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시속 10∼15㎞ 속도로 30여분 이상 질주…동물보호법 위반
건물옥상서 개 키우며 열악한 환경서 방치·학대…추가 정황도 나와
동물복지권과 시민단체 등 엄벌촉구 청원 이어져
천안동남경찰서, 전기자전거에 키우던 개 매달고 달려 죽음에 이르게 한 50대 견주 구속영장.
천안동남경찰서는 자신이 키우던 개를 전기자전거에 매달고 달려 죽게 하는 등 반려견을 학대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50대 A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7시 52분께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천안천 산책로에서 콜리 품종의 대형견인 '파샤'를 전기자전거에 매단 뒤 시속 10∼15㎞ 속도로 30분 이상 달려, 결국 이 개를 죽게 한 혐의다.
헐떡거리며 피를 흘리는 상태로 전기자전거에 끌려가는 개를 본 시민들이 A씨를 제지한 뒤 경찰과 천안시청 등에 신고했다.
기상청에 확인한 결과 당시 천안은 기온 28.1도, 습도 79%의 여전히 후텁지근한 날씨로 체감온도는 더 높았다.
피투성이로 넘어져 울부짖는 개를 두고 운동을 시켰을 뿐이라고 주장하던 견주에게서 구조된 개는 동물보호센터 이송 도중 죽었다고 알려졌다.
경찰은 제보 영상과 사망한 개의 상태 등을 토대로 견주가 잔인한 방법으로 개를 죽게 했다고 봤고, A씨가 상가주택 옥상의 열악한 환경에서 두 마리의 개를 키우며 방치·학대한 혐의도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최근 콜리 품종의 개 한 마리를 타지역으로 분양했는데, 당시 건강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학대가 의심된다는 수분양자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씨는 "개가 살이 쪄 운동시키려고 한 것일 뿐 죽일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이 온라인커뮤니티 등으로 확산하며 동물복지권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견주에 대한 구속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도 이어졌다.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에는 '파샤 사건의 엄벌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서명운동이 지난달 28일부터 진행 중인데, 이날 오후 4시 기준 4만900명이 넘는 인원이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