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결혼식 막겠다"…伊베네치아 시민단체 육탄저지 예고

26~28일 초호화 결혼식 앞두고 반발 "부자의 전용 파티 안돼"

베이조스 '초호화 베네치아 결혼식'에 그린피스까지 반기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 원색적(?) 보다 더 적대적 대형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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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 펼쳐진 대형 현수막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그 유명한(?) IF YOU CAN이 CATCH ME를 떼고 등장했다.


베이조스 "니가 니 결혼식을 위해 베니스를 빌릴 수 있으니 넌 세금 더 많이 낼 수 있네. (발발이 새끼야)" ; 너 뭔데? 이탈리아 시민이라도 돼? 세금 대체 얼마나 내왔다고 여서 이(돈) 지랄을? 교활한 이 사기꾼 새끼야. 뭐 대략 그런 뉘앙스.

아마존 창립자인 억만장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초호화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 알려지자 현지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베네치아는 돈으로 살 수 있는 도시가 아니다"라며 결혼식 당일 식장 진입 저지 시위까지 예고했다.

16일(현지시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베이조스와 약혼녀 로런 산체스의 결혼식이 오는 26일부터 사흘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베네치아에서 열린다.

이번 결혼식은 세계적인 명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대규모 이벤트로 그 홍보비만 적지 않은 규모로 추정되지만 이탈리아 현지인들의 시선은 곱지가 않다.

2014년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와 인권변호사 아말 알라무딘의 결혼식 당시 지출만 1,300만 달러 이상이었던 만큼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번 결혼식이 베네치아에 수백만 유로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기대감 섞인 설레발까지 떨고 있으나 반응은 영 시원찮은 것.

참석 예정 하객 인사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킴 가다시안, 가수 믹 재거와 케이티 페리, 배우 에바 롱고리아와 올랜도 블룸 등 약 200명이 초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부 산체스는 사흘 동안 총 27벌의 드레스를 갈아입는다고 한다. 베이조스는 하객들의 편의를 위해 베네치아의 수상택시를 모두 예약하고, 그리티 팰리스, 다니엘리, 벨몬드 호텔 치프리아니 등 최고급 호텔 여러 곳을 통째로 예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치아 당국자측은 이번 결혼식을 주요 7개국(G7) 회의를 방불케 하는 대규모 행사로 묘사하고 도시가 들썩이고 있다고 전하며 열심히 커버(?)치는 모습이다.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뿐만 아니라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과 미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의 사주로서 세계 2위의 자산가로 자리하고 있고, 2019년 첫 부인 매켄지 스콧과 25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이혼했으나 자녀 4명을 두고 있다. 약혼자 로런 산체스는 폭스 TV 등 방송 기자 출신의 사업가로, 2019년 첫 남편 패트릭 화이트셀과 이혼했으나 그와의 사이에 자녀 2명을 두고 있다. 화이트셀은 할리우드 대형 기획사 WME의 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지 시민단체들은 이 초호화 결혼식을 '도시의 상품화'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

'No Space for Bezos'(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라는 구호로 뭉쳐진 이들이 시내 곳곳에 반대 포스터를 붙이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 펼쳐진 대형 현수막.

그 유명한(?) IF YOU CAN이 CATCH ME를 떼고 등장했다.

베이조스 "니가 니 결혼식을 위해 베니스를 빌릴 수 있으니 넌 세금 더 많이 낼 수 있네. (발발이 새끼야)" ; 너 뭔데? 이탈리아 시민이라도 돼? 세금 대체 얼마나 내왔다고 여서 이(돈) 지랄을? 교활한 이 사기꾼 새끼야. 뭐 대략 그런 뉘앙스.


일부 활동가들은 결혼식 당일, 결혼식이 열리는 성당 앞 수로를 고무보트와 배로 막고, 육로는 시위대로 육탄 봉쇄해 하객 진입 자체를 저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번 캠페인에는 베네치아의 대표적 반관광 시민단체 'No Grandi Navi'(초대형 유람선 반대 모임)는 물론 반파시스트 시민단체 ANPI까지 동참했다.

