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서 봄철에 10년만 이례적 폭설···한랭전선 하강, 바람은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류임현 기자 승인 2024.09.22 14:46 | 최종 수정 2024.09.22 15:06 의견 0

지구 기상·기후 현상의 데칼코마니...3월 중순의 폭설 같은 다소 이례적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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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에 이례적인 폭설로 하얗게 변한 남아공 프리스테이트주의 한 농장 전경 [AFP=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부 지역에 남반구의 봄철에 이례적으로 많은 눈이 내려 도로 곳곳이 통제됐다고 뉴스24와 eNCA방송 등 현지 매체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아공 기상청에 따르면 프리스테이트와 콰줄루나탈, 하우텡, 이스턴케이프, 음푸말랑가 등 5개 주에서 곳에 따라 전날 밤부터 많은 눈이 내렸다.

이에 요하네스버그와 동부 항구도시 더반을 연결하는 N3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에서 운행이 통제되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콰줄루나탈주 재난 당국은 긴급대응팀을 가동해 N3고속도로 위에 고립된 차량 탑승자들에게 담요와 비상식량을 전달했다.

기상청은 "한랭전선이 하우텡주 상공의 기온을 급격히 떨어뜨렸다"면서 "최저 기온이 눈을 만들 수 있는 조건을 충족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콰줄루나탈과 프리스테이트 주를 중심으로 이날 밤에도 더 많은 눈이 내리고 추운 날씨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다만 남아공 기상청 소속 기상학자 웨인 벤터은 "이번 상황은 '예외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기후 변화로 발생한 일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전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의 자연지리학과 교수 제니퍼 피쳇은 현지 매체인 남아프리카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일은 10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한다"며 "우리의 겨울은 건조하기 때문에 겨울철에 비나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내린 눈은 단기간에 급등한 습도와 낮은 기온과 찬 바람이 합쳐져서 발생한 일"이라며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남반구에 위치한 남아공의 계절은 우리나라와 정반대다. 12월~2월이 여름이고, 6월~8월이 겨울이며 그 사이에 가을과 봄이 있다.

대륙을 둘러싸고 있는 인도양과 대서양의 영향등으로 지역마다 다양한 기후가 나타나며 내륙에 위치한 요하네스버그 주변 지방은 겨울이 비교적 춥고 여름이 건조한 편이다. 반면 인도양 연안의 더반 지역은 강수량이 많아 습도가 높고, 케이프타운이 있는 남서 해안 지방은 지중해성 기후를 보인다.

이 번의 눈 사건은 3월 중순에 급작스레 내린 폭설쯤의 다소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것.

다만 끌리마(온대지역) 뜨거워지는 바다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

엘니뇨 현상 및 라니냐 현상의 영향 등 지구 대양의 움직임등까지를 변수로 둘 때에도 남아공의 9월 중순 폭설은 아무래도 너무 이례적이다.

참고로, 가로로 인식하는 적도를 중심선으로 지구의 기상·기후 현상은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남아공은 대체로 한국등과 대척을 이루는 남미의 칠레와 위도가 비슷한 것도 확인 가능하다.

세계 전도.
지도 위 붉은 동그라미는 각 왼쪽부터 영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한반도 동남쪽 일본 열도, 알래스카, 그리고 미국의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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