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스라엘에 "서안 합병시 관계 정상화 없다" 경고
트럼프 “이스라엘의 서안 합병 막겠다”, 아랍 지도자들에 약속
이스라엘 "서안지구서 팔 자치정부 통제지역(PA) 합병은 안해" 주춤
MS, 이스라엘군에 클라우드 서비스 일부중단
…민간인 감청·추적 등 가디언 보도 뒤, "조사는 아직 진행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를 계기로 튀르키예 대통령 카타르, 요르단, 튀르키예,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지도자들과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이어졌다. 2025.09.26.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랍권 지도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영토로 합병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보도했다.
복수의 관계자 측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안에 대하여 확고한 입장을 보였고, 현재로서는 최소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통치하고 있는 서안 지역을 이스라엘이 흡수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라고 전해졌다.
앞 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을 영토로 합병하면 양국간 관계 정상화 추진이 중단될 것임을 경고했다고 이스라엘 N12방송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를 계기로 튀르키예 대통령 카타르, 요르단, 튀르키예,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지도자들과 비공개로 다자 회담을 가졌으며, 이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상대로 2년 가까이 이어온 전쟁을 종식시킬 계획을 담은 미국 정부의 백서를 제시했고 여기에는 전후 통치와 안전보장 계획 등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으며, 다만 이 번 약속으로 서안지구에 대해서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해온 가자지구와는 다른 접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랍국가 지도자들에게 21개 항목으로 구성된 중동 평화 계획을 제시"했으며, "이 제안은 이스라엘의 우려와 함께 역내 모든 이웃 국가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며칠 안에 어떤 돌파구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심지어 확신한다"고도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정상 회담을 마친 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회담이 "유익했다"고 말했다.
회담 소식이 전해진 이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서안 일부를 병합하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는 미국에 '레드라인'이자, 아랍·이스라엘 외교 정상화의 종식을 의미할 것이라고 평가를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 서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내각은 최근 프랑스·영국 등 서방 주요국이 연이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선언하자 서안지구 합병안을 제시했었다.
PA가 행정권을 완전히 행사하고 있는 'A구역(18%)'를 제외한 나머지 82%는 이스라엘이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 유대인 정착촌 밀집 지역인 'C구역'은 서안지구의 약 60%로, 가디언 등에 따르면 82%보다는 60%(C구역) 합병 발표 가능성쪽으로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랍 지도자들 등과의 비밀 회담으로 "다른 가능성"이 시사되자 주춤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 시간) 외신은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최근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인터뷰에서 PA가 통제하는 서안지구 지역을 합병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PA가 통제하는 A구역과 PA 행정권이 일부 미치는 B구역은 합병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르 장관은 "PA 영토 합병을 논의할 의도조차 없다"며 "우린 팔레스타인인을 통제하고 싶지 않다"고도 말했다.
다만 "논의될 수 있으나 아직 결정되지 않는 사항은 PA 관할이 아닌 해당 지역에 위치한 이스라엘 공동체에 이스라엘 법률을 적용하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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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스라엘군의 한 부대에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스라엘 국방 관계자들에게 클라우드 기반 저장 서비스와 AI 구독 서비스 제공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고 전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5월 이스라엘 군에 고급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MS가 가자지구 전쟁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건 사실상 처음이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이스라엘 정보 부대인 8200부대가 민간인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통화 등을 감청·감시·추적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영국 매체 가디언의 보도 이후 나왔다.
가디언은 이스라엘 8200부대가 MS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해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통화내용 수백만 건을 확보 MS Azure 클라우드에 보관해 왔다고 보도했고, 또한 이를 가자지구 공습과 군사작전에도 이용해왔다고 보도했다.
스미스 사장은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가디언 보도의 일부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확인했다"며 "이 증거에는 네덜란드에서 사용된 애저(클라우드) 저장 용량 및 AI 서비스 사용과 관련된 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미국 거대 기업의 기술을 이용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광범위한 감시를 벌이고, 이를 팔레스타인과 전쟁에 활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MS 직원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침공 과정에서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시위를 벌였다. 이에 직원 5명이 해고되기도 했다.
스미스 사장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고객 데이터를 들여다보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직원으로서 우리는 모두 프라이버시 보호에 공동의 이해를 갖고 있다. 이는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굳건히 신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업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