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봄·봄'의 소설가 九人會 김유정 추모제 개최...식중 '안해' 각색 공연도

류임현 기자 승인 2024.03.29 14:21 | 최종 수정 2024.03.29 14:31 의견 0

문학촌서 매년 추모행사…소설 '안해' 각색 연극공연

한국 현대 단편 문학의 선구자격 김동인 이후 그 백미 김유정(1908∼1937년) 저자를 기리는 제87기 추모제가 29일 오전 강원 춘천시 문학촌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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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87주기 추모제 [촬영 이상학]

추모제는 김유정의 고향인 신동면 실레마을에서 그의 생애, 문학적 가치 등을 조명하고 기리는 추모형식으로 해마다 치러지고 있다.

올해는 육동한 춘천시장 등 지역 문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김유정 동상 앞에서 헌화, 분향, 추모사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본 행사에 앞서 김유정의 소설을 각색한 연극 '안해'와 캘리그래피 공연도 막을 올렸다.

김유정은 1933년 '산골나그네'와 1935년 '소낙비'로 등단하며 소설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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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87주기 추모제 중 연극 안해 공연 [촬영 이상학]

이후 '봄·봄', '동백꽃', '만무방' 등 토속적 언어와 정감이 담긴 빼어난 단편들로 한국 문학사는 물론 문학 교과서에서도 빼놓을 래야 빼놓기 힘든 아이러닉한 "교과서적" 단편 작가로 길이 남게 되었다.

일제강점기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민중의 삶들을 특유의 해학적인 감각으로 그려내, 지병으로 고작 스물아홉의 나이로 작고할 때까지 그의 주변과 민초들까지로 이르는 애착과 애정을 짐작케 했다.

육 시장은 "김유정 선생의 작품 속에 담긴 용서와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소중히 간직하고, 더 밝고 뚜렷하게 후세에 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김유정 선양을 위한 지원에 지속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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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87주기 추모제 [촬영 이상학]

김유정 선생은 본관을 충청 제천의 청풍으로 삼은 청풍 김씨로, 김씨 왕조의 시조 김알지(金閼智)의 직계 후예인 셈이다.

고려 말 문하시중에 오르며 청성부원군(淸城府院君)으로서 청풍(淸風,제천)에 세거하기 시작한 고려 성씨가 되었다.

조선조에도 대체로 내명부로 크게 번성하였는데 정비(正妃)로서의 왕비만 2명을 배출하며 송시열 선생과 같이 노론을 개창하는 등 사대부 사림으로 성장했다.

사실상 근현대 초기 소설가로 등단한 그의 행보는 그 뜻하는 점 시사하는 바가 사뭇 다르다. 그의 민초에까지 이르는 토속적 애착과 정감 어린 시선이며 묘사등은 무엇보다 온화하고 합리적인 그의 성정(性情)과도 같이, 근현대적 개화 의식을 기반으로한 그의 주체적 주인의식 또한 엿볼 수 있는 한국 근현대 문학사의 수려하고도 독특한 "백미(白米)"인 것이다.

그는 또한 한국 근현대 단편 문학 작품의 울돌목 피나클(pinnacle)이라 부를 만한 이태준 등과 같이 구인회(九人會)의 한 회원이었다.

▷ 구인회(九人會); 1933년 8월 결성된 문학 문인 단체. 해외문학파 및 프롤레타리아 문학에 각 대응하는 순수문학의 발달에 공헌한 문학회로 평가 받기도 한다.

발기인은 이종명, 김유영, 및, 이효석, 이무영, 유치진, 조용만, 이태준, 김기림, 정지용 등 9명이 창단 멤버. 이후 이종명, 김유영, 이효석이 탈퇴하고 박태원, 이상, 박팔양 입회. 1935년을 전후로 유치진, 조용만이 탈퇴하고, 김유정, 김환태가 가입하여 구인회의 구색을 맞추게 되었던 것.

류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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