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지하터널 공사장 무너진 신안산선…공사 지연돼 공정률 55%
'붕괴 우려' 제기됐는데…광명 지하터널 현장 보강공사 적절했나
자정께 지하터널 기둥에 균열…'붕괴 우려' 신고 15시간 후 사고
경찰 "안전진단 과정서 사고예방 조치 제대로 했는지 수사"
"공법 아닌 현장문제 무게"
...좁은 곳에 시공하는 '투아치' 공법, 중앙 지지 기둥 역할이 중요
전문가, 구조적인 문제, 철근 보강 누락 여부, 시공 품질 문제, 혹은 감리 감독 문제등
과거에도 비슷한 붕괴 사례…당시 사고 원인은 '지반조사 생략'
쿵~쿵~쿵 굉음에 놀라 달려가니 희뿌연 먼지…최초신고자 목격담
"광음 3번 들려"…여행용 가방과 반려견만 들고 대피한 주민도
광명 지하철 공사장 붕괴에 주변 아파트·학교 건물 안전 '비상'
반경 100m 내 건물 다수…교회 부지 균열·초교 안전점검 예정
엿가락처럼 휜 도로에 내려앉은 방음벽…처참한 광명 붕괴현장
지진 난듯 아스팔트 도로 곳곳 갈라져…"아파트는 괜찮나" 불안감
통행 전면 차단, 진입 못한 시민들 '발동동'…소방 "구조에 주력"
도로 이어 철도공사장서 대형 사고…국토부, 사고대책본부 구성
안성 고속도로 공사장 붕괴사고 이후 46일만
소방당국 2차 브리핑 "광명 붕괴사고 2차 피해 우려로 주민 2천300여명 대피"
"지하 30여m에 1명 고립…중장비 투입 어려워 구조 늦어져"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지하 붕괴
11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광명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7분께 광명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제5-2공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2025.4.11
11일 경기 광명에서 공사장 지하터널 붕괴 사고가 발생한 신안산선은 서울 여의도와 경기 안산·시흥을 연결하는 복선전철이다.
붕괴 우려로 작업이 전면 중단됐던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이 작업 중단 당일 실제로 무너져 내려 고립·실종자가 발생하면서 사고의 원인은 무엇인지, 보강공사가 적절했는지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26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내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붕괴 우려' 신고가 광명시청에 접수됐었다.
0시 30분께 현장에서는 '투아치'(2arch) 구조로 시공 중인 지하터널 내부의 가운데 기둥(버팀목) 다수에 균열이 발생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공사 현장을 지나는 광명 양지사거리부터 안양 호현삼거리까지 오리로 왕복 6차선 1㎞ 구간을 전면 통제하고 안전조치를 했지만 결국 붕괴 사고는 막지 못했다.
1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3분께 결국 광명시 일직동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붕괴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굴착기 기사 1명이 지하에 고립됐으며 다른 근로자 1명은 실종 상태다.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광역교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1998년 정부가 '수도권 광역교통 5개년 계획'에 포함하면서 사업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17년 동안 진척을 보지 못하다가 2015년 민자사업으로 전환된 뒤 2018년 12월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인 넥스트레인㈜과 실시협약을 체결하며 본궤도에 올랐다.
2019년 9월 안산시청에서 착공식과 함께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 신안산선은 4조1천47억원을 들여 안산·시흥에서 여의도에 이르는 44.7㎞ 구간에 건설된다. 정거장은 모두 19개소이다.
시공사는 포스코이앤씨와 서희건설이고, 감리단은 동명기술공단·서현기술단·삼보기술단이다.
신안산선은 서울 여의도에서 광명을 거쳐 안산 한양대를 잇는 안산 노선(30.7㎞)과 광명에서 시흥시청을 경유해 화성 국제테마파크(38.6㎞)를 잇는 시흥 노선 등 두 갈래로 이뤄져 있다.
