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 예초기 불똥에도 삽시간에 산불로 번져
...밭 야생동물 침입방지용 철재 울타리 용접작업 불씨도 주변으로 급속 확산
경남서 하루 세 지역 산불…산청·김해 야간 대응 돌입
강한 바람·건조한 날씨 등으로 진화 지연…함양 산불은 주불 진화 완료
사흘간 사상자 10명·이재민 1천988명·주택 110동 불에 타
중대본 "산청·의성 등 동시 산불로 산림 7천778㏊ 피해"
울주 산불 이틀째 192㏊ 피해 추산...밤새 강풍 예상, "내일도 주불 진화 장담 못 해"
'동백 군락 천연기념물' 울산 목도 섬 화재…200㎡ 불타
잇단 산불에 국가유산 피해 속출…900살 은행나무도 불타
하동서는 두방재 부속 건물 2채 전소…국가유산 피해 3건
강원 정선 산불로 명승'백운산 칠족령' 지정 구역 일부 소실
수일째 대형 산불이 확산한 경남에서는 23일 지역 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거나 이어졌다.
이날 함양에서 발생한 산불은 신속하게 주불 진화가 이뤄졌으나, 사흘째인 산청 산불과 이틀째인 김해 산불은 강한 바람으로 인해 불티가 이리저리 휘날리는 비화 현상 및 건조한 날씨 등으로 진화에 애를 먹으며 산불 야간 대응에 돌입했다.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의성군 산불 야산 인근 현장에서 산불이 확산되고 있다.
산 집어삼킨 산불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의성군 산불 현장에서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2025.3.23
◇ '사흘째' 산청 산불 진화율 70%…밤샘 진화 예정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산청군 시천면 산불 진화율은 70% 수준으로 하동 옥종면 일부까지 번진 상태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헬기 32대, 인력 2천452명, 차량 244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강한 바람 등으로 산불 확산세가 강해 야간산불 대응에 나섰다.
일몰로 현재 헬기는 모두 철수했으며, 인력과 차량을 구간별로 배치해 민가 확산을 저지하며 밤샘 진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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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지기 전에 필사의 진화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산불 사흘째인 23일 경남 산청군 단성면 야산으로 번진 산불을 헬기가 물을 뿌려가며 진화하고 있다. 2025.3.23
의성 산불 현장에 투입된 산림청 헬기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의성군 산불 발화지점 인근 야산에서 산림청 헬기가 산불 진화를 하고 있다. 2025.3.23
고온·건조한 날씨 속 산불 진화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의성군 산불 발화지점 인근 야산에서 산림청 헬기가 산불 진화를 하고 있다. 2025.3.23
산불영향구역은 1천379㏊이며 총 화선은 45㎞다. 이 중 13.5㎞를 진화 중이고, 31.5㎞는 진화가 완료됐다.
이 산불로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인근 주민 589명이 동의보감촌 등으로 대피했다.
산림당국은 지난 21일 오후 3시 28분께 산불이 발생한 뒤 약 3시간 만인 오후 6시 40분께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가 발령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불은 화재 현장 인근 농장에서 잡초 제거를 위해 예초기를 사용하던 중 불씨가 튀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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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온양읍 산불 현장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현장 모습. 산림 당국은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중이다. 2025.3.23 [산림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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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덮친 산청군 마을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산불 사흘째인 23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태마을 주택가가 산불로 폐허로 변해 있다. 2025.3.23
산불이 남긴 폐허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의성군 안평면의 한 주택이 산불로 전소돼 폐허가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5.3.23
◇ 김해 산불 진화율 96%…헬기 철수로 야간산불 대응 태세
김해 한림면에서 전날 발생한 산불의 진화율은 이날 오후 6시 현재 96%로 나타났다.
산림당국은 헬기 9대, 인력 397명, 차량 40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서 주불을 거의 진압했으나, 밤이 되며 헬기 등 일부 장비가 철수해 야간 진화 대응을 이어간다.
해가 지면서 철수한 헬기 대신 인력과 차량을 진화선 구축 및 민가 확산 저지에 동원한다.
이곳 일대에는 오전 7시부터 '산불 2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산불영향구역은 90㏊이며 총 화선은 5㎞로 0.2㎞를 진화 중이고, 4.8㎞는 진화가 완료됐다.
또 산불로 인해 인근 마을 주민 98가구·148명이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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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양 산불 3시간 25분 만에 주불 진화…용접 불씨 원인
이날 낮 12시 25분께에는 함양군 유림면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
'산에서 연기가 많이 난다'는 신고를 받은 산림당국은 현장에 헬기 7대와 인력 105명, 장비 5대 등을 투입해 진화작업에 나섰다.
이후 약 3시간 25분 만인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주불을 진화 완료하고 현재 잔불을 정리 중이다.
산림당국은 잔불 정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화재 및 재산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이다.
