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고려아연 갈등 소개 "독자적 기술"로 인한 더 두려움 분쟁···SAFE, 탈중국 공급망구축 훼손 우려

류임현 기자 승인 2024.09.29 02:42 의견 0

"中매각 않겠다" 공언에도 "MBK측 인수시 中에 핵심기술 유출 우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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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 배경 설명하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회사가 언젠가 중국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분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양측의 경영권 확보 갈등을 소개하면서 "분쟁의 중심에는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와 회사의 독자적 기술이 있다"며 "이는 중국과 독립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희망에 있어 보석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손잡은 MBK를 기업사냥꾼으로 규정, 이들이 경영권을 잡을 경우 회사의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고 한국의 산업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WSJ은 소개했다.

반면 사모펀드인 MBK가 한국 및 일본과의 압도적인 연계와 투자를 강조하며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더라도 지분을 중국에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하여도 그럼에도 고려아연 및 동맹세력의 수사(修辭)가 줄지 않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WSJ은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인수·합병전이 복잡해진 배경에 중국의 전 세계 광물 시장 지배력 확대와 그에 대한 서방의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연도 중국의 영향력이 우세한 원자재 중 하나다. 리서치·컨설팅 업체인 우드 매켄지에 따르면 아연 제련에서 중국 세계 시장점유율은 49%에 달한다. 고려아연 및 관계사의 점유율은 8.5%다.

이 같은 시장환경에서 고려아연 측은 MBK가 경영권을 인수하면 회사를 중국에 매각하는 것을 강제로 막을 방법이 없으며 핵심기술의 이전 위험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번 딜을 담당하는 MBK의 김광일 부회장은 MBK가 과거 인수한 한국회사를 중국 투자자에 매각한 적이 없고 전체 MBK 투자자 중 중국 투자자는 5% 미만이라면서 "핵심기술을 중국 회사에 이전하는 것은 고려아연에 해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이번 경영권 분쟁이 '중국으로의 잠재적인 기술이전의 가능성'만으로도 세계 원자재 공급망의 한 켠에서 벌어지는 인수·합병전의 딜이 복잡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한, 미국 에너지 안보 분야 싱크탱크 SAFE(Securing America’s Future Energy)가 영풍·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시도를 ‘적대적 인수’로 규정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미국 국무부가 주도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위한 다자협력체인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사무국 역할을 하며 미국 에너지관련정책을 건의하는 싱크탱크 SAFE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중국의 핵심 광물 공급망 장악 전략을 언급하면서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를 사례로 들었다.

SAFE는 “중국의 지원을 받는 사모펀드인 MBK가 지난주 세계 최대 아연 제련 기업이자 배터리 필수 소재를 생산하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 시도를 시작했다”면서 “MBK와 중국의 강력한 유대 관계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주의깊게 봐야할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실상 한국은 지난 7월부터 미국에 이어 MSP의 의장국을 맡고 있다.



SAFE는 MBK의 이번 적대적 M&A(인수·합병)가 중국이 제련소들의 원료 공급 재고가 감소하자 정제 아연 수입을 늘린 상황 아래 “고려아연이 니켈 제련 기술도 개발하고 있는" 때문으로 MBK의 인수 시도는 여러 핵심 광물의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상 중국은 전 세계 정제 아연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고 있을 뿐 아니라, 2차전지 음극재 생산에 필요한 흑연 공급망도 90%를 점하고 있다. 2차전지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니켈의 경우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원료를 싸게 들여와 글로벌 전구체 시장의 90%를 독점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아연, 연, 동 등 10여 종의 비철금속 생산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해에는 니켈 제련소를 착공했다. 니켈 생산량도 2026년 경 6만 5000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북·중 관계도 '이상기류' 관측 속 평양에서 개최된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10월 1일) 행사에는 작년과 같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등을 파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고로 북한 포함 한반도는 텅스텐 외 흑연 또한 중요 광물 중 하나로, 한반도의 흑연 매장량은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3위다. 세계 총매장량 7100만톤 중 중국에 5500만 톤, 인도는 520만 톤, 한반도는 430만 톤(인상흑연) 수준이다.

다만 한 때 세계 흑연 생산 1위를 차지하던 한반도 흑연 생산은 남한의 경우 인건비등 비용이 높아 채산성이 떨어지자 채굴을 중단하고 수입물로 전면 전환되어 왔다.

참고기사 링크

http://sharimanzu.today/View.aspx?No=3382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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