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너도! 흡수 미세나노 플라스틱, 열매 통해 후세대로 전달...배출방법 찾기 숙제가 더 "난감"

류임현 기자 승인 2024.02.13 13:25 | 최종 수정 2024.02.13 13:30 의견 0

식물이 흡수한 미세 플라스틱, 열매 통해 후세대로 전달된다
건국대 안윤주 교수팀, 완두 대상 실험서 순환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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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도 [한국연구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식물이 토양에서 흡수한 미세·나노 플라스틱이 열매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건국대학교 안윤주 교수 연구팀이 완두의 미세·나노 플라스틱 이동을 관찰한 결과, 이에 노출된 식물에서 생산된 열매와 그 열매에서 성장한 후세대 식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식물이 토양 환경에서 미세·나노 플라스틱을 흡수하는 체계를 규명했다.

식물이 흡수한 미세·나노 플라스틱이 줄기와 잎 등 식물의 상부 조직까지 도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독성 연구 표준 시험종인 완두(Pisum sativum)를 미세·나노 플라스틱에 노출해 열매인 완두콩과 다음 세대 식물로의 전이를 각각 관찰했다.

200nm 크기의 형광 폴리스타이렌 미세·나노 플라스틱에 오염된 토양에 완두를 약 60일간 노출한 후 완두콩을 수확해 공 초점 레이저 주사현미경으로 살핀 결과, 완두콩 배아와 떡잎에서 미세·나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또 수확한 완두콩을 미세·나노 플라스틱에 오염되지 않은 토양에 다시 심어 14일간 배양, 관찰했더니, 표피보다 세포 간 및 세포 내 공간에서 미세·나노 플라스틱이 확인됐다.

이는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수확한 완두콩 내 배아와 떡잎에 있던 미세·나노 플라스틱이 식물 전체 세포로 이동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안윤주 교수는 "미세·나노 플라스틱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후세대 식물도 어미 세대 식물을 통해 이에 노출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인간과 동물이 섭취하는 열매에 미세·나노 플라스틱이 전이돼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드스 머티리얼스'(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온라인에 지난달 14일 실렸다.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 몸 세포수준의 생존 또는 사망, 세포의 면역반응에 미치는 영향, 세포벽을 뚫는 능력, 세포 손상 수준, 세포 유전자 구조를 바꾸는 능력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나노 플라스틱, 수용성 플라스틱, 액상 플라스틱, 생분해성 폴리머 등은 모두 미세 플라스틱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구분되어 왔으나, 미세 플라스틱보다 작은 나노 플라스틱은 세포 장벽을 뚫고 잔류 축적되어 뇌와 위장등 장기와 혈액에서도 검출되거나, 태반을 뚫고 태아에게 전달되기도 한다.

실상 생분해성의 폴리머 또한 신체에 한번 축적되면 오래 잔류하며 미세 플라스틱과도 같은 작용을 하는 것으로도 확인되어 왔다.

현재 이미 체내로 흡수된 미세나노 플라스틱을 어떻게 배출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나 밝혀진 방법은 거의 없다. 나노 플라스틱의 경우 세포내 축적된 것들을 배출할 방법을 찾기가 더 힘들어 실상 그 해결방법들을 찾는 것이 더 큰 숙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육해공 먹는것, 입는것, 바르는것, 심지어 호흡하고 살아가는 자체가 미세나노 플라스틱의 흡수와 섭취를 의미하는 현재, 시급히 그 배출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살아낼 길 더 잘살아낼 최소한의 나아갈 길로 보이는 시점에 처한 것이다. 한 몇 년, 몇 십년 먼저 그냥 죽고 말면 그만인 인류사적 미래가 아닐 것이라는 것이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

"난감"한 숙제는 풀라고 있는 숙제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류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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