당초 올해 4월 개통을 목표로 했으나 공사가 늦어지면서 내년 12월 이후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3월 말 현재 신안산선 복선전철 전체 구간의 공정률은 55%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광명시 일직동 372-12 일원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본선 5번 환기구 지하터널 공사현장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으로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함께 붕괴하며 근로자 1명이 실종됐고, 굴착기 기사 1명이 지하에 고립된 상태이다.
이번 사고로 신안산선 개통이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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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발생한 광명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
11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이 붕괴해 주변의 출입이 통제돼 있다. 2025.4.11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고 내용은 '투아치'(2arch) 구조로 시공 중인 지하터널 내부의 가운데 기둥(버팀목)이 파손됐으며, 쇳소리가 나 근로자 17명이 자력으로 대피했다는 것이었다.
포스코이앤씨는 신고 후 작업을 전면 중단했으며, 광명시로부터 공조 요청을 받은 경찰은 주변 도로를 통제하는 등 안전조치를 했다.
이어 포스코이앤씨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기둥이 파손된 원인을 분석하고, 보강공사 및 안전진단에 착수했다.
그런데 이로부터 15시간여가 지난 오후 3시 13분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붕괴한 것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작업 중단 이후 오전에는 붕괴 우려 구간에 대한 보강공사가 이뤄졌으며, 오후 들어서는 안전진단이 진행됐었다.
공사 현장이 작업 중단 15시간여 만에 무너져 내렸고 근로자 1명이 고립되고고 1명이 실종된 가운데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붕괴 사고의 원인에 이목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특정 공법의 문제라기보다 현장에서 여러 크고 작은 문제들이 쌓여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투아치 구조는 상행선과 하행선을 위해 터널을 2개 뚫을 때 터널 사이 거리를 떨어뜨리지 않고 일부 겹쳐서 시공하는 것이다.
먼저 터널 사이 중앙에 첫 번째 터널을 뚫고 지지 기둥을 설치한 뒤 좌우로 확장해 양쪽에 두 번째, 세 번째 터널을 설치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김규용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투아치 구조 시공은 예전부터 해오던 것으로 공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이렇게 계속 이어올 수 없다"며 "하중이 많아졌다든지 하는 구조적인 문제, 철근 보강이 누락됐다든지 하는 시공 품질의 문제 아니면 감리 감독의 문제 중 하나가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터널 공사 붕괴로 일어난 희뿌연 먼지
[최대웅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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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지하 붕괴 사고 현장
11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광명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7분께 광명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제5-2공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2025.4.11
A 대기업 건설사 연구원은 "투아치 구조는 부지가 넓지 않은 현장에서 많이 사용하며 가운데 지지 기둥을 설치해야 하므로 공사비는 터널 두 개를 떨어뜨려서 설치하는 것보다 많이 든다"며 "이번 사고의 경우 지반이 원래 좋지 않았거나 상수도 파열 등의 이유로 지반이 약해져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B 대기업의 한 현장 기술자는 "중앙에 지지 기둥을 설치하고 양쪽으로 터널을 뚫을 때 지지 기둥으로 하중이 집중되므로 지지 기둥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B 대기업의 터널 실무 설계 가이드에 따르면 투아치 구조 공사 중 터널이 붕괴한 사례는 드물지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충남 금산군 복수면 구례리 일원을 통과하는 구례터널 공사 현장에서는 2012년 11월에 이어 2014년 7월 등 2차례 붕괴 사고가 발생했었다.
감사원은 이 사고에 대한 감사를 벌여 1차 사고는 터널이 토양의 하중을 버티지 못해 발생했고, 이에 따라 보강설계 업체는 추가 지반조사를 거쳐 보강설계를 해야 했지만 설계 기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과정을 생략해 2차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지하 붕괴사고 수색작업
11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광명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7분께 광명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제5-2공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구조대원들이 사고현장을 살펴보며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25.4.11
당시 사고 현장에 있던 근로자 18명 가운데 16명이 구조됐다.
그러나 굴착기 기사 A씨는 연락이 닿았지만 지하에 고립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공사 근로자 B씨는 사고 발생 1시간 30여분이 지나도록 실종 상태이다.
