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활 타오르는 분노
...마약과의 전쟁 어디로 급물살 태우나
최근 갱단 화장터 추정지 발견…전국서 진상 규명 요구하며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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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할리스코주의 실종자 추모·진상규명 촉구 시위 [EPA 연합뉴스]
최근 갱단과 연계된 화장터로 추정되는 장소가 발견돼 여론이 들끓고 있는 멕시코에서 실종자들을 추모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16일(현지시간) AFP·dpa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멕시코의 인권단체와 실종자 수색 단체를 비롯한 시민들이 집회를 열고 실종자 문제와 관련한 당국의 대처에 분노를 표하며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시위는 화장터가 발견된 할리스코주(州)와 수도인 멕시코시티 외에도 티후아나, 베라크루스, 산루이스 포토시, 캉쿤 등 전국 각지에서 벌어졌다.
지난 5일 멕시코 서부 할리스코주 테우치틀란에 있는 한 목장에서 발견된 화장터에서는 시신 화장용 시설과 유골, 무덤, 탄피 등이 확인됐다.
1만㎡ 규모의 농장 한 편에 마련된 화장터 주변으로는 성인 키를 넘는 벽이 둘러쳐져 있으며, 벽 안쪽에는 가건물 형태의 크고 작은 시설물이 3∼4개 마련돼 있었다고 멕시코 검찰은 밝혔다.
바닥에 수백 켤레의 신발이 어지럽게 놓여 있는 사진도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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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발견된 갱단 비밀 화장터 추정지 [테우치틀란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장소는 멕시코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국제 마약밀매 갱단,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과 연관된 단체가 신입 단원을 훈련하며 시신을 처리한 곳으로 추정됐다.
한 실종자 수색 단체는 이 장소를 "비밀 화장터가 있는 '학살 센터'"로 묘사했다.
이날 멕시코 곳곳의 거리로 쏟아져나온 시위대는 신발과 양초를 바닥에 놓고 실종자들을 추모했다.
이들이 든 포스터에는 "멕시코는 국가가 아니라 집단 무덤이다", "우리는 답을 요구한다"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아들이 지난해 3월 멕시코 북동부 누에보 레온에서 실종됐다는 아우로라 코로나(58)는 "나는 아들과 모든 실종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려고 이곳에 왔다"라며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의 끔찍함을 알게 돼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시위에 참여한 학생 후안 카를로스 페레스(22)는 이번 시위가 지난 20년간 멕시코의 치안과 사법 기관을 비웃어 온 만연한 폭력 범죄에 대한 조치를 촉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내가 혹은 우리 어머니나 아버지가 당할 수도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당국이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난 2006년 이후 공식 집계된 실종자 수는 12만4천여명에 달한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할리스코에서 발견된 화장터에 대해 "전국적인 조직범죄와 관련된 실종 사건의 트라우마를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