이들은 베이조스를 "노동 착취와 조세 회피, 디지털 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 비판하며 이 같은 초호화 행사가 도시의 공공공간을 부자 개인의 전유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논란이 된 것은 결혼식 장소다.

결혼식장인 미세리코르디아 성당은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이 소유한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곳으로, 공공시설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됐다.

(참고로 베이조스는 캐톨릭 신자다. 그의 양친은 덴마크 계 미국인으로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브루냐로 시장은 "매일 15만명의 관광객이 오는 도시에 200명의 하객이 온다고 문제가 될 건 없다"며 반박했다. 현지 관광업계와 호텔, 수상택시 업계 등은 결혼식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것. 일부 웨딩 관련 업체는 결혼식 특수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기대에 대해 "부자들을 위한 잔치의 부스러기를 두고 기뻐하는 격"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이익은 소수 대기업과 일부 고급 호텔로 돌아갈 뿐, 정작 베네치아 시민 다수는 교통 통제와 공간 침해, 생활 불편만 감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베네치아 거리에 붙은 베이조스 결혼식 반대 포스터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조스 결혼식 장소로 알려진 미세리코르디아 성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6월 24일부터 3일간 강행 예정인 초호화 결혼식을 목전에 두고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도 반대 시위에 가세했다.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와 AP 통신에 따르면 그린피스 이탈리아와 영국 저항단체 '모두가 일론 머스크를 싫어해(Everyone Hates Elon)'는 이날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에 대형 현수막을 펼쳤다.

현수막에는 베이조스의 웃는 얼굴과 함께 "니가 니 결혼식을 위해 베니스를 빌릴 수 있으니 넌 세금 더 많이 낼 수 있네. (발발이 새끼야)"는 문구를 영어로 큼지막하게 적었다. 그러나 경찰이 곧바로 출동해 현수막을 수거해갔다.

시위 주최 측은 "베이조스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경제·사회 시스템 붕괴의 상징"이라며 "사회적 불평등과 기후 위기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한쪽에는 지구를 파괴하는 억만장자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그 피해를 감당하며 살아가는 수많은 일반 시민이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조스가 창업한 아마존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 성장했지만 지구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받아왔다. 수많은 포장재와 배송용 차량, 물류 인프라가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베네치아에서는 지난주부터 약 12개의 현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결혼식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 단체는 베네치아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리알토 다리에 "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No Space for Bezos)"라고 쓰인 현수막을 내걸고, 시내 곳곳에 반대 포스터를 부착하는 등 시위를 지속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관광도시 베네치아는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관광객 급증으로 인해 소음과 사생활 침해, 치솟는 집값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관광객에 밀려 떠나는 주민이 늘어나 베네치아 역사지구 내 인구는 1961년 13만명 이상이었으나 현재 5만명 미만으로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조스가 도시 전체를 사실상 전세 내듯 빌려 초호화 결혼식을 치르려 하자 현지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터져 나온 것.

시위가 연일 주목받자 베네치아 석호 생태계를 연구하는 학술기관 '코릴라'는 베이조스가 설립한 '베이조스 지구 펀드'가 자사의 연구 활동을 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릴라 측은 기부액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베이조스 측의 기부는 시위가 시작되기 훨씬 전인 지난 4월부터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베이조스와 약혼녀 산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 참석일 그녀의 복장은 세간에 논란(?)의 촛점으로 꽂혔다.

그녀의 란제리 패션에 대한 논란 가운데 그 상표를 굳이 묻는 인구는 얼마나 되었는지, 판매량이 올랐는지 등에 대하여도 알려진 바는 없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패션 명품 Dolce & Gabbana (돌체 & 가바나)로 알려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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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와 약혼녀 산체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