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경보 최고 등급…진화 작업 중 피해 규모 더 늘어날 듯

홍콩 타이포 구역에서 대형 화재
26일 오후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고층 주거단지에서 불이 나 일대로 크게 번지고 있다. 2025.11.26


26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아파트 단지에서 큰불이 나 최소 13명이 숨졌다.

현지 경찰은 밤 새 다수의 거주민들이 건물 내부에 갇힌 상태로, 불길이 계속 해서 번지고 있어 31층의 고층 건물 단지들 가운데 사상자를 비롯해 피해 규모 또한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AP와 로이터통신, 홍콩 성도일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2분께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주거용 고층 아파트 단지인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불이 났다.

오후 8시 20분 현재 화재 진압에 투입됐던 소방관 1명을 포함해 13명이 이미 사망했다.

부상자는 현재 10여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번 화재로 홍콩 당국은 이날 오후 6시 22분께 최고 등급인 5급으로 경보 단계를 격상했다. 최소 128구의 소방 기기와 약 800명의 소방관이 투입되었다. 화재가 난 주거 단지 인근의 주요 고속도로를 포함한 도로들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5급 경보는 4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다친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처음이다.

화재가 난 단지는 2천가구에 약 4천800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소방 서비스 관제장의 권한대행은 현재 불길이 언제 잡힐 지 예측 할 수 없으며, 계속 해서 화재 잔해들이 공중으로 바닥까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건물 공사장의 비계(scaffolding)가 계속 타고 있다고 발표했다.

온도는 내부로 들어 갈 수록 더더욱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빌딩 내부로 진입해 소방 작전을 펼치거나 사실상 계단을 통해 층층이 화마를 통과하면서 소방 작업이나 인명을 구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은 전무한 상태라고도 덧붙였다.

홍콩 타이포 구역에서 대형 화재

26일 오후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고층 주거단지에서 불이 나 일대로 크게 번지고 있다. 2025.11.26


홍콩 당국은 관광버스를 투입해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인근 학교 건물 등이 임시 대피소로 개방됐으며 약 700명이 수용됐다.

화재 당시 건물은 1년 넘게 대규모 보수 공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P는 홍콩의 건설 현장에서 대나무 비계가 흔히 사용되고 있으나 안전 문제로 홍콩 정부가 공공 프로젝트에서는 사실상 사용 금지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올해 초 밝힌 바 있다고 짚었다.

다만 해당건물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의 경우 대형 불기둥이 계속해서 치솟았고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공사용 안전망으로도 불이 번져 계속 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불이 났을 때 화재경보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증언하고 있으며, 한밤중이었으면 더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도 진술했다.

홍콩 행정수반인 존 리 행정장관은 화재 진압과 구조, 치료 작업을 전력으로 수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관영 중국중앙TV(CCTV)가 전했다.

홍콩 타이포 구역에서 대형 화재

26일 오후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고층 주거단지에서 불이 나 일대로 크게 번지고 있다. 2025.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