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으로 뒤덮인 남극에서 사상 처음으로 나무진, 송진의 화석 호박(琥珀)이 발견됐다. 최근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AWI)는 남극 아문센해 946m 아래에서 발굴한 퇴적물에서 처음으로 호박 조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호박은 나무의 송진 등이 땅 속에 파묻혀서 수소, 탄소 등과 결합해 만들어진 광물을 말한다. 남극 해의 약 1Km 아래에서 호박이 발견됐다는 것은 오래 전 남극이 지금과 같은 빙산으로 뒤 덮힌 동토의 땅이 아닌 숲으로 뒤덮일 만큼 따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로 보인다.
다만 대량의 뿌리 뽑힌 (소)나무의 잔해들이 어떤(?) 해류를 타고 떠다니다 현재 남극해 근처에서 대량으로 가라 앉거나 파묻혀 송진의 화석이 되었을 가능성등도 전혀 없을 수는 없다.
지구는 그보다 앞 서 더 긴 세월 동안 다소 엄청난 규모의 변동기가 없지 않았으며 대륙들 또한 거대한 지각 변동기들을 겪으며 판 자체가 움직여 현재에 이르렀다는 설도 힘을 받고 있다.
남극 대륙의 규모에 비하여 현재 발견된 호박의 크기나 그 량이 단 한 톨에 그치고 있어 약 9000만년 전 남극의 기후와 그 기후환경 양태에 대하여 단언하는 증거로 보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 호박이 9200만~8300만 년 전 것이며, 크기가 매우 작아 그 안에서 고대 생명체는 찾을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나무껍질 조각으로 보이는 흔적은 감지했다.
연구를 이끈 요한 클라게스 연구원은 “호박은 늪지대에서 자라는 수지를 생산하는 나무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확인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남극에서 더 많은 호박을 발견하면 오래 전 대륙의 숲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명확히 알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지난 2020년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와 영국 노섬브리아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남극에서 약 9000만년 전 온대 강우림 흔적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바 있었다.
연구팀은 지난 2017년 서남극 파인섬 빙하 인근 해저에 시추공을 박아 뽑아올린 퇴적물에서 색깔부터 다른 것들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숲 토양층을 발견했으며,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토양 전체로 뻗어나간 나무 뿌리와 꽃가루, 포자, 현화식물 잔해 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었다.
당시는 공룡이 살던 시기로 최근 1억4천만 년의 지구 역사만 놓고 볼 때 가장 더웠던 시기였다는 것이다. 이때 해수면은 지금보다 170m가량 높았고 열대지방의 해수면 온도는 섭씨 35도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 결과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던 백악기 중기의 극지 환경을 밝혀냄으로써 기후변화 예측 모델을 보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어 왔었다.
울리치 살즈만 노섬브리아대 교수는 “당시 남극은 지금과 같은 얼음이 거의 존재할 수 없을 정도로 따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적어도 지대가 낮은 서남극 대륙의 해변가는 전부 숲으로 뒤덮여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남극에서는 약 4개월 가량 태양의 빛 없이 밤이 지속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좀 너무!) 높은 온도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적도 부근등 여름의 온도는 과연 얼마나 높았을까 상상하기 힘들게 한다.
해류든 기상이든 지구는 특정 지역마다 고정적인 것이 아닌 만큼 적도나 열대 부근의 기온을 약 45도 이상에서 50도, 60도를 넘었을지 사실상 당시 지구 전체의 기온 분포와 기후 및 해류와 대기 등 전체 상태에 대하여 단언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약 9000만년 전 공룡이 번성한 백악기에 4개월 가량의 태양 빛 실종이 남극 대륙의 인근만(?)을 극적으로 살기 온난한 지역으로 만들었다는 가설이 된다면 설득력이 (전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 번 연구에서 당시 남극의 연평균 기온은 약 12도로 현재 호주 남부 태즈메이니아의 주도 호바트와 유사했을 것이며, 여름 기온은 평균 19도, 강과 습지의 수온은 20도까지 올랐을 것으로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런 기후조건은 당시 남극 대륙의 식생 밀도가 높고 얼음으로 덮인 곳이 없을 때만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지적하며, 당시는 습지가 많고 침엽수와 양치식물 등이 빽빽이 들어선 고대 온대 강우림으로서 현재의 뉴질랜드 숲과 비슷했을 것으로 주장했다.
참고로,
또한 연구팀은 지난 2017년 당시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가 이전 1천 ppm으로 추정되어 왔던 것에 대하여 1천120~1천680ppm에 달했을 것으로 분석치를 내놓았으며, 온실가스인 CO₂의 강력한 힘 및 현재 극지 빙상이 갖는 냉각 효과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평하면서 남극의 기온을 극적으로 내리고 빙상까지 형성한 것이 무엇인지를 연구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류임현 기자
저작권자 ⓒ 믜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