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회장 피소' 印아다니 그룹 후폭풍 우려 고조···야권공세 이어 케냐등 계약 취소

류임현 기자 승인 2024.11.23 16:10 의견 0

기업 이미지 타격…케냐서 계약 취소·방글라서도 조사 직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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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탐 아다니 아다니 그룹 회장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 최대 기업 중 한 곳인 아다니 그룹이 수장과 임원들이 미국에서 증권사기 등으로 기소되면서 심각한 후폭풍을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룹 이미지 훼손으로 자금 조달 어려움 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아탐 아다니(62) 회장과 조카 등 8명은 지난 20일 미국에서 증권사기와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미국 투자자들을 비롯한 글로벌 금용사들로부터 수십억달러(수조원)대 자금을 확보하고자 재무제표를 허위로 꾸미고 인도 공무원들에게 2억5천만달러(약 3천500억원) 이상의 뒷돈을 건넨 대가로 대규모 에너지 개발사업에 특혜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기소로 인도 증시에서 아다니 그룹의 10개 계열사 주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기소 다음 날인 지난 21일 시가총액 기준 270억달러(약 37조9천억원)가 증발했고, 22일 약 12억달러(약 1초7천억원)가 더 빠졌다.

그룹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작년 1월에는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 힌덴버그리서치가 아다니 그룹과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 간 유착관계를 폭로하는 보고서를 내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당시에는 시가총액 600억달러(약 84조3천억원)가 사라졌다.

창립 30여년만에 초고속 성장, 에너지와 항만 등 여러 부문에 걸쳐 사업을 펼치는 아다니 그룹은 이번 기소로 주가 변동은 물론 기업 이미지 훼손에 따른 자금조달 어려움 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 증권업체 SKI캐피털의 대표 나린더 와드와는 23일(현지시간)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에 "아다니 그룹은 항소나 합의라는 (문제 해결) 선택지를 갖고 있지만 명성 훼손과 잇단 실수 탓에 대형 국제 투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분석가인 암바리시 발리가는 AP통신에 "(이번 사건에 따른) 금융시장 내 확산 우려는 현재로선 없고 파장은 (아다니) 그룹에 집중돼 있다"면서 "아다니 그룹이 앞으로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성장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파장은 국외에서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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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총리와 아다니 회장 '유착' 규탄 시위 인도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 지지자들이 2024년 11월 22일(현지시간) 동부 콜카타시에서 시위를 열어 미국 측에 의해 기소된 아다니 회장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케냐 대통령은 공항 현대화와 에너지 사업을 위해 아다니 그룹과 체결한 수백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최근에 취소했다.

아다니 그룹은 방글라데시에서도 에너지 사업과 관련한 당국 조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슈는 인도 국내 정치권에도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 출신인 아다니 회장이 동향 출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유착했다고 그간 주장해온 야권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세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는 아다니 회장 체포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올해 상반기 총선 기간에 아다니 그룹 제트기를 이용한 모디 총리가 그동안 아다니 회장을 보호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INC와 일부 야당들은 자신들이 동부 오디샤 등 지방정부에서 집권할 당시 아다니 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미국 측 기소 내용과 관련해서는 극구 부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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