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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논평 요청에 "아메리카 퍼스트" 짧은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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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공연기획사 빈체로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독일의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58)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항의하는 뜻으로 올해 봄 미국 투어를 취소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테츨라프 현악사중주단'과 함께 3월 21∼30일에 할 예정이던 샌프란시스코 헙스트 시어터와 뉴욕 카네기홀 등 미국 8개 도시 투어 일정을 취소했다고 NYT에 밝혔다.

테츨라프는 미국 정부가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앞으로 미국에서는 공연 일정을 잡지 않게 될 것 같다며, 올해 여름과 가을에 잡혀 있던 미국 공연 일정도 취소하게 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에서 열리는 공연이라도 우크라이나 지원이나 여성 권리 옹호 단체를 위한 자선음악회 등 "사회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거나 현재 소외되고 있는 사람들을 돕는" 공연이라면 출연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2월 중순에 사흘 연속으로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시벨리우스 협주곡을 협연한 그는 베를린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미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공포영화를 보는 어린이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시아적 태도, 공무원 대량해고, 트랜스젠더(성전환자) 관련 정책 변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사람들이) 침묵하고 부정하는 것 같다"며 "나는 순전한 분노를 느낀다. 이런 기분을 품고 계속 (미국에서 연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테츨라프는 "나는 미국에서 연주회를 할 때마다 (연주료의)32%를 세금을 낸다"며 "지금은 부분적으로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국가에 그 돈이 가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불만을 얘기하고 '나는 내가 받을 돈을 받고 집에 간다'고 하는 것 역시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배신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 변화가 자신이 미국 연주를 그만두기로 한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하며 자신의 정치적 태도를 분명히 했다. 감출 이유도 없다는 듯 단호했다. (이 킹달러 독야 달러의 시대에!)

테츨라프는 "음악가로서 나의 삶에서 미국은 큰 부분을 차지해왔다"면서,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그가 공연하지 않는 나라의 목록에 미국을 추가하게 돼 슬프다고 말했다.

그는 1988년 미국에서 처음 공연을 한 이래 해마다 평균 20회 안팎의 미국 공연을 해왔다.

그는 "음악은 인간의 조건에 대해, 공감과 마음에 대해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이상들을 고수해야만 한다"면서 "청중들을 즐겁게 하고 그들이 집에 가서 좋은 레드와인을 마시면서 '오늘 저녁 정말 좋았다'고 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음악가들)의 목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NYT는 테츨라프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을 변화시키기 위해 주요 외국 예술가가 미국 활동 보이콧에 나선 초기 사례들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테츨라프의 미국 연주 보이콧에 대해 논평을 요청받은 백악관 공보담당 직원 해리슨 필즈는 "아메리카 퍼스트"라고만 답했다고 NYT는 전했다.

2019년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되기도 한 테츨라프는 오는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서울과 부산에서도 내한 공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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