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휘문고 자사고 유지 법원 판단에 "깊은 우려" 표명···사립사학 자질인정 여부 논란 이어질 듯

류임현 기자 승인 2024.09.25 16:18 | 최종 수정 2024.09.25 17:15 의견 0

휘문고등학교 정문 (사진: 휘문고)

서울시교육청은 25일 수십억원대의 횡령 혐의를 받는 학교법인 휘문의숙(휘문고)이 법원 판단으로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된 것과 관련해 "깊이 우려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이날 휘문의숙이 제기한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지정취소 처분 취소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청구를 인용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2018년 감사에서 휘문고 이사장과 행정실장 등이 약 52억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하면서 2020년 교육부 동의를 거쳐 휘문고의 자사고 지정취소를 결정한 바 있다.

휘문고는 자사고 지정취소처분 효력정지 및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는 패소했다.

휘문고는 항소를 제기했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현재까지 자사고 지위를 유지했었다.

휘문고는 학교교육시설 사용에 대가로 받은 수십억 원을 교육 활동 및 교육환경개선에 쓰지 않고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시교육청은 법원 판결문이 송달되는 대로 면밀히 검토한 후 상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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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촬영 서혜림]


설세훈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은 "본 판결은 자사고가 존치된 상황에서 사학의 회계 부정을 용인하고 비리 사학에 면죄부를 준 것으로, 향후 사학의 부패행위 사전 차단 및 사립학교의 재정 투명성 확보를 위한 교육청의 관리·감독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지난 2018년12월4일 서울 동작경찰서는 휘문의숙 전 이사장 민 모 씨와 휘문고 전 교장·행정실장 등 8명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조사하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었다.

경찰에 따르면 민 씨 등은 2008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운동장, 강당, 식당 등 학교 시설물을 한 교회에 빌려주고 53억 원을 받은 뒤 교비로 사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한달 임대료로 7천만~1억5천만 원 등을 받는 등 학교발전 기금 명목으로 총 53억 원을 법인·학교 명의 계좌를 통해 받았으며 민 씨 등은 이를 현금으로 인출해 임의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사장과 법인사무국장은 지난 2020년4월9일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각각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명예이사장 민씨만 1심 선고 전 사망해 공소가 기각됐다.

고종황제 하사 교명 휘문으로 개교 당시 종로구 원서동 시절 "희중당" 및 교사 전경.


대치동 이전 초창기 휘문고.
서울특별시 종로구 원서동 (지금의 현대그룹 계동 사옥 위치)에서 박정희 정권의 강남 개발 당시 강북 주민을 강남으로 이주시키기 위한 방편 중 하나로 강북의 명문고 강남 이전 정책에 따라 현재의 대치동 교사로 1978년 이전되었다.
현재 휘문고 교의 부지는 전 이사장 민병유의 사유지였다.
2006년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기념식을 열었다.


▷ 휘문의숙은 현재 친일반민족행위자이자 매국수작으로 분립된 하정 민영휘가 1904년 9월 1일 설립한 사립사학 광성의숙(廣成義塾)을 개숙 1906년 5월 1일 창립한 사립사학이다. 그 해 고종황제가 하사한 교명 '휘문(徽文)'으로 개교했다.

한편 가람 이병기등은 1921년 12월 휘문의숙에서 권덕규·장지영·김윤경·임경재 등과 조선어문연구회를 조직하였다.

조선어문학회는 일제강점기에 설립된 최초의 한글 연구단체로 이들 10여명은 주시경 선생의 훈도를 받아 한글 보급과 정착을 위해 한글계몽 순회강연회를 열고 학회지 <한글>을 발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민영휘의 휘문의숙에서 발대식을 여는 등 조선어를 존속시키기 위해 애썼으나 뒷날 조선어학회로 발전된 이들의 행보는 일제의 혹독한 탄압을 받는다.

조선어문연구회의 조직년도는, <문장>지를 열었던 이태준이 1921년6월 합격뒤 수학하다 자퇴한 고교로도 알려져 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원서동 (지금의 현대그룹 계동 사옥 위치)에 소재했던 휘문고교는 박정희 유신정권의 강남개발 붐 당시 강북 주민을 강남으로 이주시키기 위한 방편중 하나로 강북의 명문고 강남 이전 정책에 따라 현재의 대치동 교사로 1978년 이전되었다.

현재 휘문고교의 부지는 전 이사장 민병유의 사유지였다.

2006년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기념식이 열렸다.

▷ 참고로, 휘(徽)는 "거문고의 줄을 고르는 자리를 나타내기 위(爲)하여 거문고의 앞쪽에 둥근 모양(模樣)으로 박은 크고 작은 열세 개(個)의 자개 조각"으로, 휘장(徽章)의 쓰임 외,

휘금(徽琴) : 괘(棵)가 없는 작은 거문고. 휘(徽)를 짚어 소리 나게 함.

휘재(徽裁) : 왕세자(王世子)가 임금을 대리(代理)할 때 재결(裁決)을 내림. 또는 그 재결(裁決).

휘지(徽旨) : 1. 왕세자(王世子)가 섭정(攝政)할 때에 내리던 명령(命令).

등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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