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지명국 교수팀 연구…네이처 천문학 게재

X
페르세우스 은하단의 암흑 물질 분포 [연세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연구진이 약 50억년 전 페르세우스 은하단에서 발생한 거대한 충돌의 흔적을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

21일 연세대에 따르면 천문우주학과 지명국 교수 연구팀은 지난 1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일본 국립천문대 스바루 망원경 심측 관측 데이터를 활용해 중력렌즈 효과를 정밀 분석한 결과 지구에서 약 2억 4천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페르세우스 은하단이 암흑물질 덩어리와 충돌한 흔적을 발견했다.

중력렌즈 효과는 질량이 큰 천체로 인해 배경의 빛이 굴절되면서 렌즈로 들여다본 것처럼 확대돼 보이는 현상을 지칭한다.

연구팀은 페르세우스 은하단 중심에서 약 140만 광년 떨어진 위치에 태양 질량 200조배 규모의 암흑물질 덩어리가 존재하며, 이 덩어리가 은하단 본체와 '암흑물질 다리'로 연결된 것을 확인했다. 이는 두 천체가 과거에 실제로 충돌했다는 '직접 증거'로 해석된다.

연구팀은 또 수치 모사(컴퓨터 시뮬레이션)를 통해 이 암흑물질 구조가 약 50억 년 전 페르세우스 은하단과 충돌을 일으켰으며 그 흔적이 현재 은하단의 구조에 남아 있음을 밝혀냈다.

태양 질량의 600조 배에 이르는 초대형 은하단인 페르세우스 은하단은 그간 충돌의 뚜렷한 흔적이 없어 '교과서적인 안정된 은하단'으로 여겨진 바 있다.

지 교수는 "그동안 페르세우스 은하단은 안정된 상태로 인식돼 왔지만, 이번 연구는 그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은하단 충돌 과정에서 입자 가속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후속 시뮬레이션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X
연세대 지명국 교수(왼쪽), 김형한 연구원 [연세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ESA/Euclid/Euclid Consortium/NASA, image processing by J.-C. Cuillandre(CEA Paris-Saclay), G. Anselmi
▷ 참고 : 2022년 유럽우주국(ESA)과 유클리드 컨소시엄에 의해 개발된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으로 관측된 페르세우스자리 은하단.

페르세우스 은하단 중심부 Central regions Perseus galaxy cluster.
제우스와 다나에 사이에 태어난 아들로 메두사의 머리를 벴고 포세이돈의 저주 아래서 카시오페이아의 딸 안드로메다를 구한 뒤 아내로 삼으며 그 첫 째 아들이 훗날 페르시아의 왕가의 조상이 되는 파괴자 영웅 페르세우스의 이름을 땄으나 모습은 흡사 소(?) 머리처럼도 보인다.

2014년12월11일 페르세우스 은하단 중심부(Central regions Perseus galaxy cluster)에서 암흑물질의 신호가 발견되었다. (사진 : NASA)
ESA(유럽우주국)의 XMM뉴튼 우주선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던 연구진은 안드로메다 은하와 페르세우스 운하 2개의 다른 천체가 이전에 보지 못한 X선을 방출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빛에는 반응하지 않아 직접적인 방법으로는 관측할 수 없는 암흑물질(dark matter)의 신호가 발견된 것으로, 비활성중성미자가 붕괴하면 X선을 방출하는데 연구진은 이것이 안드로메다와 페르세우스 은하군에서 방출되는 불가사의한 신호의 암흑물질 입자일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