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일용엄니' 노인역 대가 김수미 심정지 사망…지난 5월부터 피로누적 호소 휴식필요 판정

류임현 기자 승인 2024.10.25 14:26 의견 0

1971년 데뷔해 '전원일기'서 30대에 할머니 역으로 대사 '국민 배우' 등극

…연기부터 예능까지 '만능 스타'

코미디 영화·시트콤·뮤지컬서도 활약…요리 솜씨 책 발간에 홈쇼핑과 각사업까지

소송준비등 지난 5월경부터 피로누적 활동중단 판정

...유가족으로 나팔꽃 F&B 이사 사업가 아들 정명호와 며느리 서효림(본명 유하영)

김수미. 본명 김영옥 1949.09.03.~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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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배우 김수미 [연합뉴스 자료사진]

큰 인기를 끌었던 국내 최장수 방송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 엄니' 역으로 출연했던 개성파 배우 김수미(본명 김영옥) 씨가 별세했다. 향년 75세.

25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는 자택에서 심정지가 발생해 이날 오전 8시께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이날 아침 자신의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아들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아들은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김씨는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응급실 근무자가 김씨 사망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1년 MBC 공채 3기 탤런트로 데뷔한 김씨는 이국적이고 개성 있는 미모와 출중한 연기력으로 TV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 여러 영역에서 활약했다.

실상 초반 무명 시절이 길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1980년부터 방영된 MBC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첫 방송 당시 30대 젊은 나이였음에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 박은수의 어머니인 일용 엄니 역할을 소화해내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김씨는 '전원일기'에서의 연기력을 인정받아 1986년 MBC 연기대상을 받았다.

일용엄니로 강한 인상을 남긴 영향으로 김씨는 이후로도 주로 괄괄한 성격의 노인 또는 어머니 역할을 주로 맡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1980년대 영화계에도 진출한 고인은 '슈퍼스타 감사용(2004년), '마파도'(2005), '가문의 위기- 가문의 영광2'(2005), '맨발의 기봉이'(2006), '헬머니'(2014)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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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전원일기' 드라마 '전원일기' 출연진. 고인이 된 배우 김수미는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MBC플러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70대에 접어든 고령에도 활동을 쉬지 않고 최근까지도 연기를 계속했다. 2022년에는 tvN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에 본인 이름과 같은 역할로 특별출연했고,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가문의 영광:리턴즈'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고인의 연기력을 논할 때 코미디 연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2005∼2006년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3에서 뱀파이어 역할을 맡기도 했으며, 2011년 영화 '사랑이 무서워'에선 아들 역할의 임창정을 코믹하게 혼내는 장면등이 두고두고 회자하는등 개긱한 연기로도 알려졌다.

영화나 드라마뿐 아니라 고인은 뮤지컬 '친정엄마'의 주인공 봉란 역할을 맡아 건강이 악화하기 직전인 올해 5월까지 무대에 올랐다.

식품관련 소속 사업사와의 갈등등에 이어 뮤지컬 '친정엄마'가 표절시비에 휘말려 지난 해부터는 출연료를 전혀 받지 못했고 최근 관련소송을 준비중이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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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수미네 반찬' [tvN 제공]

요리 솜씨가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난 고인은 연기 활동과 별개로 음식을 주제로 하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2020년까지 방영된 tvN 예능 '수미네 반찬'에서는 최현석, 여경래 등 유명 셰프들에게 요리 비결을 전수했다.

아울러 자신의 이름을 건 간장게장 사업을 했고,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 사업을 접은 뒤로도 간장게장 모델로 활동했다.

평소 인심이 넉넉하기로도 유명한 그는 함께 연기하거나 예능에서 호흡을 맞춘 신현준, 탁재훈, 장동민 등 주변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고인을 따르며 모자 사이처럼 지내는 후배들도 여럿이었다.

이런 좋은 인상과 뛰어난 입담 덕분에 고인은 다른 예능에서도 꾸준히 활약했다. 2022년부터는 tvN 예능 '회장님네 사람들'에서 '전원일기' 동료 배우인 김용건, 이계인과 고정 출연했으나 지난달 그의 건강 악화로 방영이 중단됐다.

이외에도 '익스큐수미: 일단 잡숴봐'(2023), '수미산장'(2021), '밥은 먹고 다니냐?'(2019) 등에 고정 출연했다.

생전의 故 김수미와 며느리 서효림(본명 유하영) 출연의 추석특집 방송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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