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이브리드로 끝날 듯, 내연차 과잉생산 재고 문제노출…NYT, 현대차 충칭공장 대표 사례로 꼽아

류임현 기자 승인 2024.04.24 13:50 의견 0

NYT "전기차 업체들, 가격경쟁 심화…보조금 때문에 공장 개조보다 신축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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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차 공장 중국 베이징의 현대차 공장 내부 모습. [조창완 제공]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서면서 중국 내 내연기관 자동차의 과잉 생산 문제가 한층 심각해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내연기관차 공장들이 황량해지고 있다면서 대표 사례로 베이징현대의 옛 충칭공장을 들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한해 총 4천만대에 육박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으며 관련 공장이 100곳이 넘는다. 중국 내 수요의 약 두 배에 달한다.

그러나 전기차가 대중화하면서 내연기관차 판매는 2017년 2천830만대에서 지난해 1천770만대로 급감했다.

감소 규모는 작년 유럽연합(EU) 전체 자동차 시장 또는 미국의 한해 승용차 및 경트럭 생산량과 맞먹는다.

지난달 처음 중국 대형 도시 35곳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내연기관차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외국기업을 중심으로 내연기관차 조립공장 수십 곳이 거의 운영되지 않거나 황무지처럼 변했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가 2017년 세운 충칭공장이 대표적이다.

전기차 전환이라는 시장 대응에 실패해 지난해 말 1조5천억원을 들인 공장을 5분의 1인 약 3천억원에 충칭시와 지배구조로 얽힌 기업에 매각했다.

현재 공장 입구 철문은 굳게 닫혀있고, 잡초가 무릎 높이까지 자란 상태다.

베이징현대 판매량은 충칭공장을 지은 2017년 이후 69% 감소했다.

베이징현대의 옛 공장이 내려다보이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다른 자동차업체 근로자 저우저후이(24) 씨는 "고도로 자동화된 공장이었지만, 지금은 황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베이징현대는 일부 공장에서 가동을 전면 중단한 몇 안 되는 사례 중 하나로, 다른 해외 합작사들도 중국 내 생산을 줄였다.

포드는 최근 5년간 생산설비 일부만 가동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공장 증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작년 여름부터 전기차 성장 속도 또한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솔린차에 비해 덜하지만 전기차 업계에도 과잉생산 문제가 있고, 이로 인해 리오토와 테슬라, BYD(비야디) 등이 앞다퉈 판매가를 내렸다.

전기차 업체들이 보조금 때문에 기존 공장을 개조하는 것보다 공장 신축을 택하고 있는 점도 과잉생산에 일조했다.

하지만, 일부 또는 전부를 시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중국 내연기관차 제조업체들은 일자리가 줄어들까 봐 생산량 감축을 꺼리고 있다.

옛 베이징현대 공장에서 도보로 약 20분 거리인 창안자동차 주차 공간에는 팔리지 않은 차들로 가득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문제는 중국 미래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품 수가 적은 전기차 공장은 내연기관차 조립공장에 비해 적은 노동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충칭처럼 내연기관차 공장에 크게 의존하는 도시들이 일자리 딜레마에 처해있다.

자동화 관련 기술을 가진 노동자들은 해고돼도 다른 직장을 쉽게 찾지만, 대부분이 농촌에서 태어난 이주노동자, 즉 농민공들이다.

중국 자동차 산업 전환은 세계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지난해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에 올랐다는 점에서다.

빌 루소 전기차 컨설턴트는 "중국이 수출하는 자동차의 4분의 3이 중국 시장에서 불필요한 가솔린차"라고 지적했다.

수요가 줄어 든다는 것을 '불필요하다'고 표현한 것으로 보이지만 점점 더 '불필요'해 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 공산당 정부 당국으로서는 유가의 상승도 유가의 하락도 정책적 차원에서 요구되는 것일 뿐인 때문이다.

쌓이고 있는 내연차 재고를 중국 당국이 향후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늦출 수 없는 대목이다.

자동차 분야 또한 중국의 수출 양상은 다른 국가 자동차업체들에 어떤 식으로든 위협으로 다가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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