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세계경제 침체 확률 60%"…커진 R 경고음

상호관세의 평균 실효세율 23% 이상 인플레이션 곡소리

…부자감세 전가론 상대당 밀월기부터 공세 나서

월가, 美경기침체 진입 경고…UBS "美, 기술적 침체 예상"

보이지 않는 거시경제 충격

재고 쓰레기 떨이 페스타 기시감

올해 연준 금리인하 "4회" or "0" 엇갈리는 예측들

'채권왕' 빌 그로스 "떨어지는 칼날" "깊은 (빡침) 시장 이벤트"

매파 날끝 바닥 예측 함구(?)

"납품업체들 관세 부담 소비자에 전가…더 저렴한 생산지 모색"

WSJ "적은 마진 탓 가격인상 불가피…베트남 대신 인도 등으로 공장 옮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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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트럼프 관세 폭풍' 속으로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고율의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미국과 세계 경제가 침체국면에 진입할 위험이 커졌다는 경고가 월가에서 나오고 있다.

◇ 경기침체 전망 잇따라…역성장 전망도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투자자 노트에서 상호관세가 올해 인플레이션을 1.5%포인트 올릴 수 있는 반면 개인소득과 소비지출을 억누를 수 있다며 "이 효과만으로도 미국 경제를 위험할 정도로 침체에 가까워지게 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상호관세의 평균 실효세율이 23% 이상이라고 평가하면서 이 같은 관세율은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했던 1차 세계대전 발발 이전 시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JP모건체이스의 브루스 카스만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투자자 노트에서 "올해 세계 경제 침체 확률이 40%에서 60%로 높아졌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를 1968년 이래 가계와 기업에 대한 최대 규모의 세금 인상이라고 표현하면서 "보복, 미국 기업의 심리 위축, 공급망 붕괴 등을 통해 이번 세금 인상의 영향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또 "발표된 정책들이 전면적으로 시행되면 우리의 전망에 반영되지 않은 상당한 거시경제적 충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따라서 이러한 정책들이 지속된다면 올해 미국 경제와 아마도 세계 경제를 경기침체에 빠뜨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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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발표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UBS의 조너선 핑글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호관세 여파로 미국 경제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는 기술적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핑글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확장세는 이미 둔화되고 있었고, 재정지원은 약해지고 있었으며, 소비 강도도 축소되고 있었다"며 상호관세 발표 이전에 이미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약화 징후를 보이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노무라 증권은 관세를 반영함에 따라 올해 미국 경제가 0.6% 성장에 그치고 인플레이션은 4.7%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비해 바클레이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미국 경제가 0.1% 역성장(반락?) 할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인플레이션은 3.7%로 예상했다.

◇ 미국 금리인하 "4회" "0"…딜레마 보여줘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 마크 해펠은 투자자 노트에서 올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대 4차례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선 올해 2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모건스탠리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가펜은 연준이 금리를 전혀 내릴 수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가펜과 그의 팀은 연준이 오는 6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을 접고 연준이 다시 금리를 내리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펜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단기적 파장을 빠르게 완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전망이 극명히 엇갈리는 것은 현재 경제의 딜레마가 얼마나 이례적이고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다만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이날 잠시 4%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올해 연준이 네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데 시장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음을 뜻한다고 블룸버그는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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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게티이미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에버코어 ISI에서 중앙은행 전략을 총괄하는 크리슈나 구하는 2~3회 금리인하 전망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경기침체 국면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되지 않을 가능성, 2~3회 인하될 가능성, 5회 이상 인하될 가능성이 모두 거의 같다"고 말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이날 한 행사를 위해 사전 배포한 연설문에서 관세로 성장이 둔화하고 인플레이션 하락이 지연되는 상황을 내다봤다.

