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t? 우크라·러 전투 옆구리 가스관 터지는 소리들···우크라 경유 가스관은 끊겼다. 각자 도생의 파열음격 현상들

류임현 기자 승인 2025.01.09 16:55 의견 0

우크라 새해부터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않겠다 공언...유럽 가스가격 치솟아 죽상

러시아 중앙아시아·중국등 공급확대 새 길 틀 계획에 미국은 유럽 어부지리 형국

슬로바키아 총리 깜짝 방러 푸틴에게로 달려가···"젤렌스키에 대한 대응"

푸틴 "가스 공급 계속할 준비", 크렘린궁 "상황 복잡…많은 관심 요구"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운송 가스관 (사진 : AFP)


러시아-중국 가스관 시베리아의 힘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이나가 새해부터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새해 1일부터 유럽 가스 가격은 최고치로 치솟았다.

러시아산 가스는 우크라이나를 거쳐 슬로바키아에 도달한 뒤 체코와 오스트리아로 갈라져 전송되어 왔으나 이 공급이 끊긴 것이다.

우크라·러 전투에서 러시아와 유럽이 잃은 가스를 미국은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다. 이번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공급 중단으로 사실상 미국 천연가스의 시장점유율 또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요는 미국이 세계 최대 가스 수출국이 된다는 정치적 차원만은 아니다. 일차적으로 미국산 가스는 러시아산보다 30~40% 더 비싸다. 엎친 비싼 데 덮친 비싼 격으로 가스가격을 포함한 에너지 가격들이 같이 들썩일 것은 불을 보 듯 뻔하다.

이 번 사태로 러시아 가스 운송에 오랫동안 의존해 온 헝가리,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등은 당장 일상생활에까지 피해가 가시화 되고 있다. 몰도바 일부 지역은 난방과 뜨거운 물이 끊겼다. 북반부는 현재 최고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한겨울철이다.

데니사 사코바 슬로바키아 부총리는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하는 비용이 1억 7700만 유로(약 27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고 먼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일방적 조치를 비난하는 격앙된 목소리부터 알려졌다.
실상 우크라이나 또한 가스 공급 중단으로 매년 8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의 통과 수수료 손실을 볼 전망이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산 가스를 통과시켜 주는 게임으로 러시아가 전쟁을 통해 추가 이익을 보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가스공급 중단으로 유럽에서 러시아산 가스 시대는 끝났다고 평가하면서 노르웨이, 미국, 카타르산 가스가 대체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를 통한 유럽 천연가스 수출 길이 막힌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와 중국에 대한 가스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러시아 전문가들이 8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자국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러시아가 중앙아시아에 대한 가스 공급을 연간 100억∼150억㎥로 확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가에너지안보기금의 알렉세이 그리바치 부대표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역류 기술을 이용해 중앙아시아-중앙 가스관 처리 용량을 늘리는 작업 중"이라며 공급량이 연 100억∼120억㎥로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투자은행 피남의 애널리스트 세르게이 카우프만은 연 120억∼150억㎥로 증가할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또 내년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통해 중국으로 공급하는 가스가 설계 용량인 380㎥를 초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더해 몽골을 경유해 500억㎥의 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과 카자흐스탄 영토를 거쳐 중국과 카자흐스탄에 450억㎥를 보낼 수 있는 가스관 등 새로운 가스관 2개 노선도 고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타스 통신은 중국 주요 대도시에 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전했다. 하지만 카우프만은 시베리아의 힘-2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카자흐스탄 노선의 실현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천연가스 수출은 러시아의 주요 자금원이었다. 우크라이나가 차단한 우렌고이-포마리-우즈고로드 가스관이 러시아가 서부·중부 유럽으로 가스를 수출하는 유일한 경로였다.

사실상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이어지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과 벨라루스를 거치는 야말-유럽 가스관은 이미 중단됐다.

다만 러시아는 2023년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약 150억㎥의 가스를 유럽에 수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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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AP/크렘린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러 전투로 우크라가 자국 영토를 통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을 중단하면서 일부 친러시아 유럽 국가의 러시아 밀착은 더욱 심화(?)되었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러시아를 깜짝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가스 공급 문제를 논의했었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어제 푸틴 대통령과 피초 총리가 대화했다. 그들은 에너지와 가스 문제를 논의했다. 꽤 상세한 대화를 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슬로바키아의 피초 총리가 서방 지도자로서 러시아를 찾은 것은 사실상 이례적인 일이다.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를 통해 연간 약 30억㎥의 러시아 가스를 공급받고 있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러시아산 가스 수입량을 줄이는 것과 달리 슬로바키아는 저렴한 러시아 가스 수입을 거부할 경제적 여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를 통해 받은 가스를 다시 오스트리아 등 다른 국가로 재전송하는 도 연간 약 5억 유로(약 7천554억원)의 수입도 올리고 있는데 현재로선 이 수입도 끊길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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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방문해 푸틴 대통령 만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AP/크렘린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피초 총리는 회담 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통해 계속 서방에 가스를 공급할 준비가 됐다고 확인했다면서도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고려하면 (내년) 1월 1일 이후 그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페이스북에서 밝혔었다.

그는 "이번 방문은 우리(슬로바키아) 영토에 대한 어떠한 가스 공급도 반대한다고 말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대응이 됐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피초 총리는 지난 19일 EU 정상회의에서 만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계속 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지 물었지만 부정적 대답이 돌아왔고 이에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는 것이다.

그는 EU 고위 대표들에게도 지난 20일 자신의 러시아 방문 계획과 목표를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피초 총리가 이끄는 슬로바키아 사회민주당(스메르) 소속 루보스 블라하 유럽의회 의원은 이번 방문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거만함으로 인해 얼굴을 맞는 듯한 충격을 받게 됐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피초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 원자력 분야에 대한 제재도 지지함으로써 슬로바키아 원전 운영과 재정을 위협한다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슬로바키아는 소련, 러시아가 참여한 원전 단지 2곳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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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만난 푸틴 대통령과 오르반 헝가리 총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피초 총리는 지난해 10월 총리로 당선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내년 5월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유럽의 또 다른 친러시아 국가로 분류되는 헝가리의 씨야트로 페테르 외무장관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더 좋은 제안이나 더 안정적이고 저렴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닌데 러시아와 에너지 협력을 멀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슬로바키아에 비하여도 유럽의 대표적인 친러시아 지도자다.

하지만 오르반 총리와 피초 총리의 친러시아 행보는 다른 유럽 국가들의 비판과 우려 가운데 놓여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피초 총리가 푸틴 대통령의 전쟁 자금 조달과 유럽 약화 행위를 도우려 한다며 "부도덕하다"는 비판의 글을 올렸다.

슬로벤스코(진보 슬로바키아), 자유와 연대(SaS) 등 슬로바키아 야당도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와 가스 문제를 협의해야 한다며 피초 총리를 비판했다.

국제 고립 위기에 처했다가 유럽 정상의 잇단 방문으로 기회를 보게 된 푸틴 대통령은 내년 1월 여러 해외 국가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페스코프 대변인이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밝혔다. 방문할 국가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유럽에 대한 러시아 가스 공급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의 성명도 나왔고, 러시아에서 계속 가스를 구매하며 이것이 자국 경제 운영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유럽 국가들의 입장도 알려졌다"며 "많은 관심이 요구되는 매우 복잡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피초 총리등이 가스 공급 문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 경유 러시아 가스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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