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사건 넘겨받은 공수처 "유재은 구속영장, 현시점 검토는 안 해"…국군통수권자 조사 가능성은 없는 듯

류임현 기자 승인 2024.04.30 17:12 의견 0

박정훈 전 단장과 대질 조사 가능성엔 "아직 그런 상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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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출석하는 유재은 법무관리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9일 오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위해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서고 있다. 2024.4.29.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핵심 피의자인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당장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30일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일반적으로 보면 그렇게 예상할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 영장을 검토하거나 하는 건 없다"며 "사건 관계인이 많고 다 연결돼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전체적인 조사와 본인의 진술을 보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관리관을 추가로 소환할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정해진 건 없다"고 답했다.

공수처는 현실적으로 이 사건을 맡은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가 실무적으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서는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의 '고발 사주' 의혹 사건 항소심 공소유지도 담당하고 있다. 채상병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이대환 부장검사와 차정현 수사기획관 모두 내달 1일 열리는 공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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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향하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6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2024.4.26.

앞서 공수처는 지난 26일과 29일 유 관리관을 채상병 사건을 초동 조사한 해병대 수사단에 부당한 외압을 행사하고 경찰 이첩 자료 회수 과정에 관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각각 14시간, 13시간 가까이 강도 높게 조사했다.

유 관리관은 조사에서 차분하고 일관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 관리관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과 대통령실 개입 여부를 밝힐 '키맨'으로 꼽힌다.

현재 공수처의 조사 내용 또한 대외비(대외 비밀 문서)로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으며, 기소 여부에 대하여도 현재로서는 추정 가능한 자료가 없다.

아직 유 관리관 이외에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등 나머지 핵심 피의자들의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공수처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유 관리관의 구속 필요성 또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령관과 박 전 직무대리는 이르면 이번 주 공수처에 출석해 조사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전날 "수사상 필요에 따라 김 사령관을 포함한 많은 사건 관계인과 출석 문제를 조율 협의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유 관리관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간 대질 조사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아직 그런 상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명 채상병 사건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2023년 7월 18일 및 19일 여름 폭우 사태로 경상북도 예천군 호명면 황지리의 내성천 보문교 일대로 실종자 수색작전이 펼쳐졌고 내성천 경진교와 삼강교 사이 22.9km 구간에 119명이 투입되었으며 채 일병은 사고 전날 7월 18일부터 실종자 수색 현장에 투입되었다.

사건 당일 19일 오전 9시 10분경 해병대 제1사단 포병여단 제7포병대대 소속 채수근 일병등이 도보로 이동하며 대열을 맞춰 탐침봉등을 이용해 인간띠 작전으로 실종자를 찾던 도중 갑자기 지반이 무너졌고 채일병과 대원 2명이 급류에 휩쓸렸다. 함께 강물에 빠진 다른 대원 2명은 배영으로 헤엄쳐 빠져나왔지만 채일병은 얼굴이 보인 채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20미터가량 급류에 떠내려가다가 사라졌으며 실종 14시간 만에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오후 12시 10분경 고평교 인근 하천에서 채 일병으로 추정되는 실종자가 육안으로 잠시 발견되었으며, 발견된 당시 실종자의 인상착의는 빨간 반팔 상의에 전자시계를 차고 있다고 전한다.

구조 당국이 인양을 위해 보트로 접근했지만 급류가 빨라 구조하지 못하였고 채 일병은 다시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 갔다는 것이다. 해당 실종자는 발견 당시 의식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문제는 먼저 채 상병의 복장 상태다. 수영이 아무리 뛰어난 해병대원도 폭우의 급물살 아래서는 수영 자체가 불가능이다. 그럼에도 군당국은 애초에 최소한의 안전책인 구명조끼도 지급하지 않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안전장구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가장 먼저였다. 그러나 이 번 채상병 사건의 경우 파벌이나 세력 다툼등 흡사 동물들의 영역 다툼과도 같은 '표식' 문제가 개입된 것으로 보여 더 큰 파장을 낳고 있는 것.

초기 현장의 관련 보도는 관련 지휘관이 급류 수색중 일부 해병대원들에게 어떤 표식이 잘 보이도록 한다는 이유로 최소한의 안전책인 장비를 열어라, 벗어라, (가슴까지 물이 차는) 급류 속을 맨 몸으로 수색해라, 등으로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후 책임 소재 없이 1주일 만에 서둘러 수사의 종료, 대통령등 상부의 외압논란, 대통령실 '조그마한 사고' 발언 논란, 대통령의 이종섭 국방부장관 호주 대사 임명, 근본적인 원인으로 정부가 무리하게 군부대에 대민지원을 요구하였다,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등이 논란 되어 온 것이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 행정부는 예천군의 폭우 피해 당시 및 그 복구를 위해 군부대에 대민지원으로 가용한 인근 군부대를 총동원하라고 국방부에 특별지시를 내렸다고 전해졌다. 해병대등 군부대 훈련을 받는 군인과 소방대원등 구조대원의 훈련 내용 및 실재적 차이에 대한 무지나 (더 나쁜 노 안중의) 무시와도 같이 한 번도 최소한의 장비도 지급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등이다.

내란 및 외환의 죄등에 준하지는 않으며 면책특권으로 인하여 국군통수권자 대통령에 대한 조사 가능성은 현재 없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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