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일" 90도 인사 최태원 "명백한 오류 발견 상고 결심"…'부친관계 공헌여부' 시효 모순 명예훼손?

류임현 기자 승인 2024.06.17 17:42 | 최종 수정 2024.06.17 17:43 의견 0

"개인적인 일로 국민께 걱정과 심려"…거듭 사과

"대한텔레콤 주당 100원 아닌 1천원 가치…승계상속 과소평가해 '100배 왜곡'"

선대회장 양가부친관계 공헌여부 논란은 시효종결...상속뒤 증가분이 관건일 뿐

"'6공 특혜설'은 해묵은 가짜뉴스"…노소영 측 "일부 침소봉대 유감"

시효종결뒤 재논란 경우 처벌도 가능한가?의 결론적 모순

...논란 증폭 '정경유착' 해결 미완 부작위 인정? 사건의 개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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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인사하는 최태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을 밝힌 뒤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4.6.17.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7일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과 관련, "재산 분할에 관해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다"며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돼야 하지만, 저는 이번에 상고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 측이 그동안 '6공 비자금 300억원 유입' 등을 인정한 재판부 판단에 이의를 제기한 적은 있으나, 구체적으로 판결 내용의 오류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허리 숙여 사과한 최태원…"치명적 오류 있어 상고 결심"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재판 현안 관련 설명 자리에 직접 등장해 "먼저 개인적인 일로 국민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허리를 굽혀 90도로 인사했다.

이날 자리는 SK그룹과 최 회장의 법률대리인 측이 항소심 재판에서 발견된 오류를 취재진에게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최 회장은 전날 밤까지 참석 여부를 고민하다가 직접 입장을 밝히고자 참석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입장을 내놓기는 했지만, 공식 석상에 최 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한 것은 지난달 30일 항소심 판결 이후 18일 만에 처음이다.

최 회장은 "(재산 분할 관련) 오류는 주식이 분할 대상이 되는지, 얼마나 돼야 하는지에 대한 전제에 속하는 아주 치명적이고 큰 오류라고 들었다"고 상고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SK 성장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통해 이뤄졌다', SK 역사가 전부 부정당하고 '6공화국 후광으로 사업을 키웠다'는 판결 내용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저뿐 아니라 SK그룹 모든 구성원의 명예와 긍지가 실추되고 훼손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바로잡고자 상고를 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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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최태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을 밝힌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6.17

최 회장은 이어 "부디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바라고, 이를 바로잡아주셨으면 하는 간곡한 바람"이라며 "앞으로 이런 판결과 관계없이 제 맡은 바 소명인 경영 활동을 좀 더 충실히 잘해서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재차 고개 숙여 사과하고 기자들의 질문에도 답하는 등 약 10분간 기자회견장에 머물렀다.

이혼 항소심 판결로 경영권 약화 우려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것 말고도 수많은 고비를 넘어왔고 이런 문제점을 충분히 풀어나갈 역량이 있다"며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위기로 발전되지 않게 예방해야 하는 문제도 있겠지만, 설사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해도 막을 역량이 존재한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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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노소영 소송 관련 입장 밝히는 이동근 변호사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법률대리인인 이동근 변호사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2024.6.17.

◇ "재판부,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 산정 오류"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최 회장의 법률 대리인인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가 최 회장이 1994년 취득한 대한텔레콤(현 SK C&C) 주식 가치 산정에 대해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고 밝혔다.

판결의 주 쟁점인 주식가치 산정을 잘못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내조 기여가 과다하게 계산됐다는 주장이다. 대한텔레콤은 현재 SK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의 모태가 되는 회사다.

이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가 해당 오류에 근거해 SK㈜ 주식을 부부공동재산으로 판단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재산 분할 비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달 30일 최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천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 관장의 기여분을 인정, 재산 분할 비율은 65대 35로 정했다.

이 과정에서 재판부는 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 대한텔레콤 가치를 주당 8원,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 주당 3만5천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

재판부는 이를 바탕으로 1994년부터 최 선대회장 별세까지, 별세 이후부터 2009년 SK C&C 상장까지의 가치 증가분을 비교하면서 회사 성장에 대한 선대회장의 기여 부분을 12.5배로, 최 회장의 기여 부분을 355배로 각각 판단했다.

사실상 선대 회장과 6공과의 정경유착으로 SK그룹이 성장한 과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기간은 최태원 회장의 상속 이전이며 노소영 관장의 기여와는 무관하다. 최태원 회장의 상속과 경영 시기의 노소영 관장의 기여 여부는 부인 노소영의 기여도로 판단되어야 되는 부분이 된다.