쿡 이사는 "인플레이션은 상승, 성장은 하락으로 위험이 치우쳐진 시나리오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며 "이런 시나리오는 통화정책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 양쪽 모두에 불확실성과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책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전망을 바꿀 수 있는 상황을 계속 주시해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상품 가격 상승을 언급하며 이는 관세가 비용을 높일 수 있다는 판매자들의 기대감을 부분적으로 반영한 것일 수 있다면서 관세는 일반적으로 전체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리지만 "통화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타델 증권의 미국 인플레이션 책임자 더럼 아브릭은 "(2월 3.1%를 기록한) 근원 CPI가 4.5%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우리는 향후 3~6개월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향후 1년~1년반까지도 지속적인 압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애나 옹은 "올해 4분기 근원 PCE 상승률 전망치를 이전 2.8%에서 3.0%로, 실업률 전망치를 4.5%에서 4.8%로 상향 조정한다"며 "관세에 따른 부담 대부분이 노동 시장과 기업 이윤에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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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 "떨어지는 칼날 잡지 마라"…미국 증시 추가 하락 경고도

뉴욕증시가 추가 하락을 이어갈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RBC캐피털마켓츠의 로리 칼바시나가 이끄는 주식전략팀은 상호관세 여파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4,900∼5,300으로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월 고점 대비 낙폭이 최대 20%에 이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칼바시나 전략가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추가 조치가 부여되지 않은 점과 협상 여지가 남았다는 점은 희망적인 요인이라고 지목하면서도 예외 조항의 부재와 최종 관세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 지속, 경제 심리 악영향 등을 우려 요인으로 지목했다.

'채권왕' 빌 그로스도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이번 매도세는 해결의 실마리가 거의 보이지 않는 "깊은 시장 이벤트"라며 관망세를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채권운용사 핌코의 공동창립자인 그로스는 "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려고 해선 안 된다"며 "이것인 부정적인 결과를 즉각 초래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1971년과 금본위제 종말과 비슷한 서사적인 경제 및 시장 이벤트"라고 진단했다.

인도 칸들라항의 컨테이너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과 상품 선택지 감소에 대비해야 하게 됐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유통업체에 제품을 납품하는 기업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비용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수십 년에 걸쳐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한 가운데 납품업체들이 최소한의 중간이윤만을 유지한 채 제품을 공급해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높은 인건비 탓에 노동집약적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산지를 바꾸는 것도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 상하이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의 에릭 정 회장은 기업들이 미국에 대한 판매를 줄이거나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할 수 있다며 "관세로 인해 소비자의 선택지는 줄고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호주의 보호장갑 제조업체 안셀은 관세 인상을 반영해 4일 미국 내 제품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안셀 측은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계획을 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수 납품업체는 즉각적인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는 대신 개별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인하 또는 철회할 가능성에 기대를 걸며 관망세를 취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관세 인하 기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의 통화 사실을 밝히면서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베트남에 46%의 초고율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미국과 협정을 맺을 수 있다면 베트남의 관세를 '0'으로 낮추고 싶다"라고 말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했다.

한편 상호관세율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멕시코, 브라질, 인도 등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이 책정된 국가들이 승자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 고율 관세가 책정된 아시아 지역의 생산기지가 이들 국가로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 가구협회에 따르면 중국과 베트남은 미국이 수입하는 가구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노트북 컴퓨터의 경우에도 중국, 베트남, 태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대부분을 제조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업체들은 노동집약적 제품의 생산공장이 미국으로 이전될 것이란 기대가 비현실적이라고 여긴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에 숙련 노동자와 공급망 체계가 부족한 데다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란 것이다.

전미제조업협회는 미국 제조업 노동자의 2023년 평균 급여는 복지 혜택을 포함해 10만3천 달러(1억5천만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이는 중국의 평균임금보다 4배 높은 수준이라고 WSJ은 전했다.

전미 의류·신발협회의 스티브 라마르 회장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기지가 대규모로 미국으로 돌아오는 게 선택지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글로벌개발센터(CGD)의 찰스 케니 연구원은 "중국의 공장들은 이미 베트남으로 이전했고, 다음 장소는 관세가 상대적으로 낮은 인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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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arimanzu.today/View.aspx?No=3603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