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Field Ornithology 자웅동체 모자이크 꿀먹이새 보고...덤, 호주 5달러 에피소드

단종 않은 100년만의 목격담의 중요도...헤드라인 장식은 애석한 차 호주 흰목 회색날개 정체성은 덤

류임현 기자 승인 2023.12.15 14:22 | 최종 수정 2023.12.15 14:24 의견 0

자웅동체 모자이크 꿀먹이새 100년만에 발견...성이형 조류중 희귀

반은 수컷, 반은 암컷…본래 신비한 성이형 조류의 자웅 모자이크 100년 만에 발견. (사진; 존 무리요)

반은 수컷 반은 암컷인 성이형 조류이자 자웅 모자이크를 이룬 극신비한 꿀먹이새가 콜롬비아에서 발견됐다.

13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언론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 연구팀이 콜롬비아에서 목격된 한 꿀먹이새(학명 Chlorophanes spiza)가 깃털의 절반이 암컷의 녹색이고 나머지는 수컷의 파란색인 암수 특징을 모두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 책임자인 해미시 스펜서 교수(동물학과)는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다. 깃털은 중앙을 기준으로 불규칙하게 나눠져 있어서 덜 자란 수컷으로 의심되기도 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녀석은 그와 함께 지난해 휴가를 갔던 친구이자 조류 애호가 존 무리요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과거 하와이, 호주, 콜롬비아 등 남아메리카 국가 등지에서는 흔히 발견되곤 했으나 점차 개체 수의 감소로 목격이 쉽지 않아 왔고 더더구나 100년만의 특이한 개체의 발견이었던 것이다.

스펜서 교수는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다. 깃털은 중앙을 기준으로 불규칙하게 나눠져 있어 덜 자란 수컷으로 의심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진; 존 무리요)

스펜서 교수와 그의 동료 연구원들은 무리요가 촬영한 방대한 사진을 분석했고, 이 새가 ‘자웅 모자이크’(또는 암수 모자이크)라고 불리는 변이 현상에 의해 이같은 깃털을 갖게 된 것으로 결론 지었다.

이들은 논문을 통해 “본 새의 경우 알을 형성하는 감수분열 과정에서 발생한 변이와 이후 분리된 정자에 의해 이중 수정으로 자웅 모자이크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자웅 모자이크는 바닷가재와 게, 거미와 같은 절지동물과 곤충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꿀먹이새와 같이 성이형(암수가 매우 다르게 보이는 종)의 조류에서는 극히 드물게 보고 되는 경우다.

오타고대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본 새의 경우 알을 형성하는 감수분열 과정에서 발생한 변이와 이후 분리된 정자에 의해 이중 수정으로 자웅 모자이크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사진; 존 무리요)

자웅 모자이크 꿀먹이새의 경우 야생에서 발견된 마지막 사례는 약 100년 전이었으며, 스펜서 교수는 “우리가 본 새는 왼쪽이 암컷(녹색)이고 오른쪽이 수컷(파란색)”이라고 밝혔다. (사진; 존 무리요)

자웅 모자이크 꿀먹이새의 경우 야생에서 발견된 마지막 사례는 약 100년 전이었다.

이에 대해 스펜서 교수는 “우리가 본 새는 왼쪽이 암컷(녹색)이고 오른쪽이 수컷(파란색)”이라고 밝히면서도 “마지막으로 기록된 새는 왼쪽이 수컷(파란색)이고 오른쪽이 암컷(녹색)”이라고 설명했다.

이 새가 번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도 이 새를 포획하지 못했고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며 “(꿀먹이새가 속한) 명금류 대부분이 암컷은 난소가 하나만 있는 반면 수컷은 양쪽에 고환이 있다. 이 새의 생식 기관이 제대로 기능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극소 희귀 녀석이 발견된 사례는 틀림 없으나 색의 방향이 다른 것만으로는 자웅 모자이크류 DNA 전이 개체 등으로 보기도 힘들어 현재로서는 아직 포획 연구로까지 이어질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녀석은 살던 곳에서 자손만대를 누리기를 더 바라는 것.

자세한 연구 성과는 ‘현장 조류학 저널’(Journal of Field Ornith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참고로, 아래 원주민들과의 협의로 바뀌게 될 오스트레일리아 5달러 지폐를 소개한다.

호주는 2016년경 디자인을 변경하며 엘리자베스 여왕의 얼굴과 같이 국화인 '프리클리 모세스' 와틀꽃(Wattle)과 '긴부리꿀먹이새(Eastern Spinebill)'를 장면에 집어 넣었는데, 사실 녀석들의 뻐꾸기와도 유사한 잔혹한 탁란(托卵) 습성에 호주 이주 정착민들이 자기정체성을 덧댄 것으로도 보여 뒷 말이 많았다.

5달러 지폐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얼굴이나 챨스 3세 국왕의 얼굴도 없이 곧 호주 원주민들의 역사와 문화를 기리는 도안으로 변경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으나 몇 년은 더 걸릴 것으로 보이다고.

현재 5달러 지폐 도안에 그려진 긴부리꿀먹이새의 색깔과는 달리 실재 호주에 서식하는 긴부리꿀먹이새는 적색 눈동자에 검은색 머리, 회색빛 날개와 꼬리, 흰 목털을 갖고 있다고.

현재 호주 5달러 지폐. 실재 호주에서 주로 서식하고 있는 단조로운 색깔의 긴부리꿀먹이새 색깔과는 다르게 남미 등지에서 발견되는 알록달록한 색깔로 그려져 있다.

류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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