로가 물에 잠긴 모습. 2025.7.19[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변 주변 도로에 차량 침수 피해도 이어졌다.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일대는 일부 도로가 완전히 물에 잠겨 주차된 차량 최소 10여대의 지붕까지 물이 찼다.

중구 태화강 성남주차장 인근에서도 차량 1대가 절반가량 물에 잠겨 운전자가 관리직원들 도움을 받아 빠져나왔다.

산사태나 토사 유출 신고로 주민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 58분께 울주군 범서읍 한 사찰에 산사태로 거주자 1명이 다쳤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 당국이 출동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앞서 오전 5시 34분께는 언양읍 한 주택 창고에 토사가 흘러 내려와 공무원들이 조치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면 언양분기점 인근에도 산사태로 흙이 내려와 일부 차선을 막아 울주군에서 현장 정리에 나섰다.

울산경찰청에는 이날 0시부터 9시까지 피해 신고가 총 127건 들어왔다.

도로 침수 58건, 신고기 고장 등 15건, 맨홀 관련 7건, 주택 침수 1건 등이나 심각한 인명 피해 신고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울주군 삼동면 왕방·사촌·하잠 등 3개 마을에는 울주군이 주민 대피를 권고했다.

울산시는 이날 오전 3시 50분부터 비상 2단계 근무에 들어갔으며, 구·군을 포함해 200여 명이 비상근무 중이다.

울산에는 현재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이날 오후까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폭우 속 노인 구조하는 시민.

50대 최승일씨는 도로에서 빗물에 휩쓸려 맨홀 빠진 노인을 20분여의 사투 끝에 구해냈다.

"물살은 너무 세고 중간에 힘이 빠지기도 했지만, 어르신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습니다."

광주광역시 동구 소태동에서 자동차공업사를 운영하는 최승일(54) 씨는 도심을 덮친 극한 호우의 현장으로 용기 있게 뛰어들어 한 생명을 살리기도 했다.

지난 17일 오후 5시께 광주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근 하천 둑이 무너졌고 최씨의 가게 앞은 금방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최씨는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직원들과 모래주머니를 쌓던 도중 저 멀리서 이상한 물살의 움직임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한 할아버지가 빗물에 휩쓸려 떠내려왔다가 맨홀 구멍에 두 다리가 빠진 채 물살에 갇혀있었던 것.

최씨는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주저 없이 거친 물살을 헤치고 힘겹게 걸음을 내디뎠다.

가까스로 다가가 할아버지의 팔을 붙잡고 힘으로 빼내 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공업사에서 사용하던 도구를 이용해 다리를 빼내려 할 즈음에는 차 한 대가 빗물을 타고 점점 다가오고 있었고 자칫 최씨마저 차량에 부딪혀 위험할 뻔한 상황도 있었다. 직원들이 온 힘을 다해 차량을 멈춰 세우면서 구조 작업은 계속 이어졌다.

최씨는 "공업사도 운영하고 있고 운동도 좋아해서 힘이 좋은 편인데도 당시 제대로 서 있는 것조차 힘겨웠다"며 "차량이 떠내려올 때는 '내가 이러다 같이 죽는 건 아닐까' 생각했지만, 할아버지를 놓고 물러설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중간중간 힘이 빠지고 온갖 밀려오는 쓰레기나 타이어에 팔이 부딪히면서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20여분간의 사투 끝에 할아버지를 구출했다.

최씨와 직원들은 할아버지를 공업사 사무실로 데려가 안정을 찾게 한 뒤 신고 받고 도착한 119 구급대에 넘겼다.

다음날 구조된 할아버지의 가족이 공업사를 직접 찾아와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최 대표는 "할아버지가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다. 가족들한테서 감사 인사를 받을 때 왠지 쑥스럽게 느껴졌다"며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났어도 똑같이 물속으로 뛰어들었을 것 같다. 무모하게 나선 것 같았는데 함께 구조를 도와준 직원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폭우에 휩쓸린 실종자 수색

18일 광주 북구 신안교에서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하루 426.4㎜ 폭우가 쏟아지는 등 극한의 호우로 2명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광주광역시에서는 수색작업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19일 광주소방본부와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북구 신안교 인근과 금곡동 일원에서 실종자 수색이 이뤄지고 있다.

실종자는 지난 17일 오후 5시 30분께 신안교 인근에서 급류에 휩쓸려가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80대 중반 남성 A씨와 같은 날 오후 7시 20분께 실종신고가 접수된 70대 남성 B씨다.

당시 A씨가 떠내려가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인근 주민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에 나섰고, 전날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씨의 주거지를 특정하면서 신원을 파악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전날 오후부터 집중호우가 내려 잠시 수색을 중단했다가 이날 오후 재개했다.

이들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하천과 산책로 등을 집중 수색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17일 광주에는 극한 호우가 내려 도로와 상가, 주택 등이 침수되면서 주민 383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산청군 산사태 주민·소 대피

19일 경남 산청군 산청읍 부리 마을에 일부 주택이 파손해 주민과 소가 대피하고 있다. 2025.7.19 [독자 김규리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산청군에서는 60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지는 등 경남 전역에 집중호우가 나흘째 이어지자 경남도가 비상근무 단계를 가장 높은 3단계로 격상했다.

경남도는 19일 낮 12시 10분부터 비상단계 근무 기준을 비상 2단계(경계)에서 비상 3단계(심각)로 격상해 집중호우 총력 대응에 나섰다.

도에 따르면 19일 0시부터 오후 1시 사이 산청군에 283㎜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지난 16일부터 4일간 산청군 시천면에 누적 강수량 740㎜를 기록하는 등 산청군 일대에 632㎜의 극한 호우가 퍼부었다.

이어 함안군 532.5㎜, 합천군 502㎜, 하동군 349㎜, 창녕군 350㎜ 등 경남 18개 시군에 4일간 평균 255㎜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19일 오후 2시 30분 기준, 합천군, 산청군 등 경남 14개 시군에 호우경보, 나머지 4개 시군에 호우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로 지역별로 폭우가 이어지고 있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1시 30분을 기해 경남에 발령한 산사태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산청 산사태 토사 유출

19일 오후 경남 산청군 산청읍 한 농장 인근이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인해 유출된 토사로 뒤덮였다. 2025.7.19 [경남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소방 당국은 이날 산청군 산청읍 부리면에서 폭우와 산사태로 인한 토사 유출로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청군, 합천군은 크고 작은 산사태와 토사유출이 발생해 주택, 도로 피해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합천군 가회면 일대는 오전 10시께부터 근처 하천이 범람해 면 소재지 일대가 대부분 물에 잠겼다.

도는 오후 2시 기준 토사유출, 법면 유실, 침수 등으로 도로·하천·주택·차량 등 공공·사유 시설 310건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관련기사 링크

http://sharimanzu.today/View.aspx?No=3717704

http://sharimanzu.today/View.aspx?No=3717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