공사 중이던 지하터널의 깊이는 30여m 정도로, 터널 바닥 아래로까지 땅 꺼짐이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각각의 작업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고,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사고 당시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는 근로자가 투입되지 않았고, 총 근로자 17명 중 5명 정도만 현장의 상부인 도로 안팎에서 안전진단과 관련한 일을 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초기 연락이 끊겼던 5명의 근로자 중 3명은 순차적으로 안전이 확인됐으나, 1명은 실종 상태이며, 또 다른 근로자 1명은 지하에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이들 두 사람 외에 실종·매몰 등으로 인한 요구조자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자정께부터 붕괴 우려에 따른 작업 중단으로 도로가 통제돼 주변에서의 공사 현장 출입이 불가능했던 데다 17명의 근로자 중 16명(고립 1명 포함)과 연락이 모두 닿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무엇보다도 실종자 수색 및 고립자 구조가 최우선인 만큼, 일단은 주변 통제 등 소방 당국의 현장 활동 지원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사고 수습 마무리 후에는 관계기관과의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붕괴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사고 당일 오전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보강공사가 적절했는지, 이후 사고 위험 요소를 완전히 제거한 상태에서 안전진단을 한 것인지 등을 폭넓게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작업 중단 후 보강공사와 안전진단이 함께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고 예방조치가 제대로 됐는지를 포함한 전 과정이 수사 대상이 되리라 예상된다"며 "만약 무리한 작업이 있었다면 처벌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무너져 내린 공사 현장 바로 옆으로 식당과 자재상 등이 있는 2층짜리 건물 2개 동이 있었으나 이들 건물에서 보고된 인명피해는 아직 없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실종자와 고립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며 "인근 주민들의 경우 대피를 완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박승원 광명시장은 "인근 지역 아파트와 주택 등을 대상으로 대피 명령을 내렸고 해당 주민들이 각 학교와 시민체육관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경찰 및 소방 당국과 협력하며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 광명시는 이날 오후 5시 54분 재난문자를 통해 "현재 양달로4 도로 붕괴로 인근 주민은 다음 대피장소로 신속히 대피바랍니다. (대피 장소) 광휘고, 운산고, 충현중, 충현고, 시민체육관"이라고 알렸다.
처참한 사고 현장
11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광명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7분께 광명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제5-2공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2025.4.11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지하 붕괴 사고 현장
11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광명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7분께 광명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제5-2공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202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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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지하 붕괴
11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광명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7분께 광명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제5-2공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2025.4.11
박승원 광명시장은 이날 오후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인근 지역 아파트에 주민 대피 명령을 내렸다"며 "주민들은 학교와 시민 체육관으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경찰과 소방당국은 (요구조자) 2명에 대한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시는 현장에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해 함께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박 시장과 함께 브리핑에 나선 광명소방서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며, 긴급통제단을 가동해 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며 "2명의 요구조자 중 1명은 전화 통화가 됐고, 다른 1명은 위치 파악 중이어서 (구조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8시께 2차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또한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장 붕괴 사고 수습을 위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지난 2월 25일 경기 안성에서 일어난 고속도로 공사장 교량 붕괴사고 이후 불과 46일 만에 일어난 대형 사고다.
국토부는 11일 오후 3시께 신안산선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 5-2공구에서 지하 터널 공사 중 구조물이 붕괴해 상부 도로가 파손됐으며, 현재 인명피해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1명이 고립됐고, 1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된다.
국토부는 박상우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사고대책본부를 꾸렸으며, 신안산선 민간투자사업 사업시행자인 ㈜넥스트레인도 현장에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한 상태다.
박 장관은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소방청, 경찰청, 광명시, 국가철도공단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고현장 수습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지하 붕괴
11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광명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7분께 광명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제5-2공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2025.4.11
11일 붕괴 사고가 발생한 신안산선 제5-2공구는 광명시 일직동 양지사거리에서 왕복 6차선 도로를 따라 300여m 떨어진 곳이다. 6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교회 등과 바로 인접해 있다.
이 중 교회의 경우 부지 내 녹지공간이 붕괴로 인한 균열이 관측될 정도의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교회 부지와 6차선 도로 사이에 있는 방음벽 일부도 충격으로 파손됐다.
