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매일경제그룹 회장 배우자 정진기언론문화재단 이사장 압수수색

…김건희-이배용 매관매직 등 연루 의혹, 현재 참고인 신분

이사장 집무실·자택 강제수사해 금고 등 관련자료 확보

金-李 양쪽 모두와 친분…공직 청탁 등 과정서 '연결고리' 역할 의심

윤석열 전 대통령 검찰측근 이원모 장인 자생한방병원 이사장 딸 부인 신씨 피의자 신분 소환

...횡령, 배임, 선거법 위반, 등 피의 사실 외, 민간인으로 대통령 전용기 동승 여권법 위반등

특검팀 파견 팀원들 특검에 검찰 조기복귀 요구등 사실도 알려져

김건희 특검팀 현판식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 7월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서 특검보들과 함께 현판식을 가졌다.

특검관련 출입기자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 관련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의 배우자이자 그룹의 창업자 故 정진기씨의 딸 '정진기언론문화재단' 현 정현희 이사장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어졌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유착 의혹이 제기된 자생한방병원 관련 수사를 본격화한 가운데,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순방 당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했던 ‘민간인’인 그 둘째 딸 신 모 씨를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모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실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의 배우자로, 자생한방병원의 협력사 자생바이오를 통한 입국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중구에 있는 매경미디어그룹 본사 내 정 이사장의 집무실을 비롯해 문화재단 사무실, 정 이사장의 자택에 수사관 등을 보내 수사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 이사장 측이 보유한 금고도 확보했다. 금고는 약 1m가량 높이로 A씨가 주요 서류나 물품 등을 보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배용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현재 정 이사장은 참고인 신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정 이사장이 평소 친분이 있던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과 김건희 여사를 연결해준 게 아닌지에 대하여도 의심하고 있다. 매경그룹의 MBN 직무정지 등 사건과 관련 고등법원 2심과 대법원 상고심에서 원심과 다른 판결이 나오게 되는 등 그 전 과정에서 김건희 전 대통령 부인과의 유착관계가 형성된 것으로도 보고 있는 것.

특검팀은 정 씨가 평소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과도 친분이 있으며, 앞서 이배용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에게 보낸 금거북이와 편지를 발견하고 국가교육위원회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인 이 전 위원장이 2022년 3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김 여사에게 당선 축하용으로 5돈짜리 금거북이를 선물한 것이고, 이 전 위원장은 그해 9월 대통령직속 국가교육위원장에 취임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특검은 이날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브로커 김모씨 등을 소환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특검은 추석 연휴 전 권 의원을 기소할 방침이나, 구체적인 일자는 검토 중이라고 한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의 배우자이자 그룹의 창업자 故 정진기씨의 딸 정진기언론문화재단 현 정현희 이사장.


특검팀은 지난달 말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가 운영하는 요양원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금거북이와 함께 이 전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를 발견했다. 이 전 위원장의 비서 박모씨도 최근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김 여사 측은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특검팀은 김 여사의 '매관매직'을 뒷받침하는 물증으로 의심한다. 이 전 위원장이 중장기 국가 교육시스템을 설계하는 국가교육위원회 수장으로 임명되는 과정에 대통령의 부인인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이른바 "매관매직" 사건이라는 것.

특검은 그 과정에 김 여사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모두와 친분이 있는 정 이사장의 양측 매개 역할을 의심하고 있다.

의혹이 제기되자 이 전 위원장은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지난 1일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사표를 수리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역사학자로,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친일 인사를 옹호하는 등 왜곡된 역사관을 갖고 있다는 지적에도 2022년 9월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돼 교육계에서 논란이 됐다.

2024년 총선 당시 용인 갑에 출마한 이원모 전 비서관과 부인 신씨가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 (사진 : 이원모 전 비서관 페이스북)


한편, 특검 출입 보도자료에 따르면, 특검팀은 29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신모씨를 입국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신씨는 자생한방병원 설립자인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 이사장의 차녀로, 그가 대표로 있던 자생바이오 등 관계사를 매개로 100억원 안팎의 비자금을 조성 윤석열 대통령 당선 과정에도 비자금화 됐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것.

특검팀은 해당 비자금 중 일부가 대선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서 그 자금 흐름을 살피고 있다고 한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자생한방병원 측이 2022년 3월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제공한 경위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 부부와 윤 전 대통령은 오랜 개인적인 친분으로 의혹에 더 불을 지폈다.

신씨 배우자인 이 전 비서관은 앞 서 검찰로 재직 당시 대표적인 '친윤' 검사로 분류됐고,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법률지원팀에서 일했다. 신씨와의 결혼도 윤 전 대통령의 소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이 작년 4·10 총선에서 강남 을 선거구 1차 신청지에서는 당내 반발로 탈락했으나, 다른 국민의힘 예비후보 5명을 제치고 용인 갑 구역에 전략 공천을 받은 것에도 윤 전 대통령 측이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조사선상에 올라있다.

그는 경기 용인갑에 출마했다 낙선했으나, 낙선 한 달 뒤에는 공직기강비서관직으로 대통령실에 복귀해 당시 야권은 물론 당내에서도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특검팀은 신씨의 여권법 위반 혐의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고자 스페인을 방문할 때 민간인 신분으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탑승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별도 직책이 없었는데도 '기타 수행원' 신분으로 관용 여권을 발급받고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사전 답사도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고 '비선' 논란이 일었다. 정치권에선 그가 김 여사를 사적 수행하기 위해 동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이미 나왔다.

현재 용인 갑 당선의원은 대구 및 부산 각 지방경찰청장 역임 경력의 이상식 의원이다.
그는 현재 수원지방법원에서 재산축소 신고 혐의로 300만원 1심 당선무효 벌금형을 선고 받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4·10 총선 당시 총재산 96억원을 73억 원가량으로 축소 신고한 혐의다. 검찰은 이 의원이 배우자가 보유한 40억 원 이상의 미술품 가액을 절반 아래로 낮춰 허위 신고한 것으로 기소 내용에 기재했다.


그 외, 취재 속보 등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에 파견된 검사 전원이 검찰로 조기 복귀시켜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김건희 특검에 파견된 팀장급 검사들은 파견 검사 전원의 의견을 수렴한 후 오늘(30일) 오전 민중기 특별검사를 만나 이 같은 요구를 전달했다.

이들은 검찰개혁법안의 취지가 검사에게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인데 특검에서 수사와 기소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모순적 상황이 혼란스럽다는 뜻을 민중기 특검에게 전했다고.

민중기 특검이 그동안 검사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봤으니 검사의 역할 중 일부 영역에서는 수사와 기소가 일체화되는 부분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달라고도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한 파견 검사들이 현재 진행 중인 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검찰로 조기 복귀해 민생 사건을 처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도 요구했다.

파견 검사들의 요구에 대해 민중기 특검은 '검토한 후 답을 주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특검의 1차 수사 기간 만료 시점은 원래 어제(29일)였지만, 특검은 지난 24일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