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날리는 가을 끝자락에 영하권 추위도 등산객 못말려

'첫눈·단풍' 두 계절 어우러진 한라산…설악산·태백산에도 '북적'

전국 내륙 중심으로 영하권…파주·철원 등 올가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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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섬 제주 한라산에 첫눈. 12일 오전 한라산 백록담에 올가을 첫눈이 내려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서쪽에서 남하하는 찬 공기로 인해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이날 새벽 한라산에 첫 눈 날림이 관측됐다. 2023.11.12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2일 전국에 영하권으로 떨어지자 가을 끝자락 아쉬움을 달래려는 등산객들로 전국 유명 산들이 붐볐다.

백록담 등 제주 한라산 고지대에는 이날 새벽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첫 눈 날림이 관측됐다.

한라산 저지대에는 붉고 노란 단풍으로 가을 풍경이 물든 가운데 고지대에는 하얀 눈 세상이 펼쳐져 두 계절이 동시에 있는 이색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강원도 지역도 영하권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져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으나 설악산에는 등산객으로 붐볐다.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등 강원지역 국립공원에는 1만여명이 찾아 낙엽이 진 탐방로를 올랐다.

임꺽정이 출몰한 경기북부 파주 감악산에도 추운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려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리산에는 장대목 대피소 기준 영하 7도의 기온에도 아랑곳 않은 많은 등산객들이 산행길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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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에 찾아온 추위.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간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따뜻한 옷을 입은 나들이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3.11.12

속리산 국립공원에는 이날 9천700여명의 등산객이 입장해 천년고찰 법주사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했다.

또 많은 이들은 법주사∼세심정을 잇는 세조길을 산책하거나 문장대 등을 오르며 건강을 다졌다.

월악산 국립공원에도 방한복 등을 챙겨입은 등산객 2천600여명이 방문, 천혜의 절경을 감상했다.

대구 팔공산 경주 남산, 영주 소백산 등 유명산에도 두툼한 옷을 입은 등산객들로 붐볐다.

내륙을 중심으로 영하권의 기온을 보이면서 도심지 공원 등 야외 관광지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수원 화성행궁과 광교산, 양평 용문산 등 평소 주말이면 가족 단위 나들이객의 발길이 이어지던 곳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반면 쇼핑몰과 대형마트, 극장 등 실내 공간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용인의 한 쇼핑몰을 찾은 이모(41)씨는 "주말이어서 집에 있기는 싫은데 밖이 추워서 이곳으로 왔다"며 "갑자기 겨울이 온 것처럼 기온이 뚝 떨어져 따뜻한 곳을 찾아다니게 된다"고 말했다.

겨울 제철을 맞은 꼬막을 즐기러 꼬막 주산지인 전남 보성군 등지로 모여든 '맛집' 탐방객들은 뜨거운 음식으로 몸을 녹이며 추위를 이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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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옷 입은 단풍잎 (춘천=연합뉴스) 전국 곳곳이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12일 강원 춘천시 한 공원에 떨어진 단풍잎 위로 서리가 내려 있다. 2023.11.12.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까지 일 최저기온은 설악산 -10.8도, 향로봉 -10.1도, 구룡령 -8.5도, 대관령 -7.7도, 삼척 사장 -7.1도, 정선 임계 -5.9도를 기록했다.

내륙 역시 철원 임남 -10.2도, 화천 상서 -8도, 홍천 서석 -7.7도 등으로 산간 못지않은 추위가 찾아왔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동해안 온도계도 삼척 궁촌 -0.6도, 강릉 주문진 -0.3도, 속초 0.1도, 고성 간성∼ 0.2도 등을 나타냈다.

기상청은 오는 15일부터는 평년 기온(0.5∼9도)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