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 가격 오르나…멸종위기종 국제거래 규제 확대 논의

우즈베키스탄서 CITES 당사국 총회 개막

장어 덮밥


야생 동식물 국제 거래를 규제하는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국제거래협약'(CITES·워싱턴협약) 당사국 총회가 오는 27일 유럽연합(EU)이 제안한 장어 거래 규제 확대 제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CITES 당사국 총회는 이날 우즈베키스탄에서 개막됐다.

EU는 장어 18종 모두를 수출 규제 대상으로 삼자고 제안했으며 CITES 사무국은 '채택을 권고한다'는 의견을 이미 공표한 바 있다.

당사국 총회에 참여하는 나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최종적으로 채택된다.

교도통신은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 가결되면 회의 마지막 날인 12월 5일 전체 회의에서 정식 채택될 전망"이라며 "일본과 한국, 중국, 수출국인 미국 등은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U는 '유럽 뱀장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생김새가 비슷한 '일본 뱀장어' 등 뱀장어 속의 모든 종류를 규제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유럽 뱀장어는 워싱턴협약 부속서2에 기재돼 있다.

워싱턴협약 부속서2는 반드시 멸종위기에 처한 것은 아니지만 거래 규제를 하지 않으면 멸종될 위기에 놓일 수 있는 종을 기재한 문서로, 여기에 기재된 종들은 수출국 허가가 있으면 거래는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재되면 수출국 허가 등 절차를 밟아야 하는 만큼 유통 물량이나 가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는 것.

장어는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회유성 어종이다. 산란환경 등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고 재현이 어려워 인공부화 양식도 힘들다.

우리나라의 경우 뱀장어는 태평양의 깊은 바다에서 산란해 6개월 동안 성장한 다음 우리나라의 강으로 올라온다. 이런 특이한 생태적 특성 때문에 인공으로 뱀장어 알을 얻거나 부화시켜 양식하는 것은 대체로 불가능한 편이다. 따라서 매년 치어(실뱀장어)가 올라와 잡히는 만큼만 키울 수 있고, 풍, 흉년이 환경의 영향에 따라 다른 편이다.

요행히 올 해 한국 내 양식장에서는 치어가 풍년이었으나, 수출 판로 문제 앞 서 절차가 복잡해 질 우려가 더해진 것이다.

일본의 한 장어 덮밥 프랜차이즈 업체 사장은 "치어 수입이 어려워지면 양식 장어는 줄어들게 된다"며 "영향이 클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일본에서는 벌써 다방면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수요량의 70% 가량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나머지 30%는 중국산 치어 등을 받아 양식장에서 키워 공급하고 있다.

앞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14년 일본 뱀장어에 대하여 3단계의 멸종위기종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가까운 장래에 야생에서 멸종할 위험성이 높은 종(種)'으로 판정한 바 있다.

IUCN의 멸종위기종 지정은 생물의 생식 상황에 대한 과학적인 평가로 워싱턴협약의 거래 규제에 판단 재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