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란듯 핵시설 간 김정은…"핵군축 협상 압박 행보" 해석도
"연락할 것" 트럼프에 핵무력 강화 기존입장 재확인
작년 9월 공개 농축시설 재방문…"절제된 어조로 정치적 메시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외교 재개 시사에 호응하지 않고 "핵 방패의 부단한 강화"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은 협상의 사전단계부터 주도권을 잡기 위한 압박용 행보라는 해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 연구소를 현지 지도하면서 "핵대응태세를 한계를 모르게 진화시키는 것은 우리가 견지해야 할 확고한 정치군사적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29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다시 대화하겠다고 밝힌 지 6일 만에 핵무력 강화 노선 관철 의지를 재확인하는 행보를 공개한 것이다.
보도된 사진을 보면 현지 지도 장소는 작년 9월 북한이 처음으로 공개한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과 같은 곳으로 보인다.
미국 정보당국이 오래전부터 비밀 핵시설로 지목해온 평양 인근 강선 단지로 추정되는 곳으로, 김 위원장이 지난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직접 방문하는 방식으로 대외 공개해 당시에도 미국을 의식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왔다.
구체적인 방문 시기도 밝히지 않고 핵역량 발전의 기술적인 측면도 부각하지 않은 점에서도 이번 공개 행보의 의도가 미국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화 재개를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김 위원장의 냉담한 반응으로 볼 때 북한은 현재 상태에서 당장 대화에 응하기보다는 당분간 핵 무력 강화 노선을 가속하며 대치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에 나서더라도 핵 군축이 아닌 비핵화 협상은 시작조차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이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점은 협상을 염두에 둔 태도로도 해석됐다.
다만 김 위원장은 핵 개발을 고수하는 이유로 "세계적으로 가장 불안정하며 가장 간악한 적대국들과의 장기적인 대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는데,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가 분명해 보이지만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으며 비판의 수위 조절을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우호적인 메시지를 연이어 보내고 있던 시점에 맞춰서 의도적으로 이번 핵물질·핵무기 시설 현지지도를 공개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일종의 거부라기보다는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하는 쪽에 가깝다"고 평가하고 있다.
믜디일보의 평가를 굳이 기재하자면, 북한 김 위원장식 양자(?) 태도는 핵개발 고수로 좀 더 튀겨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이하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