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투샤 그 가까이 퀼테페! 3천900년 전 무역의 중심국과 설형문자…한국-튀르키예 공동 조사·연구

류임현 기자 승인 2024.04.17 12:48 의견 0

문화재청, 튀르키예 문화관광부와 MOU…내년부터 5년간 발굴·연구 나서

X
퀼테페-카네시 유적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약 3천900년 전 동·서양을 잇던 무역 중심지의 흔적이 남아있는 현재 튀르키예의 주요 유적 발굴 조사에 한국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문화재청은 튀르키예 수도인 앙카라에서 튀르키예 문화관광부와 문화유산 분야에서 교류·협력하자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두 기관은 앞으로 양국의 문화유산 보호 및 보존, 복원을 위해 힘을 모을 계획이다.

이번 협약과 함께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원은 내년부터 2029년까지 약 5년간 앙카라대와 함께 퀼테페-카네시 유적을 공동 발굴 조사한다.

문화재청은 "지금까지는 대학들을 중심으로 하는 발굴 조사가 진행돼 왔다"며 "문화유산 조사·연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국가기관이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건 연구원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공동 발굴 조사·연구를 통해 협력 사업을 확대해 갈 방침이다.


X
퀼테페-카네시 유적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문화재청 등의 본격적이 추가 발굴의 결과들을 기다리며 이해를 돕기 위하여 본 지 필자의 간략한 서두를 띄워 두고자 한다. 이론에 대한 고고학적 "실물"의 존재가 확인된다면 더 할 나위 없으나 기존 세계사 차원의 고고학적 "입증물"들이 발굴되어도 나쁠 것 없을 것이다.

현재 튀르키예의 카이세리 시에서 북동쪽으로 20㎞ 떨어져 있는 퀼테페-카네시 유적은 동서양을 연결하는 세계 무역의 중심지에 있었던 약 3천900년 전 도시 유적을 뜻한다.

실상 고대 서아시아 근방의 각 도시는 최초로 사르곤 왕이 메소포티미아 근역을 아카드 제국으로 통일하기 앞 서 각 개의 도시국가 성격을 띄며 독자적 생존을 꾀하던 곳이었다. 대체로 수메르와 셈족이 우세한 가운데 이후 퀼테페는 좀 더 수메르 계열이 득세한 아시리아 제국 시절에는 카네슈(Kanes), 하투샤를 수도로 번성한 히타이트 제국 당시는 ‘네사(Nesha)’로 불리며 존속된 도시(국가)였다.

두 말 할 것 없이 티그리스강 및 유프라테스강이 관통하는 각종 생산과 문화를 꽃 피웠던 근방의 역사적, 세계사적 문명의 중심 유적 지역이다.

옛 도시국가인 카네쉬 왕국 또는 네사(Nesha) 왕국의 수도였던 셈인 퀼테페는 일대로 고대 아시리아 제국의 아시리아어로 쓰인 설형문자(쐐기 문자) 점토판이 약 2만3천500점 가량이나 출토되었고 지속적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중언하자면, 현재 퀼테페 도시(국가)에 대하여 퀼테페-카네시 유적으로 불리고 있는 것도 아시리아어로된 설형문자의 점토판이 대량으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고대 아시리아 상인의 기록물'로 명명된 이 자료는 고대 사회와 상업 역사를 정밀하게 써나갈 수 있게 해준 기록 매체 및 기록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퀼테페-카네시 유적은 그 면적이 360만㎡에 달하나, 3% 정도만 발굴된 상황이다.

X
한국-튀르키예 문화유산 분야 교류·학술 협력 위한 양해각서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수도에 소재하고 있는 앙카라대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밀라노대, 일본 오카야마대 등이 조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미국 하버드대가 조사에 합류할 예정이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 조사 작업부터 함께한다.

앙카라는 오스만 제국 멸망 이후 그 수도였던 이스탄불에서 현재의 앙카라로 옮겨 지정된 현재 튀르키예의 수도다.


X
최응천 문화재청장 한국-튀르키예 문화유산 분야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인사말하는 최응천 청장 모습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류임현 기자

저작권자 ⓒ 믜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