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해양경찰서는 22일 0시 20분께 부산 북항 5 물양장에서 장기계류 중인 유조선 A호(42t·부산선적)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방제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경은 기름이 유출된 선박 앞뒤에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유흡착재를 이용해 벙커유 긴급방제조치를 하고 있다.
사고가 난 선박은 보험이 가입되지 않은 채 현재 선주도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해경은 전날 쏟아진 폭우폭탄으로 선체에 물이 차면서 기울어진 것으로 보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제14호 태풍 '풀라산'이 약화한 열대저압부가 지난 20∼21일 사이 우리나라 남해안을 통과하면서 경남에도 크고 작은 상처를 남겼다.
경남도는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남해안 연안 시군을 중심으로 도로·농경지·시설물 침수, 하천 범람, 토사 유출 등 피해가 있었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22일 밝혔다.
다만 경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0시부터 22일 오전 8까지 경남지역에 평균 279.1㎜ 비가 쏟아졌다.
창원시가 530㎜로 가장 많았고 김해시 427.8㎜, 고성군 418㎜, 사천시 404.4㎜ 등 극한 호우가 주말 내내 이어졌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덕동에는 604㎜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18개 시군에서 복구가 필요한 피해 85건이 발생한 것으로 경남도는 잠정 집계했다.
도로 파손, 사면유실 등 공공시설 58건, 주택·공장·상가 침수, 석축·옹벽 파손 등 사유시설 27건이 손상을 입었다.
농업분야는 711.6㏊ 피해가 났다.
벼 쓰러짐(293㏊), 비닐하우스 등 농경지 침수(418.5㏊) 피해가 컸다.폭우가 집중된 지난 20일∼22일 새벽 사이 경남소방본부에 인명 구조, 배수, 토사·낙석 처리 등 요청이 1천건 넘게 쇄도했다.
침수, 산사태 등 우려로 21일 오후 한때 창원시 등 11개 시군에서 대피 인원이 674명(469가구)까지 늘어났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빌라 옹벽이 부분적으로 무너지고, 김해시 조만강·구산소하천이 범람해 인근 주민이 마을회관, 경로당, 숙박업소 등으로 몸을 피했다.
21일 밤 특보가 해제된 후 밤새 391명이 귀가했지만 283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하천변 산책로, 지하차도, 도로, 야영장·캠핑장 등 299곳은 22일 오후까지 여전히 출입 통제지역이다.
경남도, 시군은 하천 수위가 낮아지거나 산사태 우려가 없는 등 안전이 확인되면 출입 통제를 속속 해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남에서는 1명이 숨지고 농작물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본격적인 수확 철을 앞두고 벼가 쓰러지고 배추 모종이 유실되는가 하면 과수원 피해도 발생했다.
22일 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9일부터 전남에는 여수산단 401.5mm를 최고로, 장흥 339.3mm, 강진 313.9mm, 순천 331.5mm의 비가 내렸다.
평균 강수량은 192.6mm이며 대부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하천이 범람하고 제방이 무너졌다.
이날 오전 11시35분께 장흥군 장흥읍 평화저수지에서 A(8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전날 오후 6시27분께 장흥군 장흥읍 자신의 주택 근처에서 배수로에 빠져 실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뒤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A씨를 찾지 못했고, 이날 헬기와 드론, 수색견 등을 투입해 평화저수지와 하천 등을 따라 다시 수색한 끝에 A씨를 찾았다.
A씨는 사고 당시 자활센터에 갔던 아내를 마중하려고 집을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유례없는 가을 폭우로 농작물 피해도 상당했다.
수확을 앞두고 해남에서는 4천241ha의 논에서 벼가 쓰러졌고 고흥 1천97ha, 보성 716ha, 장흥 579ha, 80ha, 나주 78.3ha, 순천 30ha 등 7천791ha 규모의 손해를 입었다.
완도에서는 배추 모종 2ha가 물에 쓸려갔고, 순천에서는 갓 0.1ha가 물에 잠겼다.
장흥에서는 농협창고에 보관 중이던 양곡 300t이 침수 피해를 봤다.
목포와 순천에서는 단독주택이 반파됐고 고흥과 화순, 해남, 완도, 진도에서는 주택 494동이 침수됐다.
진도 조금시장 등 점포 34곳도 침수돼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축산시설도 피해를 비껴가지 못했다.
고흥에서는 한우 축사 3개 동이 물에 잠겼고, 장흥과 해남 등에서는 닭 38만4천수, 오리 5만9천수가 폐사했다.
강진군 옴천면에서는 군도 17번 등 2곳의 절개 면이 유실돼 복구 중이다.
장흥 연산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화순에서는 캠핑장 옆 저수지 제방이 무너지면서 토사가 흘러내려 야영객 60여명이 급하게 몸을 피했다.
완도 신지에서는 전신주 변압기가 낙뢰로 파손됐고 여수에서는 여객선 터미널 천장 슬레이트와 유리가 부서졌다.
소방 당국은 주택 침수·도로 장애·상가 침수, 토사 낙석, 빌라 주차장 침수 등 이날 오전 11시 현재 모두 1천95건 신고를 받고 안전 조치와 배수 활동을 했다.
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폭우로 27억1천9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전남도는 물이 더 빠지면 신고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피해 상황을 조사하면서 피해 규모에 따라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올해 1월 1일 규모 7.6의 강진이 덮쳤던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도 급커브 튼 풀라산 열대저압부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6명이 사망했다고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노토반도 북부 와지마(輪島)시 하천과 터널 등에서 사망자 5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시카와현 당국이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8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한 만큼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노토반도 와지마시와 스즈(珠洲)시에는 이날 오후 6시까지 48시간 동안 각각 498.5㎜, 394.0㎜의 비가 내렸고, 반도에 있는 하천 23개가 범람했다.
교도통신은 와지마시와 스즈시에 내린 비의 양이 9월 평년 강우량의 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전날 와지마시, 스즈시 등지에 호우 특별경보를 발령했다가 이날 오전 특별경보보다 낮은 단계의 호우 경보로 변경했다.
지진 피해 복구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터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복구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시카와현 당국은 폭우 영향으로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노토반도 마을 115곳이 고립됐다고 밝혔다. 노토반도 도로 48곳은 산사태 등으로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다.
아울러 강진 이후 와지마시와 스즈시에 세워진 임시주택 단지 9곳에서는 침수 피해가 발생했으며 약 5천200가구가 정전됐다.
교도통신은 "비가 계속해서 내려 피해 전모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지진 이후 8개월 만에 또 수해까지 발생하자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침수 피해를 본 와지마시 주민 여성은 아사히에 "지진이 오고 이번에는 비가 왔다. 그만 울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아사히는 중소 규모 하천이 많은 노토반도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고 분석했다.이 신문은 "유역 면적이 좁고 길이가 짧은 중소 규모 하천은 수위가 빠른 속도로 상승한다"며 갑자기 내린 큰비로 하천 수량이 급속도로 불어나면서 주민들이 대피할 시간이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하 올해 1월 1일 규모 7.6 강진이 덮쳤던 강진 당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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