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 만찬은 베르사유궁 .... 프랑스 상원 첫 연설 "필수불가결 양국 관계에 최선"

류임현 기자 승인 2023.09.22 00:55 | 최종 수정 2023.09.22 01:03 의견 0

찰스3세, 프랑스 상원 첫 연설…"필수불가결 양국 관계에 최선"
국빈 방문 이틀째…우크라전·기후위기 거론하며 "영불 동맹 쇄신"

증조할아버지 초상화 앞에서 포켓에 손을 넣고 있는 찰스3세 영국 국왕의 사진. 찰스3세의 공식 초상화와는 반대켠 손이다.

20일부터 22일까지 2박3일간 이뤄질 찰스 3세의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 중 눈길을 끄는 것은 국빈 만찬이다. 만찬 장소는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 대신 파리 외곽의 베르사유궁으로 정해졌으며, 찰스 3세와 부인 커밀라 왕비를 위한 프랑스의 국빈 만찬 행사는 베르사유궁에서도 가장 유명한 일명 ‘거울의 방’에서 진행된다.

‘태양왕’ 루이 14세 시절 지어진 베르사유궁은 프랑스를 상징하는 보물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벽과 천장이 베네치아산 거울로 된 길이 73m의 공간인 거울의 방은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의 승전국인 프랑스·영국·미국과 패전국 독일 사이에 1919년 강화조약이 체결된 장소로 유명하다.

찰스 3세의 전임의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1957년 즉위 후 최초로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에도 같은 곳에서 성대한 국빈 만찬이 열렸다.

(파리 AP=연합뉴스) 찰스 3세 국왕 부부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부부가 20일(현지시간) 저녁 파리 외곽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리는 국빈 만찬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3. 9. 20.


첫 날 일정을 베르사유 궁전의 국빈 만찬으로 마무리 한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21일(현지시간)의 일정은 오전 파리 상원의 상·하원 의원을 상대로 한 기조연설로 시작 되었다. 찰스 3세 영국의 국왕은 프랑스의 상원에서 "국왕으로서 내게 주어진 시간 동안 영국과 프랑스 간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의 필수 불가결한 관계에 대한 저의 믿음은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하다"고도 말했다.

영국 국왕이 프랑스 상원 회의장에서 연설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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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상·하원 의원 상대로 연설하는 찰스 3세 (파리 AP·AFP=연합뉴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전날부터 찰스 3세는 즉위 후 처음으로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이다. 2023.09.21 clynnkim@yna.co.kr

찰스 3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 변화 위기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양국 간 협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 개시가 "우리 대륙에 대한 부당한 침략"이라고 규탄하고,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고 우리의 소중한 자유가 승리할 것이라는 걸 믿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면한 가장 큰 도전으로 "지구 온난화, 기후 변화, 자연의 치명적인 파괴"를 꼽으며 "미래 세대를 위해, 기후와 생물 다양성 비상사태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영불 동맹을 쇄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함께하면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찰스 3세는 아울러 "지난해 어머니(엘리자베스 2세)께서 돌아가셨을 때 프랑스 전역에서 보내준 조의에 감동했다"며 "여왕께서 우리가 결단력, 희망, 사랑으로 양국 간 관계를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영감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찰스 3세의 연설이 끝나자 의원들은 몇 분간 기립 박수를 보냈다.

찰스 3세는 이후의 일정으로 내년 파리 올림픽의 주 무대가 될 생드니 지역으로 이동해 스포츠 협회 관계자와 선수들을 만났으며, 오후엔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 현장을 둘러본 뒤 국립 자연사 박물관에서 기후·생물 다양성을 주제로 하는 연설도 예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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