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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청 '고려인 청소년과의 대화'

4일 인천 연수구 재외동포 웰컴센터에서 열린 재외동포청 주최 '고려인 청소년과의 대화' 간담회에서 이상덕(앞줄 왼쪽서 3번째) 청장을 비롯해 고려인 관련 단체 관계자, 고려인 청소년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재외동포청 제공]

재외동포청(청장 이상덕)은 4일 인천 연수구 재외동포 웰컴센터에서 고려인 청소년 30여 명을 초청해 '고려인 청소년과의 대화'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CIS) 지역에서 태어나 성장한 뒤 부모와 함께 한국에 중도 입국한 고려인 청소년들이 겪는 정착 과정의 어려움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경기도 안성시 로뎀나무 국제대안학교(이사장 소학섭)에 재학 중인 고려인 고교생들과 함께 안성교육지원청, 아시아발전재단, 고려인 글로벌네트워크(KGN), 경희대 산학협력단, 고려인 청소년교육협의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참석한 학생들은 언어, 문화, 교육, 진로 등 여러 측면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차별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실질적인 지원과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김안나 학생은 "다른 한국 학생들처럼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고 공부하고 싶은데, 낯선 환경과 차별적인 시선 때문에 위축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로뎀나무 국제대안학교 졸업 후 모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이서현 씨는 "정착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몰라 답답했다"며 "오늘과 같은 간담회에서 우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큰 위로가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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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하는 이상덕 재외동포청장

4일 인천 연수구 재외동포 웰컴센터에서 열린 재외동포청 주최 '고려인 청소년과의 대화' 간담회에서 이상덕 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재외동포청 제공]

이날 간담회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바람도 제시됐다. 채예진 KGN 이사장은 "한국에 정착하려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어 교육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남철 아시아발전재단 상임이사는 "고려인 청소년들이 스스로 조상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학섭 이사장은 "고려인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정부에 직접 전달될 기회를 마련해준 데 감사하다"며 "정부가 다양한 정착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승덕 안성교육지원청 장학사는 "이처럼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은 것은 처음"이라며 "하반기에는 이주 배경 중·고등학생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지속해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은 "고려인 청소년들이 당당한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재외동포청이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며 "오늘 전달된 고충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재외동포청 이기성 정책국장은 오는 11일 충남 아산 호서대에서 열리는 '2025 전반기 고려인 청소년교육 협력 협회 포럼'에 참석해 고려인 청소년 교육과 진로 지원 방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 포럼은 아시아발전재단 주최로 열리며, '고려인 청소년과 학교 밖 교육', '고려인 청소년과 진로 교육 멘토링'을 주제로 진행된다. 손은숙 김해 글로벌 청소년센터장, 김기영 한양대 글로벌다문화연구원 연구위원, 전득안 광주 고려인 국제학교 이사장, 김동원 양산 고려인지원센터장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