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파악·보전 '청신호'…매년 6∼8마리 국내로 찾아와 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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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제비갈매기. [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구상에 불과 100마리 정도만 남은 뿔제비갈매기의 유전정보를 국내 연구진이 완전히 해독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은 11일 뿔제비갈매기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 약 11억7천만개의 염기서열을 염색체 단위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유전정보 확보는 종 생태를 파악하고 보존방안을 마련하는 핵심적인 단계다.
연구진이 국내에 서식하는 뿔제비갈매기들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1만개 중 5개 정도만 달라 유전적 다양성이 매우 낮았다. 이는 국내 서식 개체들이 근친 번식으로 태어났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다른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자이언트판다는 개체들 사이의 염기서열 1만개 가운데 12개, 두루미는 1만개 가운데 17개 정도가 차이 난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은 이번에 확보된 유전정보를 토대로 체계적인 보전·복원 전략을 마련할 방침이다.
뿔제비갈매기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위급종'(CR)으로 지정한 철새다.
위급종은 9단계의 IUCN 적색목록 분류 가운데 '절멸'과 '야생절멸'에 이어 3번째로 단기간 내 멸종할 가능성이 큰 종을 의미한다. 절멸은 '마지막 개체가 죽었다는 사실에 합리적 의심이 없는 상태'이고, 야생절멸은 '서식지에선 절멸했으나 동물원 등에서 사육되는 개체만 있는 상태'다.
뿔제비갈매기는 1937년 중국 산둥반도에서 21마리가 채집된 이후 보이지 않아 멸종된 것으로 여겨지다가 2000년 6월 대만 한 무인도에서 4쌍이 관찰돼 '생존'이 확인됐다. 이후 중국에서 뿔제비갈매기 복원사업이 진행돼 현재는 세계적으로 100마리 정도가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선 2016년 산둥반도와 위도가 비슷한 전남 영광군 칠산도에서 괭이갈매기 무리 속에서 알을 품은 뿔제비갈매기가 처음 발견됐다.
이후 매년 6∼8마리 뿔제비갈매기가 국내로 찾아와 번식하고 있다.
국내에선 2022년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됐다.
뿔제비갈매기가 멸종위기에 처한 이유로는 인간의 무분별한 알 채집이 꼽힌다.
뿔제비갈매기는 한 번 번식할 때 알을 하나만 낳는다.
큰제비갈매기와 교잡·경쟁, 태풍에 의한 피해 등도 멸종위기에 처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