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과 스위스모터쇼의 카타르, 협상단 화석연료 넘어 '중동의 싱가포르'의 꿈 내비치다

류임현 기자 승인 2024.05.16 16:07 의견 0

경제포럼 계기 투자진흥청·관광청·에너지장관 등 한중일 언론 인터뷰

지속가능성 보장 위해 산업구조 다변화 추진…경쟁국 대비 관광산업에도 공들여

"기후 위기 경고에도 천연가스 수요 오히려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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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크 알리 빈 알왈리드 알사니 카타르 투자진흥청 최고경영자(CEO) [카타르 투자진흥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화석연료 왕국' 카타르가 '중동의 싱가포르'를 목표로 또 한 번 경제·산업구조의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대외로 표명했다.

셰이크 알리 빈 알왈리드 알사니 카타르 투자진흥청 최고경영자(CEO)는 15일(현지시간) 한·중·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8년 65%에 달했던 국내총생산 내 에너지 비중이 지금은 35%로 줄었지만 이제 경제의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이슈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고려할 때 천연자원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며 "이 때문에 카타르는 인적자원 개발을 통한 산업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미래 카타르를 위한 경제 전환 시도는 제조업과 물류, 정보통신기술(ICT), 식량안보와 안정적 수자원 확보는 물론 인공지능(AI)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한 인력 개발과 투자 배분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인력 개발을 위해 카타르는 이미 '교육 도시' 프로젝트 투자를 통해 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물론, 싱가포르처럼 글로벌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세금 감면 등 혜택과 연구개발 지원, 교육기관과 연계뿐만 아니라 정부의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도 갖췄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농업기술뿐 아니라 콜드체인, 이커머스 등 물류·유통 기술,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반도체 및 반도체 기술을 직접적으로 응용한 기술) 분야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는 관광산업 분야에서도 중동 내 선발주자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2년 말 월드컵 축구대회를 치르면서 개선된 인프라와 인지도를 바탕으로 관광산업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아드 알카르지 카타르 관광청(Qatar Tourism) 회장은 "월드컵 개최가 엄청난 영향을 미쳐 2023년 외국인 방문자는 전년 대비 약 40% 늘어난 400만명에 달했고 올해는 1분기에만 200만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그는 "접객 시스템을 개선하고 관광 관련 규제를 세계 흐름에 맞게 바꾸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축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의 국제대회를 유치하는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시아의 관광 선진국인 홍콩과 싱가포르와도 협력해 성공적인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하는 등 정보통신(IT) 기술을 관광산업에 접목하기 위한 시도도 하고 관광산업 종사자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건강검진차 한국을 방문한다는 알카르지 회장은 "도하에 한국 병원을 유치하는 등 의료관광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 관광자원이 부족하지만 이를 상쇄할 관광 소프트웨어를 알차게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다만 '스위스제네바 모터쇼 카타르'를 내걸고 추진한 모터쇼의 흥행이 번번히 부진한 결과를 낳은 것에 대하여는 아직 다른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올 해 스위스 모터쇼도 재규어랜드로바, 다치아, 르노, 루시드, MG, BYD, 시트로엥등 몇 개 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동차 브랜드가 베이징 모터쇼로 몰려가는 통에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자동차 분야와 직결되어 있던 화석연료 사업이나 전기차 분야 또한 IT 산업과 모바일, 웹으로 잇는 게임산업의 성장과도 비껴가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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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경제 포럼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카타르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 경제 포럼을 통해 이와 같은 산업 구조 개편 관련 이슈들을 공론화하고 국제적 관심을 배가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가속하는 기후 위기가 촉발한 화석연료 경계 분위기 속에 미국, 호주와 함께 세계 3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는 이처럼 경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천연가스 수요가 당장은 급격하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카타르 당국은 자신한다.

카타르의 자신감에 대하여 천연가스 선박 건조등 조선산업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산업계로서는 좌시할 수 만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카타르가 자신하면 한국산업계도 덩달아 자신감이 배가된다.

카타르의 월드컵 개막식에 한국의 유명 가수가 자국의 국민가수와 같이 절정의 무대를 장식하도록한 상호간 시너지의 거국적 흥분의 순간도 쉽게 잊히지 않는 그런 배가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에 하마스의 사무소를 품고 협상가 역할을 하고 있는 카타르의 금융과 경제국가 도약의 선언에 대하여 우려반 기대반으로 주시하고 있는 것도, 정치경제를 뗄 래야 뗄 수 없는 것으로 보는 좌측 이념가들까지가 반응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사아드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 담당 정무장관 겸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 에너지의 CEO는 "사람들은 얼마 전까지 천연가스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특히 '그린'을 외치던 주요 7개국(G7)은 지난해 이제 더 많은 천연가스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체 에너지 시장 규모가 분명히 성장할 것이며 미래엔 대체에너지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일반이 기대하는 것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정 에너지의 대체 에너지로의 기술 개발 가능성에 거는 그들과의 협력기대가 꿈이나 물거품으로만 끝나지 않도록 기술을 좌시하시도 기술에 종속되지도 않는 기술개발의 새로운 시대를 맞아야 될 때가 온 것이다.

프랑크푸르트(독일)·파리(프랑스)·디트로이트(미국)·도쿄(일본) ‘세계 4대 모터쇼’에 더해 '세계 5대 모터쇼'로 불리던 '스위스모터쇼'의 위상이 '베이징모터쇼'보다 뒤처지고 있는 이유가 무엇에 있든 이대로 포기하고 물러나지만은 않을 것으로 내비치는 그들의 꿈도 고리짝의 꿈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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