사고 현장과 50여m 떨어진 초등학교 학생 대부분은 정규수업 시간이 끝나고 대부분 하교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정규수업 이후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돌봄수업의 경우 최대 오후 8시까지 이뤄지기도 하는데 이날은 붕괴 우려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돌봄수업을 30분만 진행한 뒤 오후 3시께 학생들을 하교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붕괴 사고 발생 10여 분 전이다.
현재까지 학교 시설물 피해는 접수되지 않은 가운데 광명교육지원청은 학교를 방문해 시설물 안전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단 육안상으로 건물에 금이 가거나 하는 문제는 없는데 도로와 접한 운동장 일부에 크랙이 조금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말 동안 안전점검을 하고 다음 주 학사일정을 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고 현장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사고 직후 집 밖으로 나와 경찰 통제선 너머에 있는 사고 현장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봤다.
인근의 해당 아파트에는 640세대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민 20대 남성과 그의 어머니는 여행용 가방 1개와 반려견 한 마리를 데리고 부랴부랴 나왔다고 했다.
이 남성은 "집 안에서 들었을 때 건물이 내려앉는 듯한 소리였다"며 "정신없이 나와서 생필품도 못 챙겼다. 캐리어에 어떤 걸 챙겼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60대 입주민은 밖에 모여있는 주민들을 향해 "아파트 벽에 균열이 발생한다든가 창문이 안 닫히는 현상 등 지하터널 공사로 피해를 겪어왔다"며 "주민들이 내 집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붕괴사고 직후 방송을 통해 "신안산선 공사로 인한 도로 침하로 위험할 수 있으니 당황하지 말고 지상으로 나오셔서 관리사무소로 와달라"고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근 상가와 주택에는 도시가스 공급이 차단된 상태다. 주민들은 주민센터나 친인척 집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 소방당국 2차 브리핑 간략 요지 첨부.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이 붕괴한 11일 추가 피해 우려에 따라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2천명 이상의 주민이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홍건표 광명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을 통해 "2차 피해에 대비해 인근 푸르지오 아파트 642세대 2천300여명을 시민체육관을 포함한 8곳으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교통 통제 구간은 광명 양지사거리부터 안양 호현삼거리"라며 "오후 6시 31분 한국전력공사에서 전기를 차단했고, 오후 7시께 삼천리(도시가스)에서 가스를 차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요구조자 2명 중) 연락이 닿은 1명에 대해서는 크레인을 진입시켜 구조하고 있고, 다른 1명은 연락이 두절돼 소방 인력을 총동원해 수색하고 있다"고 했다.
고립된 근로자에 대한 구조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점에 관해서는 "(요구조자가 위치한) 현장이 (지하) 30m가 좀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안전이 최우선이어서 중장비를 쉽사리 투입하지 못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안전을 확인하기 위한 계측 작업을 위해 전문가들이 현장에 오고 있으며, 곧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주변 아파트에는 계측기가 설치돼 있어서 지속적으로 안전을 확인해왔는데, 어제와 오늘 사이에 사고 현장 주변에 변인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그는 "전문가들의 계측 결과를 보고 아파트 입주가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해 별도로 알리겠다"며 "이후 안전을 최대한 확보한 상태에서 추가 보강 작업을 하겠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내일 비가 예정돼 있어서 현장에 방수포와 펌프, 마대 등 수방 장비를 동원해 강우에도 철저히 대비하겠다"며 "사고 수습에 있어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3시 13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내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지하터널 공사 현장이 붕괴해 1명이 실종되고, 1명이 고립됐다.
사고에 앞서 오전 0시 26분께 현장 관계자들은 광명시청에 '붕괴 우려' 신고를 했다.
이에 따라 주변 도로가 통제되고, 보강공사 및 안전진단이 이뤄졌으나 신고 15시간여 만에 실제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저녁까지 이어지는 구조작업
11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붕괴 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5.4.11
광명 신안산선 공사장 지하 붕괴 사고 현장
11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광명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7분께 광명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제5-2공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2025.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