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바이든에 "대만은 넘지말아야 될 선 레드라인" 발언 직후 대만에 선넘는 규모 7.2↑ 강진

류임현 기자 승인 2024.04.03 16:35 의견 0

현 정부 소재지 화롄시 인근 화롄현 약 25년만의 최대규모 강진

하이쿠이, 사올라 악몽 잊히기도 전...약 150㎞ 떨어진 타이베이까 "집 곧 무너질듯"

"TSMC 일부 반도체 생산 중단 "…日·필리핀에까지 쓰나미 경보 발령됐다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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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으로 기울어진 대만 화롄현 지역 건물 모습. 2024.4.3 [CNA 웹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3일 오전 대만 동부 화롄현 인근에서 25년 만에 가장 강력한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2일(미 동부시간)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 가운데 평화로운 공존과 상생을 강조하면서 다만 "대만문제"는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면서 미국 측을 향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적극적인 발언을 행동으로 옮기기를 바란다고 강조한 직후 발생된 대규모 지진으로 실상 내부 긴장감은 좀 더 달랐다.

지난 2021년, 2022년 당시 화롄현 인근 지진은 각 6.9 및 5.4 정도 규모에 그쳤고 지진에 극히 취약한 낡은 건축물들을 중심으로 피해가 발생했었다.

출근 시간대에 발생한 강진으로 이날 오후 현재까지 4명이 숨지고 90여명이 다쳤으며 건물 20여채가 무너지는 등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아직 사상자 및 피해가 집계가 되지 않은 상황이나 7.2 상에 이르는 강진에 이어 여진까지 이어지고 있어 내진 설계가 되지 않은 중층 이상 건물을 중심으로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진 영향으로 대만은 물론 일본 오키나와 및 필리핀 해안 지역까지 한때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으나 다행히 큰 피해 없이 해제됐다.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이날 오전 7시 58분(현지시간) 대만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EMSC에 따르면 지진은 대만 동부의 인구 35만명의 관광도시로 현 정부 소재지 화롄(花蓮)시 인근에서 남동쪽으로 12㎞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20㎞로 관측됐다.

이로부터 10여 분 뒤에는 규모 6.5의 여진이 이어졌다. 여진은 총 25차례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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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서 규모 7.0 넘는 강진 발생 (서울=연합뉴스) 3일 오전 7시58분(현지시간) 대만에서 규모 7.0을 넘는 강진이 발생했다고 일본 기상청이 전했다. 사진은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2024.4.3

일본 기상 당국은 규모를 당초 7.5에서 7.7로 상향했고 중국은 7.3으로 관측했다.

대만 당국은 규모가 7.2라면서 이는 규모 7.6의 지진으로 약 2천400명이 숨지고 건물 5만채가 파손된 1999년 9월 21일 발생한 지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대만 ECB 방송이 보도한 지진으로 기울어진 화롄 지역 건물 모습. 2024.4.3 [김철문 통신원 촬영. 재판매 및 DB 금지]

실상 앞 서 2일(미 동부시간) 중국 시진핑 주석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미·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국제 현안 등을 논의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밝혔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현지시간으로 2일 밤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며 "양국 정상이 양자관계와 양측이 공동으로 관심 있는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전화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은 "전략적 인식 문제는 항상 중미 관계에서 반드시 채워야 할 '첫 번째 단추'였다"고 강조하면서 "중국과 미국 같은 두 대국은 서로를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며 상생을 위해 협력해야 하며, 안정되고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길을 따라 계속 전진해야 하며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올해 미중관계는 ▲ 평화를 중시하고 충돌하지 않고 대결하지 않는다는 최저선을 지키는 것 ▲ 도발하거나 선을 넘지 않고 안정을 유지하는 것 ▲ 믿음에 기초해 행동으로 약속을 이행하는 것 ▲ 신중한 방식으로 이견을 관리하는 것 ▲ 상호 존중하며 소통을 강화하는 것 등 몇 가지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이어 "대만 문제가 중·미 관계에서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면서 "대만 독립 세력의 분리주의 활동과 외부 묵인과 지원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차 강조하여 밝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 측을 향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적극적인 발언을 행동으로 옮기기를 바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양자 현안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중국에 대해 끝없는 경제, 무역, 기술 억압 조치를 취했으며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목록은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이 아니라 위험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호혜적 협력을 하고 중국 발전의 이익을 함께 나눠 갖겠다고 한다면 중국의 문은 항상 열려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발전을 억압하고 중국의 정당한 발전권을 박탈하려 한다면 우리는 좌시하지(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합의사항이 이행되고 미·중 관계가 안정됐지만 양국 관계의 부정적 요소도 커지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진전 방안을 포함한 북한 문제와 우크라이나 문제 등 국제현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은 또 홍콩 문제와 인권,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상세히 설명했다고 통신은 보도했지만, 더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올해 대선을 앞 두고 있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의 체제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 강화를 통해 중국에 대항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고 중국과 충돌할 의도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중국의 발전은 세계에 이익이 된다"며 "미국은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거나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이번 통화는 작년 11월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한 지 4개월여만에 이뤄진 두 정상간 직접 소통이었다.

