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빠지면? 이유 망각한 가자전쟁 더 잔혹의 핵폭풍속으로…강 vs. 강 즐비 우려 인질살해 하마스 vs 궤멸완수 네타냐후

류임현 기자 승인 2024.09.04 13:10 의견 0

국제법 위반 소지 무기 수출 일부 중지...네타냐후 "英 수치스러운 오판" 항변

하마스 '이스라엘군 접근 때 인질 죽여라' 지침 강화

생존 우려 하마스, 협상력 약화 감수하고 이판사판식 선택

강대강에 참사 우려…군사작전·인질살해 심리전 되풀이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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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궤멸과 인질 구출을 목표로 휴전 거부하며 가자지구에서 공세 지속하는 이스라엘군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이 국제법 위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일부를 중지한 데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수치스럽고 잘못된 결정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제3자로 빠질 수 있느냐는 태도다.

전날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하원에서 정부 검토 결과 수출된 일부 무기가 국제 인도주의법을 위반하는 데 사용될 위험이 있다며 약 350건 중 30건의 수출 허가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AI)는 영국의 조처가 "너무 제한적이고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고,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엑스에 "래미와 스타머(총리)는 왜 이스라엘을 버리고 있나. 하마스가 이기기를 바라는가"라고 비판하며 대치되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6명을 살해한 며칠 뒤에 영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허가를 중지했다. 이 수치스러운 결정은 하마스 격퇴라는 이스라엘의 결의를 바꾸지 못한다"고 적었다.

이어 "하마스는 여전히 영국민 5명을 포함한 100여 명 인질을 잡고 있다"며 "영국이 야만과 맞서 자국을 방어 중인 동료 민주주의 국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대신 내린 오판으로 하마스는 대담해질 뿐"이라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공정한 수단으로 공정한 전쟁을 추구하고 민간인을 위험에서 보호할 이례적 조처를 하며 국제법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의 전쟁은 인질을 둘러싸고 더 잔혹한 국면에 들어설 조짐이다.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의 살해를 전쟁 전략의 일부로 공식화했으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타협 여지를 내비치지 않은 채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하마스는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때 납치한 인질들에 대한 관리 지침을 수정했다.

하마스 대변인은 최근 인질 6명의 사망 경위를 설명하며 올해 6월 관리 지침이 바뀌었다며 해당 인질들은 이스라엘군 접근 때문에 살해됐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스라엘군이 구출을 시도하면 인질을 죽인다는 게 하마스의 새 지침이라고 해석한다.

하마스는 올해 6월 이스라엘 부대의 특수작전으로 인질 4명을 빼앗긴 뒤 지침을 강경하게 변경한 것으로 관측된다.

당시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 국경수비대 소속 대테러부대 야맘은 대낮에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의 주택가를 급습해 인질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패배의 재발을 막으려는 듯 하마스는 최근 인질 6명 살해에 따른 이스라엘 내 충격파를 부채질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마스는 인질들이 죽기 전 촬영된 동영상을 잇달아 배포하며 네타냐후 정권의 군사작전 실패를 주장했다.

더는 전쟁 포로 인질에 대한 국제법의 준수 여부가 아닌 강 vs. 강 주장의 두 군사 작전 전력 우열 기싸움으로 전개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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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가 소셜미디어에 선전물로 공개한 사망 전 여성 인질의 영상. 국제법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질 영상이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규탄했다. [하마스 선전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인질 가운데 하나인 오리 다니노(25)는 "베냐민 네타냐후가 구출 시도 실패로 우리를 죽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요된 발언으로 심리전을 위해 공개된 것으로 짐작하는 것이 관측측 대부분의 판단이다.

이런 발언은 이스라엘 여론을 움직여 네타냐후 정권의 강경한 군사작전을 유도하거나 저해할 목적등이 없지 않아 보였다.

이 같은 상황 전개는 작년 10월 발발해 무려 11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가자지구 전쟁에서 인질에 대한 하마스의 극적인 접근 변화로 읽힌다.

하마스는 그간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습 때문에 인질이 숨지고 있다고 주장해왔으나 이제 '불가피한 살해'를 대놓고 시인하고 있다는 여론이 더 커진 상태다.

일부 전문가들은 궤멸 위기에 몰린 하마스가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생존을 궁극적 목표로 삼게 된 하마스가 인질이 줄어들어 협상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양날의 칼'을 이판사판으로 집어 들었다는 것이다.

하마스에 정통한 정치분석가인 이브라힘 알마드혼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인질이 많이 죽으면 하마스의 카드가 약해질 것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그래도 하마스는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심리전, 인질살해 압박에 굴하지 않고 하마스 전면해체 목표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계속 밝히고 있다.

그는 인질 석방을 원하는 자국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휴전 촉구에 "설교하지 말라"며 하마스 완전해체를 위한 군사작전을 지속할 방침을 강조했다.

물론 완전해체 전적궤멸 이후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정책에 대하여는 어떤 방향으로도 강조하고 있지는 않다.

전쟁의 이유, 주요 쟁점이 이 전쟁에서 희미해지기 시작한 것은 이미 한 참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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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한 네타냐후…"지금 하마스 쓸어버리지 않으면 부활에서 다시 공격할 것" [UPI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하마스의 인질살해 협박과 네타냐후의 강경한 군사작전이 계속되면 새로운 참사가 되풀이되면서 전쟁이 더 잔혹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주요 인질 구출작전 때 정예요원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로 위장해 은신처에 접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이 같은 선택지는 작전 반경 내 피/아 구분이 불명확해지는 까닭에 상대적으로 큰 부수적 피해가 뒤따를 수 있다.

이스라엘이 작년 6월 인질 4명을 구출하는 작전에서는 근처 시장을 드나들던 팔레스타인 주민 274명이 교전 중에 숨진 바 있다.

현재 하마스가 가자지구 내 곳곳에 나눠 억류하고 있는 인질은 64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스라엘 당국은 하마스가 작년 10월 끌고 간 인질 251명 중에 117명이 협상을 통해 풀려나거나 구출됐고 나머지 인질 중 70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전개 양상으로 보면, 향후 가자지구 전쟁은 인질 석방과 연계된 휴전협상보다는 이스라엘의 계속된 군사작전, 하마스의 인질살해 심리전, 가자지구 주민 참사로 지속될 우려가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인질 억류를 더는 휴전협상 지렛대로 여기지 않을 정도로 경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네타냐후의 강경 태도 또한 마찬가지로 보인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싱크탱크 위기그룹의 팔레스타인 선임 분석가인 타하니 무스타파는 CNN방송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협상) 방정식에서 인질 의제를 뺐다"며 "현재 이스라엘 정권이 어떤 종류의 인질석방에도 관심이 없다는 점을 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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