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통신, 日닛케이 보도…"尹대통령·기시다, 17일 스탠퍼드대서 구상 밝힐듯"
"양자 기술 분야서도 협력…한미일 반도체 연계 방침 확인"
블루 암모니아 UAE 계획에 GS에너지, 일본 미쓰이물산 참여 VS. 롯데케미칼, 일본 미쓰비시상사...각 중동, 독일 에너지기업 협업 쏠림현상 여전 귀추 주목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악수하는 한일 정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17일 스탠퍼드대에서 함께 강연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교도통신이 8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경제 안보 분야에서 한일·한미일 협력을 설명하고,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하여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불법 사이버 활동으로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얻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미일 사이버 대책 강화를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반도체를 포함한 중요 광물의 공급망 구축과 인공지능(AI)을 둘러싼 한미일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운용특구'를 소개하며 투자를 호소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실리콘 밸리에서 활약하는 기업가들을 배출해 온 명문대에서의 강연을 통해 한미일의 노력에 대해 강한 인상을 심어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미일 정상은 지난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 회의에서 첨단 기술이 해외로 불법 유출되거나 탈취되지 않도록 기술 보호 조치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고 사이버 활동을 통한 제재 회피를 차단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공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미일은 고위급 안보 책임자가 북한의 사이버 활동에 대응하는 '사이버 협의체'를 출범시키기 위해 실무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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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리투아니아에서 만난 한일 정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또한, 한국과 일본이 탈탄소 연료인 수소와 암모니아 공동 공급망을 구축하고, 양자 기술 분야에서도 새롭게 공조하는 등 경제 안보 협력을 확대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7일 스탠퍼드대에서 '수소·암모니아 글로벌 밸류 체인' 구상을 밝히고 다변화하는 에너지 협업 생태에 대하여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한일 양국은 중동이나 미국 등 제3국에서 이뤄지는 수소·암모니아 관련 사업에 기업이 공동 출자할 때 정부·공공 금융기관이 자금을 지원하도록 할 방침이며, 아울러 2030년까지 세계 각지에서 수소·암모니아를 들여오는 해상 운송 공급망을 정비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닛케이는 "한국과 일본은 철강과 화학 등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산업이 발달했고, 연료를 수입산에 크게 의존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양국이 협력하면 가격 교섭력을 높일 수 있고, 안정적으로 연료를 조달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는 수소와 암모니아를 활용하면 국가나 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지만, 공급처 확보가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미 양국의 다수 기업들은 수소·암모니아 생산을 위해서도 손을 맞잡고 있는 상태다.
롯데케미칼, 일본 미쓰비시상사는 독일 에너지 기업 RWE와 함께 미국에서 연간 1천만t의 연료 암모니아를 생산해 이르면 2029년부터 조달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블루 암모니아'를 생산한다. 블루 암모니아는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블루 수소로 만드는 암모니아를 뜻한다.
또 GS에너지와 일본 미쓰이물산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의 계획에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2026년부터 블루 암모니아 100만t을 생산하는 이 프로젝트의 지분은 ADNOC가 80%를 보유하며, GS에너지와 미쓰이물산이 각각 10%씩 갖기로 합의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 함께 스탠퍼드대에서 학생들을 만나 "한일은 철강·화학 산업이 강하고, 수소·암모니아 활용을 추진한다."는 점을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 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한국과 양자 기술 협력도 언급할 것으로 내다보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과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가 각서 체결을 표명할 것"이라며 "서울대, 도쿄대, 미국 시카고대와 협력 강화 방안도 발표한다"고 했다.
아울러 컴퓨터 능력 향상을 위해 한미일이 반도체 기술 개발에서 연계한다는 방침도 드러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예상 반응 또한 녹녹한 것만은 아니다. 미쓰이물산, 미쓰비시상사, 각 모두 일제강점기 대표적 전범기업으로 그 글로벌 협업공조 기업군 또한 독일의 현 올라프 총리 정권과도 밀접한 만큼 환영만이 예상되지는 않는다.
자칫 한,일 공조의 대미 공격적 진출 인상까지 더해질 우려도 없지 않다. 줄곧 레드라이트를 그린라이트로 바꾸는 작업에 공조했었다면, 이번 구상은 흡사 진주만 공격을 한미일 반도체 기술 협력적 공조로 설득력을 획득하고 그린라이트를 레드라이트로 바꾸겠다는 오해까지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사이버 공중파 말씀의 성경을 든 국화와 칼로 보일 지조차 의문이다. 선언이 아닌 출사표가 돼도 가파른 상승등락으로 팔리던 중국굴뚝경제 미국도 이미 끝난 마당이다.
대중 전략에 골몰한 미국에 다가올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파장에 대한 계산도 전적으로 배제될 가능성도 쉽지 않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이번 11일~17일 끝난다.
류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