SK그룹측은 두 사람의 결혼과 관련 이후 피해를 더 입었고 더 큰 성장에 방해요소가 되었다고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6공 기간의 SK그룹의 매출 성장률도 10대 그룹 중 9위에 그쳤을 뿐이었고 정치적 큰 변동을 겪을 때마다 SK의 발전 가능성에 대하여 방해요인으로 평가 혹은 작용 되어 왔다는 주장이다.

쌍방 영향이 없을 수는 없는 최고 CEO의 결혼관계에 대하여 각 인정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부정 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쌍방으로 득(+)의 주장이 있다면 실(-) 되는 주장도 상호간 인정해야 된다는 차원이다.

그에 대한 '수치적 계산'에 대한 방법 부분은 또한 전부 간과되며 현재 그 가시적 수치적 계산의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법리의 원론에서 보자면 최태원 회장이 CEO로 회사를 키운 량적 측면에 대하여 노소영 관장의 기여도에 대한 량적 계산의 차원이 문제가 되어야 되며 그 이외의 주장 및 판단의 결과는 무려 "명예훼손"의 여지도 없을 수 없게 된다.

시효가 종결된 부분에 대한 재판단의 경우 소급의 문제와 결론적 모순의 차원에 대하여 논란으로만 그칠 수 없는 문제의 차원도 새롭게 발생된다.

'정경유착' 사건의 해결의 미완에 대한 부작위의 인정인지, 사건이 새롭게 개시 되는 것인지, 이미 두 개인의 결혼 및 그 파탄의 이혼 소송으로만 그치지 않게 되었다면 그에 대한 판단들 또한 새롭게 요구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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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밝힌 항소심의 오류 [SK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상달 청현 회계법인 회계사는 "두 차례 액면분할을 고려하면 1998년 5월 당시 대한텔레콤 주식 가액은 주당 100원이 아니라 1천원이 맞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는 고 최종현 회장 시기 증가분이 125배이고 최태원 회장 시기 증가분은 35배에 불과하기 때문에 재판부의 오류로 사실상 100배 왜곡이 발생한다는 것이 최 회장 측의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는 잘못된 결과치에 근거해 최 회장이 승계상속한 부분을 과소 평가하면서 최 회장을 사실상 창업을 한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단정했다"며 "이에 근거해 SK㈜ 지분을 분할 대상 재산으로 결정하고 분할 비율 산정 시에도 이를 고려했기 때문에 이 같은 치명적 오류를 정정한 후 결론을 다시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이 같은 심각한 오류와 더불어 '6공 유무형 기여' 논란 등 여러 이슈에 대한 법리적인 판단을 다시 받기 위해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상고장 제출 기한이 오는 21일인 만큼 최 회장 측은 조만간 상고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 "'6공 특혜설'은 해묵은 가짜뉴스"

SK 측은 이번 판결로 재차 논란이 된 '6공화국 후광설'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은 "SK는 6공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기업이 아니고, 오히려 6공과의 관계가 이후 오랜 기간 회사 이미지와 사업 추진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6공 특혜설'은 해묵은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이어 SK의 6공 기간 매출 성장률이 10대 그룹 중 9위에 그친 것을 예로 들며, 300억원의 정확한 전달 방식과 사용처, SK에 제시했다는 100억원 약속 어음의 구체적 처리 결과 등에 대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항소심 판결로 SK그룹 성장 역사와 가치가 크게 훼손된 만큼 이혼 재판은 이제 회장 개인의 문제를 넘어 그룹 차원의 문제가 됐다"며 "6공의 유무형 지원으로 성장한 기업이라는 법원 판단만은 상고심에서 반드시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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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이혼 소송 관련 입장 밝히는 이형희 위원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2024.6.17.

한편, 노 관장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평안 이상원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항소심 법원의 논지는 원고가 마음대로 승계상속형 사업가인지, 자수성가형 사업가인지를 구분짓고 재산분할법리를 극히 왜곡해 주장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라며 "SK C&C 주식 가치의 막대한 상승은 그 논거 중 일부"라고 주장했다.

노 관장 측은 이어 "이번 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여전히 SK C&C 주식 가치가 막대한 상승을 이룩한 사실은 부정할 수 없고 결론에는 지장이 없다"며 "일부를 침소봉대해 사법부의 판단을 방해하려는 시도는 매우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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