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하나은행, 홍콩H지수 편입 ELS 판매 잠정 중단
신한·우리·NH농협은 이미 판매 안해…잇단 원금손실에 당국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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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본점 [촬영 안철수]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홍콩H지수 편입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손실 가능성이 커진 홍콩 H지수 편입 ELS 상품 판매를 오늘부터 중단했다"며 "다만 홍콩 H지수를 제외한 다른 지수들은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소비자의 선택권도 보장하기 위해 홍콩 H지수가 편입된 ELS 상품 판매만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다음달 4일부터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펀드(ELF)·주가연계신탁(ELT)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미 홍콩H지수 하락이 지속된 뒤 역사적 저점을 형성하고 있어 편입 ELT·ELF 만기 손실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 적기라는 의견과 중국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추가 하락 가능성이 함께 제기되고 있으나 그만큼 양 갈래길 사정이 불투명하다.
은행은 ELS를 사모·공모를 통해 펀드(ELF) 및 신탁(ELT) 형태로 판매하는데, 홍콩H지수의 급락으로 홍콩H지수 편입 주가연계증권(ELS)에서 원금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홍콩H지수는 지난 2021년 2월 12,000선을 넘어섰으나 당시도 이미 홍콩 정재계 근황부터 해외 기업의 탈주 등 불안정은 가시화 되고 있었다. 그해 말 8,000대까지 떨어진 뒤 현재 6,000대에서 횡보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말에는 5,000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금융당국도 H지수 ELS를 판매한 은행·증권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돌입했다.
5대 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연계 ELF·ELT의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 규모는 지난 17일 기준 약 8조4천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4조7천72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NH농협은행(1조4천833억원), 신한은행(1조3천766억원), 하나은행(7천526억원), 우리은행(249억원) 순이었다.
우리·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홍콩H지수 편입 ELS 판매를 이미 중단했고, NH농협은행은 지난달부터 원금비보장형 ELS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고위험·고난도 상품이 다른 곳도 아닌 은행 창구에서 고령자들에게 특정 시기에 몰려서 판매됐다는 것만으로 적합성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의구심을 품어볼 수 있다"면서 "설명 여부를 떠나서 권유 자체가 적정했는지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한은총재측 또한 홍콩H지수 ELS 손실은 "금융의 안정 불안정 여부보다 불완전판매 문제"쪽으로 가닥을 잡고 견해를 표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