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형 산불 "통제불능 상태 며칠 더 갈 것"
고온 강풍 이어지며 24시간 만에 3배 규모로 커져
지난 10일(현지시간) 홍수가 강타한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모조케르토에서 주민들이 침수된 집에 앉아 있다.
인도네시아 산사태
9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수카부미에서 산사태로 붕괴된 주택 잔해를 구조대원들이 치우고 있다. 2024.12.10.
올 해는 크리스마스를 코 앞에 두고도 지구 전역이 기변 발생 현상들로 또 난리가 났다.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는 폭발성 홍수와 산사태로 인해 10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고 지난 10일 구조대가 밝혔다.
적도 남반부 열대지역으로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는 달리 본래 11월에서 3월까지가 우기에 해당되나 지난주부터 내린 폭우로 강둑이 터지고 서부 자바주 수카부미 지역 170여개 마을을 휩쓸어 버린 것이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주민 약 1천명에게 먼저 대피하라고 경고했으나 사실상 이어 수 천명이 대피하고 난민화 될 우려에 처했다.
재난 관리 당국은 이번 홍수와 산사태로 172개 마을에서 주택 1천170채가 지붕까지 물에 잠기고 400여채가 붕괴할 위험인 상황이며 다리 31개와 도로 81개, 약 539만㎡ 크기의 논이 파괴됐고 3천명 이상이 대피소로 피신했다고 발표했다.
현지 방송은 홍수로 자동차와 오토바이, 소 등이 휩쓸려 내려가는 모습을 보도했다.
한편 남반부는 여름철을 맞아 쩔쩔 끓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올해 세 번째 폭염을 겪고 있으며 지난주부터 시작된 폭염은 이번 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남아공 기상청은 기온이 41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했다.
호주 남부도 극심한 더위 폭염이 전역을 쩔쩔 달구고 있는 가운데 남부 빅토리아에서는 대형 산불로 지역 주민 수 천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빅토리아주, 노던 준주 및 뉴사우스웨일스주 전역에 걸쳐 휩쌓이고 있는 폭염으로 드디 빅토리아주는 12월 기온이 5년만에 최고를 찍었다.
호주 기상청은 16일(현지시간) 빅토리아주 북서부에 위치한 월프 기온이 47.1℃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빅토리아주에서 기록된 12월 기온 중 다섯번째로 높다. 역대 최고 기록은 2019년 12월 20일에 기록된 47.7℃다.
17일(현지시간) 시드니는 33℃까지, 펜리스와 리치먼드 등 서부 지역은 42℃까지 치솟았다.
폭염이 정점을 찍는 가운데 호주 AAP 통신 등에 따르면 며칠 전부터 빅토리아주 멜버른에서 서쪽으로 240㎞ 떨어진 그램피언스 국립공원으로 대형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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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빅토리아주 산불 [호주 소방청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일(현지시간) 호주 소방 당국은 인근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등 화재 경보를 최고 위험 등급으로 상향했다.
소방차 100여대와 항공기 25대를 동원해 산불 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산불 규모는 24시간 만에 3배로 커지고 있다.
호주 소방청 개리 쿡 부국장은 이번 불이 이미 340㎢에 달하는 숲을 태웠으며 고온과 강한 바람이 계속되고 있어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지고 있다며 "앞으로 며칠 동안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는 26일 이 지역 온도가 최고 39도까지 오르고 강풍이 예고돼 있어 빨리 불을 잡지 못하면 더 심각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호주는 여름만 되면 고온에 강풍이 겹치면서 산불로 큰 피해를 보고는 한다.
2019∼2020년에는 6개월 넘게 산불이 이어지면서 18만6천㎢가 불에 탔고 33명이 사망하는 등 '블랙 서머'(Black Summer)라 불리는 최악의 산불이 발생하기도 했다.
1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말리부에서 확산 중인 산불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미국 북동부는 폭설로 생사를 가르는등 난리가 난 가운데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서부 관광명소 말리부 해변에는 대형 산불로 주민들이 불안으로 떨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 50분께 말리부 해변의 캐니언 로드 일대에서 산불이 시작돼 이날 오전 9시까지 2천200에이커(약 8.9㎢) 면적으로 확산했다.
여의도 면적(4.5㎢)의 2배에 달하는 크기다.
당국은 쉽게 불길을 전혀 잡지 못했고 뒷 날에도 화재 진압률이 0%일 정도였다.
이 불은 말리부 해변에 즐비한 고가의 저택들을 비롯해 8천100여채의 구조물이 불안으로 떨어야 했으며 이 가운데 약 2천여채의 주민에게는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또 잠재적인 위험이 있는 6천명의 주민에게는 즉시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경보가 발령됐다.
이번 산불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전문가들은 최근 캘리포니아 지역의 기후 변화와 함께 증가한 고온 건조한 날씨가 산불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말리부 지역은 겨울철 강수량이 적고 바람이 강한 특성을 보여 대체로 산불에 취약하며, 당국은 전기 시설의 이상 여부나 방화 가능성등을 포함해 다양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다만 말리부 산불은 단순한 자연 재해를 넘어 기후 변화와 인간 활동이 얽힌 복잡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는 시각들도 없지 않다.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산불 대응 체계가 요구되고 있으며 실현 가능한 플랜으로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의 마련이 절실할 것이다. 대통령이 바뀌는 새 해를 앞 두고 마냥 연중 행사(?)인냥 발생하는 산불로만 지속 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도 점쳐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