불은 화재 현장 인근 밭에서 60대 A씨가 야생동물 침입방지용 철재 울타리 용접 작업을 하던 중 불씨가 주변으로 튀어 번지며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경찰청은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입건하고 관련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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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유림면 산불
23일 오후 경남 함양군 유림면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 사진은 화재 현장에서 연기가 치솟는 모습. 2025.3.23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 울주군 온양읍 산불 현장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현장 모습. 산림 당국은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중이다. 2025.3.23 [울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경남도, 산청 중심으로 총력 대응…박완수 지사 긴급 담화
경남도는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산청을 중심으로 주불 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총력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이날 오전 도내 시장·군수 영상회의를 열고 시군별 산불 예방과 초동 진화에 전 행정력을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또 도민 협조를 당부하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소각행위 및 입산 시 화기물질 소지 금지 등 안전 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도는 하루 200여명의 도청 직원을 산불 현장에 긴급 투입해 잔불 정리 등 확산 방지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방진마스크 등 산불 진화 장비도 긴급히 현장에 제공했다.
도민 대상 행동요령 문자 발송, 부상자에 대한 신속한 치료 지원, 사망자 유가족을 위한 장례 절차 지원 등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한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불에 탄 목도
[울산해경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3일 오후 4시 3분께 천연기념물인 울산 목도(目島)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200㎡가량이 불에 탔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을 목격했다는 낚시객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은 헬기를 동원해 1시간 50여분 만에 진화했다.
진화 과정에 목도 인근 기업체 자체 소방대와 울산해양경찰서 해양재난구조선 등도 동원됐다.
소방 당국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목도는 대규모 동백나무 군락이 매력적인 숲으로 천연기념물 65호(1962년 지정)다. 한때 동백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으나, 천연기념물인 숲이 인위적으로 훼손되면서 1992년부터 출입이 금지됐다.
청성면 조천리에 난 산불
23일 오전 11시 55분께 충북 옥천군 청성면 조천리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났다. 2025.3.23 [충북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북도에 따르면 23일 오전 11시 55분께 옥천군 청성면 조천리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났고 고온 건조한 날씨 속에 발생한 산불은 바람을 타고 인접한 영동군 용산면 부상리 야산으로 번졌다.
불이 확산하자 산림 당국은 오후 2시 40분에 '산불 1단계'를, 오후 4시 10분에 '산불 2단계'를 차례로 발령했다.
산불 1단계는 피해 면적 30㏊ 미만, 진화 시간 8시간 이내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2단계는 피해 면적 50∼100㏊, 진화 시간 48시간 이내로 예상될 때 발령한다.
산림 당국과 지자체는 헬기 9대와 산불 진화차, 소방차 등 차량 32대, 산림청 특수진화대 등 인원 295명을 투입해 총력 대응한 끝에 오후 8시께 주불을 잡았다.
당국은 잔불 진화인력과 지자체 임차 헬기를 주변에 대기시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으며, 이 번 산불로 옥천군 청성면의 80대 남성이 손에 1∼2도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영동군 용산면 부상리 도내마을 6가구 주민 11명이 안전한 곳으로 일시 대피하기도 했다.
산림 당국은 임야 등 소실 면적을 39.6㏊로 추정했다.
불에 탄 하동 두양리 은행나무
[경남 하동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산불 피해를 본 하동 두양리 은행나무
[경남 하동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 번 산불로 수령이 900년에 이르는 은행나무도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국가유산청과 경남 하동군 등에 따르면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하동 옥종면 일부로 확산하면서 경상남도 기념물인 '하동 두양리 은행나무'가 불에 탔다.
일부 가지는 남아 있으나, 상당 부분이 꺾이거나 불에 탄 것으로 파악됐다.
정확한 상황은 추가 조사가 더 필요할 전망이다.
두양리의 은행나무는 고려시대 강민첨(963∼1021)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한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은 "강민첨 장군이 심은 나무로 전한다"며 "강 장군은 진주향교에서 공부하다가 이곳에 와서 조상의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냈다"고 설명한다.
경상남도 기념물 '하동 두양리 은행나무'
2015년 촬영한 사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나무의 높이는 27m, 둘레는 9.3m이며 나이는 900년 정도로 추정된다.
1983년 도 기념물로 지정됐으며,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신성하게 여긴다고 한다.
국가유산포털에 공개된 안내판 설명에는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에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드리면 바라는 것이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어 자주 찾아오고 있다"고 돼 있다.
강민첨 장군을 모신 사당인 하동 옥종면 두방재도 이 번 산불에 피해를 봤다.
경남도 문화유산자료인 두방재는 지난 22일 부속 건물 2채가 전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두방재 역시 하동으로 불길이 번지면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주말과 휴일인 22∼23일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국가유산은 오후 5시 기준으로 총 3건이다.
국가유산 자체 피해가 2건, 주변 피해가 1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남 2건, 강원 1건이다.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 '하동 두방재' 모습
2015년 촬영한 사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원도에서는 정선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명승 '백운산 칠족령'의 지정 구역 일부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산불은 진화된 상황이다.
국가유산청은 재난안전상황실을 운영하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산불이 발생한 지역 주변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피해가 발생한 국가유산은 응급 복구 계획을 세우고 긴급 보수비 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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