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재건사업 추진' 미끼 주가 부양 혐의…尹부부 개입 추적
'출국금지' 원희룡도 수사선상에…양평고속도 특혜 의혹에도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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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압수수색 중 이동하는 특검팀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이 입주한 빌딩에서 압수수색 중 이동하고 있다. 2025.7.3 [공동취재]
탄핵된 전 대통령 윤석열의 부인 김건희에 대한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4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하나인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를 소환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 전 대표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2023년 5∼6월께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띄운 후 보유 주식을 매도해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당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과 관련해 삼부토건과 해외 기업들의 업무협약(MOU) 체결 등 사업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실질 사주와 함께 지난 4월 검찰에 고발됐다. 이후 특검팀이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삼부토건은 일명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 특검법에 명시된 16개 사건 가운데 도이치모터스와 함께 가장 먼저 언급된다. 이전 수사기관에서 가장 수사가 덜 된 사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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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락한 구체적인 경위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개입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수사를 정식 개시한 지 하루만인 전날 삼부토건, 삼부토건 최대 주주였던 디와이디, 삼부토건 주식을 디와이디에 매각한 이석산업개발 등 회사 6곳과 관련 피의자 주거지 7곳 등 총 13곳을 압수수색했다.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조만간 조 전 회장 등 다른 관련자들도 소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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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삼부토건 의혹과 관련해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했다. 이 포럼에는 이 전 대표를 비롯한 삼부토건 관계자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삼부토건 주가는 2개월 새 5배가량 급등했다.
원 전 장관은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원 전 장관 재임 당시 국토교통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며 종점 노선을 김건희 일가 땅 일대로 바꿔 특혜를 줬다는 내용이다.
사업 원안인 양서면 종점 노선은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했는데 국토부가 2023년 5월 돌연 김건희 일가 땅이 소재한 강상면 종점 노선을 검토하면서 불거졌다.
논란이 일자 원 전 장관은 그해 7월 돌연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다.
현재 원 전 장관은 출국금지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부토건 및 양평고속도로 관련 의혹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최고 의사결정권자이자 의혹의 내막을 잘 아는 핵심 인물로 꼽히는 만큼 조만간 특검의 소환 통보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현재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거 운동 당시 김건희 일가 땅 특혜 의혹으로 전면 중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신속히 재추진하겠다며 경기 양평시장을 직접 찾기도 한 공약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2025.05.05 어린이날 '골목골목 경청 투어' 5일 차 일정으로 경기 양평시장을 찾아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왜 중단시키느냐, 빨리빨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2023년 종점이 변경된 노선 계획안에 대해 "길은 똑바로 가야지, 왜 돌아가느냐"며 "공적 권한을 가지고 내 땅값을 올리고, 내가 무언가 이익을 취해보겠다는 사람은 공직을 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김건희 일가가 강상면에 땅을 소유한 거로 알려지며 특혜 논란이 일자, 원희룡 당시 국토부 장관이 2023년 7월 건설 백지화를 선언했었고 현재까지 사업이 중단돼 있다.
또한 이 후보는 같은 농지에서 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동시에 하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 확대 계획을 다시 논점화 하기도 했다. 일견 모순된 사업 방향처럼도 보인 때문이다.
"시설만 빌려주면 한 달에 천만 원씩 동네에 나오는데 그걸 왜 안 하느냐"며 "(발전소를 세우면) 국내 산업기반을 마련해 좋고, 동네는 잘 먹고 잘살아서 좋은데 대체 왜 탄압해서 못 하게 하는지 이해가 되느냐"고 지적한 것이다.
국가 태양광 사업 시설 대여 사업은 사실상 2016년 한국 내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제작 소재의 공급 및 경비 조절 관련 이견들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는 한 사업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