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만의 재앙이라는 허리케인 '헐린' 미 (중)남부 흡사 종말이 온 듯…재산 피해만 최대 약 140조

류임현 기자 승인 2024.10.02 18:58 의견 0

플로리다 이어 노스캐롤라이나 직격탄

백악관 "바이든, 금주 후반 피해 현장 방문"

헐린에 침수된 차량

[노스캐롤라이나]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허리케인 ‘헐린’ 피해지역 중 미국 테니시주에서 불어난 강물에 떠내려가는 관이 포착됐다.

국내 호사가들은 일종의 "파묘" 현상이라는 반 농담 반 진담의 토를 달기도 했다.

큰 것이 왔다는 것.


허리케인 헐린의 위성 사진.



약 1000여년 만의 재앙으로 불리고 있으며 기록상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 헐린이 지난 26일 상륙한 이래 미국 내 6개 주에서 최소 150여명 이상이 사망하고(10월 2일 기준) 600명 이상이 실종 되었으며 250만명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통신 장애나 중단으로 인해 집계가 되고 있지 않을 뿐 사실상 실종된 주민이 많아 사망자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는 "마치 종말이 일어난 뒤 같다"는 주민들의 반응은 차라리 허탈한 망연자실한 트라우마 상태다.

자칫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도 같이 동반 자살해 버릴 주민들까지 늘어날까 그 또한 우려되는 상황으로 보이나 그마저 손길도 신경이 닿을 만한 여력도 없어 보인다.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호스슈 비치에서 피해를 입은 지역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이 강타한 미국 남동부 지역은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AFP 통신 등 현지 언론이 연일 보도하고 있다.

지난 26일 최고 시속 225km의 4등급(전체 5등급 중 2번째로 높음) 허리케인으로 미 플로리다주에 상륙한 헐린은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버지니아 등 총 6개 주를 할퀴고 날리고 담그고 쓸어 버렸다.

사망자로 집계되지 않은 실종자만 수 백여명에 달한다.

1000여년 만의 재앙으로 사망자만 1000여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애슈빌을 포함한 노스캐롤라이나주 번컴 카운티의 실종신고 관리자인 에이브릴 핀더는 29일 당시만 600건 이상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고 초급하게 상황을 전했었다.

번컴 카운티 보안관인 쿠엔틴 밀러는 "생존자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작업에는 시신 수습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테네시주에서도 당시만 150명 이상의 실종됐다고 주정부 비상 관리국의 마이런 휴즈 대변인이 밝혔었다.

허리케인이 동반한 폭풍우로 인하여 도로가 침수되거나 유실되고 수도와 전기 시스템이 손상되는 등 물적 피해도 막대한 실정이다.

태풍이 휩쓸고 간 잔해가 떠오른 호수 위에는 통째로 떠내려 온 듯한 집들이 아예 매몰된 채로 수장되어 있다.

이렇게 심각한 피해를 일으킨 사건은 천 년 만에 벌어진 일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도로도 없고 도로였다는 증거조차 남지 않았다며, 나무도 없고 그냥 물 뿐이라는 피해지역 주민들의 허탈한 눈 길에는 저절로 그만 눈물이 쏟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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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헐린의 영향을 받은 노스캐롤라이나주 록키마운틴. [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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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헐린 영향으로 물에 잠긴 마을 [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피해지역 주민들은 휴대전화와 인터넷 신호가 잡히지 않아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잠자리는 커녕 당장 먹을 물이나 끼니를 어떻게 해결해야 될 지도 난감한 상황에 부딪쳐도 달리 연락해 볼 방법이 없이 고립된 주민들에 대한 파악이나 구조의 방법도 쉽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미 연방정부 관리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아직 300개 이상의 도로가 폐쇄되어 있으며, 전력 공급선이 복구되지 않은 곳도 적지 않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48만명 이상,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80만명 이상이 아직 전기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허리케인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에 직접 찾아갈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당국의 응급 대응을 방해하지 않는 일정을 최대한 빨리 잡아 이번 주 (허리케인 피해를 본) 남부를 방문하려 한다"고 말했다.

헐린에 쓰러진 주유소 지붕

[플로리다]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27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분 외곽에서 작업자들이 헐린으로 인해 홍수로 떠내려간 105번 고속도로의 구간을 조사하고 있다.


헐린이 불어 닥치던 26일~27일 (현지시간) 당시 정전 집계 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이미 사우스캐롤라이나 120만 가구(상업시설 포함), 조지아 93만 가구, 노스캐롤라이나 87만 가구, 플로리다 72만 가구, 오하이오 27만 가구, 버지니아 25만 가구, 켄터키 22만 가구, 테네시 11만 가구 등 모두 약 460만 가구에 전기가 끊겨 버렸다.


무디스의 분석가들은 이번 허리케인에 따른 미국 내 재산 피해가 150억∼260억 달러(약 19조6000억원∼3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일기예보 서비스 아큐웨더는 전체 재산 피해와 경제적 타격이 950억∼1000억 달러(약 124조원∼144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잠정 예상치를 내놓기도 했다.

현재까지 약 7000명 이상이 미국 연방 비상 관리청의 지원을 신청했으며, 헐린 피해 지역을 드론 촬영한 사진기자 빌리 볼링 등은 “지난 48시간 동안 본 지옥같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번 허리케인 헐린이 미친 피해는 (2005년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버금갈 것”이라고 위로하 듯 촌평하기도 했다.

미국 대선 후보들도 재난 피해 지역을 방문하는 등 잰 걸음으로 허리케인 이슈가 몰고 올 후폭풍 대응에 단단히 나서고 있다.

이 번 헐린은 더는 예삿 일로 취급하 듯 카트리나에 버금 갈 것 같다는 낙관적(?)인 위로만으로는 넘어가 지지는 않을 것 같다.

군, 관, 민이 합동으로 복구에 나서고 정부, 금융을 포괄한 재계, 살아남은(?) 지역 유지들과 주민들이 총력을 다해 회복에 나서야 겠으나 결국 천문학적 단위로 보이는 미국 예산 가운데에서도 얼마를 어떻게 헐어내야 될 지를 가늠해야 되는 상황에서, 재난을 통한 재난 떼 재벌이 더는 가능할 수 없을 것이라는 설득 작업에 앞 서 더 이상은 몇 번 만 더 그 "버금"가는 허리케인을 겪게 된다면 미국 남부는 아예 지도 상에서 삭제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 듯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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