양국 정상은 양자관계 현안 중 경제·무역 관련 상호 우려 사항 외에도 펜타닐 등 마약 밀거래 차단 공조, 인공지능(AI) 위험 관리, 군사 소통 채널 유지 등도 두루 논의했고 대화와 소통, 협력을 이어갈 것을 밝히기도 했다.

통신이 양국 정상이 이번 통화에 대해 "솔직하고 건설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난데 없고 파괴적"인 초고강도급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대만으로서는 현재 재난 비상 상태의 선포 및 솔직히 울고 싶은 데 뺨 맞고 눕고 싶은 데 얻어 터진 것도 아니고 솔직히 하이쿠이 및 사올라의 악몽이 채 잊히기도 전 이어서 예비비 및 대비비를 포괄한 경정 예산을 확보하고 지진 규모 8.0 혹은 9.0 이상 내진 설계의 "건설적"인 대응에 나서야 되는 재난 상황에 처한 것이다.

무너지고 깔려진 건물 더미와 잔해들을 헤치고 '건설적' 돌파구를 찾아야 되는 또 다른 전투의 전시 중인 것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전화통화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로이터는 이번 강진으로 인해 150㎞ 안팎 떨어진 타이베이에서도 강한 진동이 느껴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8만7천여 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겼다고 전했다.

대만 소방 당국은 지진으로 진앙과 가까운 화롄 지역에서 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부상자도 97명에 달했다.

사망자 가운데 3명은 아침 하이킹에 나섰다가 바위에 깔려 변을 당했고 나머지 한 명은 산사태에 매몰된 트럭 운전수였다.

소방 당국은 현재 무너진 건물 최소 26채에 갇혀있는 약 20명에 대한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롄 지역은 1천㎢의 면적에 육박하는 타이루거 협곡과 해발 최대 800m의 칭수이 절벽이 위치하는 등 험준한 지형으로 유명하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주차된 오토바이들이 무너진 건물에 깔린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방이 크게 흔들리고 물건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타이베이에서는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가 약 1시간 뒤 재개됐다. 러시아워였지만 지하철 내에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긴급대응반 구성을 지시했다.

대만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 생산라인 직원들은 대피령에 따라 한때 일터를 떠났다가 복귀했다. 이에 따라 일부 반도체 생산이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신주 과학단지 관리국은 TSMC가 안전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예방적인 차원에서 주난 지역 일부 공장을 가동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당국은 원전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력망도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약 160㎞ 떨어진 중국 본토의 저장과 푸젠, 광둥, 장쑤성과 상하이시에서도 진동이 감지됐고 광저우 지하철 일부 노선은 잠정 폐쇄되거나 운행 속도가 제한됐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중국과 일본은 지진 피해를 본 대만에 대한 지원 의사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화롄현 1999년 규모 7.3 이상 지진 발생 당시 피해 모습.

1999년 대만 난터우현, 지지진 규모 7.7 이상 지진 발생 당시 피해 모습


우젠푸 대만기상서 지진예측센터장은 진앙이 육지와 상당히 가까운 얕은 층이어서 대만 전 지역에서 지진을 느껴졌다고 밝혔다.

우 센터장은 앞으로 3∼4일간 규모 6.5~7.0 여진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타이베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창위린(60) 씨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지진이 매우 강했다"면서 "집이 곧 무너질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대만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자리 잡고 있어 지진이 잦다.

실상 1901년부터 2000년 사이 사망자를 초래한 대형 지진은 48차례나 있었다. 그 가운데 약 25년만에 7.2 이상 강도의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현에서는 최대 3m 높이의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가 1m 높이의 '주의보'로 낮춰진 뒤 나중에는 해제됐다.

경보 발령 당시 일본 NHK방송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주민들에게 해안에서 떨어진 높은 곳으로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오키나와와 가고시마 지역에서는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필리핀 당국도 높은 쓰나미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해안 지역 주민들에게 즉시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보는 중국도 화롄 등 해안지역에 대해 4단계 중 가장 높은 등급의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지진 발생 약 3시간 뒤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쓰나미 위협이 대체로 지나갔다고 알렸고 이후 일본과 필리핀도 주의보를 잇달아 해제했다.

2022년 당시 화롄현 인근 약 강도 6.9 지진 발생 당시 피해 모습.
당시 무너진 건물 수준은 현재 발생 진행되고 있는 지진 피해 규모의 건물 층수부터 차이가 있어 왔다.
그러나 실상 건축물의 주요 소재등 및 내진 설계의 중요성이 더 부각되는 부분일 뿐이다.

2022년 당시 화롄현 인근 약 강도 6.9 지진 발생 당시 피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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