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고려아연 인수합병 시도 좌시 못해…주식 갖기 운동"
"시민과 함께한 향토기업…핵심기술 유출, 중국계 기업 인수 등 걱정"
영풍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고려아연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을 두고 16일 김두겸 울산시장이 "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라고 경고한 가운데, 17일 울산시의회도 "적대적 인수합병에 우려를 표한다"라는 공개 입장을 밝혔다.
김 시장은 16일 성명을 내고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는 영풍이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고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시장은 "이는 단순한 기업 간 갈등이 아니라 대한민국 기간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고 주장했다.
김 시장은 수소, 이차전지 핵심 소재 등 울산 미래 산업과 고려아연의 연관성, MBK의 적대적 인수 시 핵심기술 유출 우려, 지역 고용시장과 지역경제 악화 가능성, 고려아연이 향토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울산시민은 20여년 전 지역기업 SK가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있을 때 '시민 SK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친 바 있다"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상공계와 힘 모아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펼치고 120만 시민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에 국가기간산업 보호와 핵심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시의회는 김종섭 의장 직무대리를 비롯한 시의원 22명 일동 명의로 17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고려아연은 50년간 울산시민과 함께한 향토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이라면서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중국 자본에 넘어가게 되면 울산 고용시장과 시장 질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라고 강조했다.
시의원들은 "투기자본은 일자리를 창출하지도, 고용을 유지하지도 않는다"라면서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은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직후 폐점과 구조조정, BHC 인수 후 가맹점주 상대 폭리와 과도한 배당 등의 전력으로 시장경제를 흐렸다는 비판과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게다가 적대적 인수합병 시 고려아연의 핵심기술 유출과 이차전지 분야 해외 공급망 와해는 물론, 자칫 고려아연이 중국계 회사에 팔려나가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더욱 앞선다"라고 우려했다.
이에 시의회는 지역 정치권과 힘을 모아 지역기업 지키기에 의정을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시의원들은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고려아연에 대한 '기업사냥꾼'의 공격이 부당함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 주요 기술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는 법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면서 "정부에도 국가기간산업이 해외 투기자본의 무차별한 공격을 이겨내도록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시의회는 김두겸 시장의 울산기업 살리기에 적극 호응해 지역 여야 정치권과 발맞춰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최대 주주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이에 김두겸 시장은 추석 연휴 중인 지난 16일 긴급 성명을 내 "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라면서 "지역 상공계와 힘을 모아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펼치고, 120만 시민 역량을 집중하겠다"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MBK 파트너스(MBK Partners) : 김병주 회장이 2005년 설립한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지역 바이아웃 투자를 주로 하고있다. 운용자금은 2023년 9월 현재 약266억달러(34조원).
김병주 회장은 골드만 삭스 입사뒤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살로만스미스바니, 칼라일 그룹 등에서 근무했다.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넷째 사위.
외환위기 때 한국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작업에 참여했으며, 37세인 1999년 당시 세계 최대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에 입사. 칼라일 그룹의 아시아 회장을 맡아 한미은행 인수해 7천억원 차익을 내 업계에서 처음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5년 칼라일 그룹에서 독립해 영문명 ‘마이클 병주 킴’에서 이름을 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설립했다.
KKR, TPG, 칼라일 그룹, 블랙스톤 그룹은 세계 4대 사모펀드(PEF).
(출처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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