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노련 "HMM 졸속 매각 즉각 중단하라"
인수기업 자금능력 부족해 투기자본 먹잇감 전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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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 [선원노련 제공]
전국해상선원노조연맹(선원노련)은 28일 성명을 내고 우리나라 최대 해운기업인 HMM의 졸속 매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선원노련 측은 "HMM은 3조원의 국민 혈세를 지원받아 국내 1위, 세계 8위로 성장한 글로벌 해운기업"이라며 "이런 HMM의 고속 성장 뒤에는 10년 동안 임금을 동결하며 고강도 노동을 견뎌왔던 우리 선원들의 희생이 있었다"고 전제했다.
이들은 "하지만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공적자금과 투자금 회수를 위해 자금 조달 능력이 부족한 기업들을 상대로 무리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어렵게 되살린 우리 해운업은 투기자본이나 사모펀드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선원노련 측은 "HMM 졸속 매각은 대한민국 해운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해운 건전성을 위협하는 만큼 현재 진행되는 HMM 경영권 매각 절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그동안 피땀으로 HMM을 지키고 성장시켜 온 선원 조합원과 직원에 대한 완전한 고용보장, 단체협약, 근로조건 승계를 약속하고, 매각 전 과정에 노조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채권단인 KDB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 매각주관사 삼성증권이 23일 마감한 HMM 매각을 위해 실시한 본입찰에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최종 입찰했고 유찰은 피한 상태다.
이들과 함께 예비입찰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됐던 LX인터내셔널은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르면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 주식매매계약까지 마친다는 방침이다.
이번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9천879만주다.
매각예정가격은 현재 HMM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했을 때 7조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는 이들 기업의 자금조달 능력이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매각인수 뒤에도 크고 작은 마찰음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견되는 가운데 총선을 앞두고 정쟁의 큰 쟁점으로 비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점치는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