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서 발견된 방선균에서 항암·항염증 효과 확인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방선균서 신규물질 획득해 특허

...마이크로모노스포라속 'MS-62' 균주에서 '컴파운드 P' 신규물질 획득

X
민물해면(왼쪽)과 희귀 방선균 마이크로모노스포라속 'MS-62' 균주.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스펀지 모양 덩어리 형태로 민물에 서식하는 민물해면과 공생하는 방선균이 암세포 사멸을 촉진하고 염증도 억제한다는 사실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관장 유호, 이하 자원관) 연구진이 확인했다.

자원관은 전북 무주군에서 채취한, 민물해면과 공생하는 희귀 방선균인 마이크로모노스포라속 'MS-62' 균주에서 '컴파운드 P'라는 신규 물질을 획득하고, 이 물질에 항암과 항염증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규명해 지난달 특허로 출원했다고 15일 밝혔다.

자원관 연구진은 2019년부터 담수 환경에서 희귀 방선균과 이들이 생산하는 유용 물질의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를 해 왔다.

지난해에는 희귀 방선균에서 신규 물질을 발견했고 화학합성법을 확보 항암 및 항염증의 작용 기작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를 수행해 온 것이다.

해면은 구조가 간단한 수생동물로, 근육·신경계·소화계·배설계 등이 분화되지 않은 하등동물이다. 민물해면은 바다에 살던 해면 가운데 민물에 적응한 종으로 수심 2∼5m에 있는 물풀·자갈·나뭇가지 등의 표면에 서식한다. 민물해면은 전 세계적으로 150종 정도 존재한다.

컴파운드 P는 암세포 발달에 관여하는 MDM2와 MDMX 단백질과 강하게 결합해 두 단백질이 종양을 억제하는 단백질인 p53과 결합하는 것을 막아, 결과적으로 p53이 기능을 회복하고 암세포를 사멸할 수 있도록 촉진한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가 2004년 개발한 MDM2 저해물질인 '뉴트린-3'보다 MDM2·MDMX와 p53 간 결합을 약 80배 가량 더 강하게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컴파운드 P는 염증 매개 물질인 산화질소(NO), 인터루킨-6, MCP-1, 인터류킨-1α를 25∼71% 저해해 항염증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염증 매개 물질은 과도하게 생성되면 염증을 악화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번 신규 물질이 항암 효과와 함께 항염증 효과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도 확인한 것이며 이를 통해 항암 치료로 발생하는 염증 부작용을 줄일 수 있어 향후 암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류시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실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희귀 방선균이 생산하는 신규 물질이 기존 항암물질보다 암세포 사멸 능력이 뛰어나고 항염 효과도 동시에 지닌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자원관은 "희귀 방선균 유래 유용 물질을 지속해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