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런던 800년 전통 중세시장들 영영 역사의 뒤안길로···'피쉬 앤 칩스'의 주식생활은 더는 어디로?

류임현 기자 승인 2024.11.29 02:27 | 최종 수정 2024.11.29 02:28 의견 0

식습관 변화·젠트리피케이션 지목…"엇비슷비슷한 똑같은 카페거리나 될것" 비판도

영국 런던 금융 지구 시티 오브 런던에 있는 800년 전통의 육류시장 스미스필드 시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또한 약 19체기경 런던에서 재건축과 같이 자리를 틀게된 빌링스게이트 어시장도 1982년 현재의 카나리 워프로 이전되었으나 스미스필드 시장과 같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영국 런던 금융 지구인 시티 오브 런던에 있는 800년 전통의 육류 시장 스미스필드 시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8일(현지시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스미스필드 시장 소유·운영자인 시티 오브 런던 운영위원회는 지난 26일 스미스필드 시장과 카나리 워프의 어시장 빌링스게이트의 폐쇄 방침을 재확인했다.

앞서 10억파운드(1조8천억원)를 들여 런던 동부 외곽의 다거넘 부지를 개발, 두 시장을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건설 비용 급등 등을 이유로 이번에 철회됐다.

운영위는 두 시장에서 상인들이 2028년까지는 영업할 수 있다면서 이들에게 경제적 보상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스미스필드 시장은 런던 도심의 한복판에 있는 유일한 전통 도매시장이자 중세 런던부터 운영된 역사적 장소로 그에 대한 폐쇄 결정뿐 아닌, 사실상 카나리 워프(Canary Wharf)는 런던 템즈강의 도크랜즈에 위치한 신도시로 현재 영국의 초고층 건물 대다수가 이곳에 위치해 있어 또한 고층건물의 어시장으로 재변신한 빌링스게이트 마켓이 문을 닫게 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시민들이 많은 듯 하다.

현재의 스미스필드 시장 건물은 런던의 명소 타워브리지의 설계자 건축가 호러스 존스의 설계로 1868년 지어졌으며, 빌링스게이트 어시장도 이즈음 재개발됐다. 다만 빌링스게이트 어시장은 1982년 현재의 카나리 워프로 이전되었다.

스미스필드 지역에 가축 시장이 들어선 역사는 800년을 훌쩍 넘는다. 국왕이 시티 오브 런던에 공식적으로 시장 운영권을 준 건 약 700년 전인 1327년이었다.

사실 이곳은 마녀로 몰린 여성들을 포함하여 공개 처형 장소로도 악명을 떨쳤으며,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실존 주인공으로 유명한 윌리엄 월러스 또한 시장의 지근에서 반역죄로 처형된 장소다. 종교개혁 당시에는 많은 종교인이 화형을 당한 장소이기도 하다.

빅토리아 시대 찰스 디킨스가 '올리버 트위스트'에서 "땅은 거의 발목까지 차오른 오물과 진창으로 뒤덮였다"고 묘사한 곳도 이 시장을 가리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부산의 자갈치 시장과도 비교할 만한 영국의 빌링스게이트 마켓 어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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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스미스필드 시장 육류 경매 현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발표된 계획안에 따르면 스미스필드 시장 부지는 런던 박물관을 비롯한 문화 복합 공간으로, 빌링스게이트는 주거 지역으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시 당국은 이같은 변화의 원인으로 사람들의 식습관 변화와 온라인 거래 증가를 꼽았다.

크리스 헤이워드 운영위 정책의장은 내부 서한에서 "이젠 고기와 생선을 덜 먹고 온라인 직거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우리가 알기로 상인 대다수가 사업을 이어갈 것이다. 시장의 힘은 건물이 아닌 상인에게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이 지역 부동산 가치와 운영비 상승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을 폐쇄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여가·주거지역이 된 도심 환경에서 육류 도매 시장을 유지하기엔 물동량과 비용을 감당해 낼 재간이 없게 되었으며, 채식주의와는 무관하고 물류와 상식의 문제라며며 안타까워 했다.

15년간 시장에서 일했다는 스티브 카터 씨는 "이곳은 영국 역사의 일부"라며 "시 당국은 여기를 작은 카페와 선물 가게로 채워서 여느 곳과 똑같이 만들려고 우리가 짐 싸서 안 보이는 곳으로 가버리기를 원한다"고 개탄했다.


언뜻 까나리 워프로 들리나 '개'를 뜻하는 라틴어 canis에서 따왔다는 현재의 고층빌딩 지역으로 옮긴지 약 40여년 만에 더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중세런던의 수산시장에 대하여도, 4면이 바다인 섬나라 영국의 '피쉬 앤 (감자)칩스'를 주식으로 알고 자라던 영국의 수도 인근의 광범위한 시민? 서민?들의 주식생활도 더 무엇으로 변천(?)하게 될 지도 두고 볼 일이다.

런던 시절의 빌링스게이트 어시장의 초기 모습. (위키백과 자료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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