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車시장 격변속 글로벌 3위·6위 맞손…중국대적 BMW·도요타 수소동맹등 자극받아 맞

류임현 기자 승인 2024.09.12 19:46 의견 0

현대차·GM, 막대한 연구개발비·실패 리스크 공동대응 전략 관측

경쟁력·효율성 방점...굴지 완성차업체 간 '합종연횡' 흐름에 친환경차 개발 속도전

폭스바겐 위기, 중국대적 BMW·도요타 수소동맹등 자극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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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미국 제너럴모터스(GM), 포괄적 협력을 위한 MOU 체결 [현대차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 반열에 있는 현대차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승용차는 물론 상용차까지 공동 개발·생산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과 협력 분야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전기·수소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도 양사의 파트너십은 이어질 전망이다.

◇ 내연기관부터 전기차까지 협력 시사…미래차 시장도 염두에

현대차와 GM이 12일 공동 발표한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 내용을 살펴보면 주요 전략 분야에서 '경쟁력 강화'와 '효율성 증진'에 방점이 찍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글로벌 주요 시장 및 차량 세그멘트별 경쟁력 강화와 효율성 향상을 기대했고, 메리 바라 GM 회장 역시 경쟁력 있는 제품의 효율적 제공을 초점을 맞췄다.

세부적 협력 분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승용·상용차의 공동 개발과 생산은 물론 내연기관, 친환경 에너지, 전기·수소 기술, 배터리 원자재 등 광범위하게 걸쳐 있다.

정 회장과 바라 회장 모두 상호 보완적인 강점을 활용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기존 내연기관차 시장뿐 아니라 미래차 시장까지 겨냥해 전방위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여기에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기술력, GM의 대형 차량 제조 노하우가 합쳐질 경우 그 시너지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시아와 유럽에서는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친환경차가 인기를 끌고 있고, 미국 등 북미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픽업트럭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두 회사는 함께 만든 차를 각각 현대차와 GM 로고를 달아 판매하는 ‘리배징’을 검토하기로 했으며, 배터리 소재, 철강재 등 주요 부품 공급망을 공유하고 주문을 함께 넣는 방안도 협상과 협력 테이블에 올렸다. ‘규모의 경제’ 실현은 효율성의 개선으로 개발은 물론 생산비 단가를 상당폭 절감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와 GM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추가 협의를 통해 내놓기로 했다. 성과가 확인되면 기아도 동맹에 합류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여지껏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해 왔던 중국 바이두, 미국 우버, 영국 쉘 등은 완성차 업체는 아니었다. 완성차 업체보다는 현대차의 약점을 보완해주고 강점을 더 키워줄 이종 분야로 협력대상을 제한해 왔던 것이다.

이 번 현대차가 GM을 파트너로 삼은 가장 큰 이유는 겹치는 분야가 적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점차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에 강점을 두어 왔고 중소형 승용차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도 강세다. GM은 이와는 달리 상용차도 상용차이나 대형 차량·SUV·픽업트럭 등이 주력이 되어 온 셈이다. 즉, 하이브리드카는 현재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독일차나 일본차와는 달리 상호 보완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도출되는 것.

이번 협약으로 현대차 공장은 없지만 GM 공장이 있는 캐나다, 멕시코, 아르헨티타, 콜롬비아, 에콰도르, 이집트 등지의 GM 공장에서 현대차를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며, 반대로 GM은 오히려 베트남, 체코, 터키, 인도 등지에 있는 현대차 공장을 활용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GM이 미국 정부로 입김이 크게 작용도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다. GM과 손 잡으면서 현대차는 미국 내 최고의 우군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현대제철의 자동차용 강판을 GM 납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잦은 글로벌 전쟁으로 렉에 걸리는 상황마다 드넓은 북미 대륙까지를 포괄하며 지진부진하는 곤경에서 좀 더 무난하게 빠져 나올 다각도 협력의 출구들도 열리는 셈이다.

◇ 전동화 전환기 속 완성차업체 간 '생존 전략' 포석

실상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 번 현대차와 GM 간의 포괄적 협력 관계 구축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 판매 실적 기준으로만 봐도 현대차그룹은 362만대로 글로벌 3위, GM은 278만대로 6위에 오를 만큼 각 두 기업 모두 굴지의 "완성차" 업체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온 두 유력 브랜드가 손을 잡은 것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자동차 시장에서 같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제휴'로 해석된다.

격변하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과 맞물려 기업 혼자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부담하기는 벅차고 어려운 부분이 있으며, 실상 연료별 주력 차종을 개발할 때마다 실패 위험성도 적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세계 자동차 시장은 극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전동화 전환기를 맞아서도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겪고 있는 데다,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의 부상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현대차와 GM의 협력 분야에 글로벌 공급망이 포함된 점도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한 부분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서 2020년까지 가동한 탈레가온 공장의 2016년 모습.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8월 GM의 인도법인으로부터 탈레가온 공장 자산을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었다. (사진: GM 보유)


◇ 폭스바겐發 위기감 속 BMW·도요타는 수소 동맹

폭스바겐 구조조정 계획으로 촉발된 최근 자동차 일부 업체의 위기감과 글로벌 '합종연횡' 분위기가 현대차와 GM 간 협력을 더욱 부추겼을 가능성도 있다.

독일 최대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독일 내 2 곳에 이르는 공장 폐쇄와 인력 감축을 예고했다.

또 다른 주요 자동차 업체 BMW도 중국 시장 수요 부진이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 영업이익 마진 전망치를 기존 8∼10%에서 6∼7%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과 BMW의 주가는 최근 출렁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끼리 또는 자국 내 업체끼리 협력 강화를 모색하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BMW와 도요타는 연료전지차(FCV) 분야 전면 협력을 위해 제휴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전면 제휴를 통해 도요타는 수소탱크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BMW는 수년 내 FCV 양산 차를 내놓을 계획이라는 것이다.

도요타는 이와 별도로 자회사 다이하쓰공업을 비롯해 스바루, 마쓰다, 스즈키와 완성차 공급, 기술 개발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일본 2∼3위 자동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도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전기차(EV)의 구동장치 부품 공통화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혼다와 닛산 간 日 '동맹'에 최근에는 미쓰비시자동차까지 합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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