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주권, 영토, 이익 침해시 신속·단호 대응"

"이란에 핵협상 압박해온 트럼프, '오만 중재' 수용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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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명절 '이드 알피트르' 기도회에 참석한 이란 테헤란 시민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지 않으면 폭격과 2차 관세를 가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으름장에 이란이 피격 시 핵무장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음을 경고하며 강대강 대치에 나섰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선임 고문인 알리 라리자니는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이란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무리는 (핵)무기를 지향하지는 않지만 이란 핵 문제에 있어 당신들이 잘못된 무엇인가를 한다면 이는 이란을 그쪽으로 몰아가게 될 것"이라며 "왜냐하면 이란은 스스로를 방어해야만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이렇게 하길 원하지 않지만 (공격을 받을 때)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며 "어느 시점에 당신(미국)들이 독자적 또는 이스라엘을 통해 (이란에) 폭격을 하는 쪽으로 향한다면 당신은 이란이 이런 결정을 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고 미국과 합의하지 않으면 이란에 폭격과 함께 2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미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와 편대 비행 중인 영국 공군 F-35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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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하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31일 방영된 이드 알피트르(라마단 종료를 축하하는 이슬람권 명절) 연설에서 "그들은 '나쁜 짓'(mischief)을 하도록 위협하고 있다"며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어떠한 공격에도 확고한 보복 공격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의 그야말로 본질에 대한 충격적인 모욕"이라며 미국이 '폭력'의 길을 택할 경우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맞받으며 강대강 대결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란 외무부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후 이란에서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테헤란 주재 스위스 대사관의 대사 대리를 초치해 항의하기도 했다고 AFP는 전했다.

이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이란 혁명수비대의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항공우주군 사령관도 이날 국영 TV에 출연해 "미국은 이란 주변 지역에 최소 10개의 기지와 5만명의 병력을 두고 있다. (모든 것이 훤히 보이는) 유리방에 있는 사람은 누군가를 향해 돌을 던져서는 안된다"는 말로 미국의 공격을 받으면 이란 군이 확보된 정보를 토대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 대사도 이날 유엔에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위반하는 무모하고, 호전적인 발언을 했다고 비판하고 "이란은 어떠한 군사적 모험주의에도 반대하며, 미국 또는 미국의 대리세력인 이스라엘이 이란의 주권과 영토, 국익을 침해하거나 공격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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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란은 2015년 핵 프로그램을 동결·축소하는 대신 서방이 부과한 제재를 해제하는 조건으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6개국과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타결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인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백악관에 복귀한 뒤에도 이란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고 핵 합의를 끌어내려는 목적에서 이란을 상대로 '최대 압박' 정책을 펴며 1기 때의 강경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달 초에는 '2개월 시한'을 제시하면서 핵 협상을 촉구하는 서한을 이란 측에 보낸 미국은 이란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군사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통첩했다.

이란은 이에 미국의 '최대 압박' 기조가 유지되는 한 직접 협상은 없다면서도 간접 협상에는 문이 열려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저게 안 보이는 것?"
레이다망에 잡히지 않는 운항기로 존재가 알려지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스텔스기의 항적을 추적 가능한 기술을 개발한 중국으로 인하여 현재 결국 "안보이는 걸로"가 된 스텔스기 표방사진.
자칫 최고(?) 기술수준의 초고가 재고가 될 뻔한 미국의 스텔스기를 일본의 전 아베 총리가 결코 재고떨이 가격이 아닌 값을 치르고 대거 사들이며 일명 "그려도 스텔스" 외교로 알려졌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직접 핵협상 대신 중재국을 끼고 간접 협상하자는 이란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미 매체 악시오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3주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보냈던 서한의 답장을 지난 주말 사이 받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 직접 협상하는 게 타결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긴 하지만 오만 중재로 간접적으로 협상하자는 이란의 제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양국 정상) 서신 교환 이후 이란과 대화를 시작하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다음 움직임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로선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2개월 시한'을 제시하면서 핵협상을 압박하는 서한을 이란 측에 보냈다.

당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겁박하는 강대국의 협상 요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시도가 아니라 자기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다만, 미국과 직접 협상에는 나서지 않더라도 오만을 중재국으로 '간접 협상'을 진행한다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이란 측은 밝혔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대형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B-2 스텔스 전략 폭격기 다수를 이란과 멀지 않은 인도양 미군기지로 이동 배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NBC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무력행사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만약 그들이 합의하지 않으면 폭격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이전에 결코 본 적이 없는 수준의 폭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에서는 "(이란과)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과, 대화는 시간 낭비일 뿐이라며 이란 핵시설 폭격을 지지하는 이들이 아직 내부적으로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현 상황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2017∼2021년) 당시인 2018년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에 이란은 준(準)무기급 농축 우라늄 생산량을 급격히 늘렸고, 현재는 사실상 핵보유국 문턱까지 온 것으로 평가된다.

작년 미 대선에서 승리, 백악관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상대로 '최대 압박' 정책을 펴며 1기 때의 강경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