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농림상 "규제안, 과학적 근거 없어"…日언론 "韓·中도 반대"

일본 사이타마현의 장어

유럽연합(EU)이 제안한 뱀장어의 국제 거래 규제안이 27일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워싱턴 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부결됐다.

해양수산·외교·기후에너지환경부, 산림청 등으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은 27일 오전(현지시각)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CITES 당사국 총회 제1위원회에서 EU와 파나마가 제안한 뱀장어속 전 종의 CITES 부속서 Ⅱ 등재 제안 안이 표결 끝에 부결됐다고 밝혔다.

가결을 위한 3분의 2 이상 찬성표 기준에 대하여 반대가 100표, 찬성은 35표 및 기권이 8표였다.

부속서 Ⅱ란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있지는 않지만, 국제 거래를 규제하지 않으면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종을 의미한다. 등재될 경우 국제 거래 시 규제가 적용된다.

비밀에 쌓인 특이한 생태 습성의 장어에 대하여 앞 서 EU 및 파나마는 '유럽 뱀장어'를 보호하려면 생김새가 비슷한 '일본 뱀장어' 등 모든 뱀장어 종류를 국제거래 규제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미 보호 요구종에 대한 경고가 채택된 상태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미국, 캐나다 등은 과학적 근거 부족, 과도한 규제 확대 등을 이유로 반대해왔다.

정부대표단은 ▲ 우리나라의 뱀장어 자원 관리 노력 ▲ 뱀장어 신속 종 판별 간이 키트 개발 ▲ 동북아 협의체를 통한 협력 체계 구축 등을 내세워 반대 입장을 제시하고 다른 국가들을 적극 설득했다.

아울러 미국, 캐나다, 온두라스 등 12개국과 고위급 양자 회담, 30개국 이상과의 실무급 회담을 통해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규제안 반대 지지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인류가 비밀에 쌓여 있는 장어의 산란 과정에 대하여 직접 알을 얻거나 부화시켜 양식을 할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해 경우 한국은 태평양 깊은 바다에서 산란되는 장어의 치어(실뱀장어)가 대량 유입되면서 양식장 공급 물량이 과도하게 늘어났고 풍어를 이루면서 유통되지 않은 장어가 폐사 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현재 장어는 바다와 환경의 상태에 따라 치어의 유입량이 풍,흉년을 달리 하고 있어 양식장 차원의 관리등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장어의 국제거래 규제안 부결은 내달 5일 개최되는 CITES 당사국 총회 전체 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즈키 노리카즈 일본 농림수산상은 "장어 식문화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지 않은 제안으로 잘못되지 않게 된 것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많은 나라로부터 규제안 반대에 대한 이해를 얻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NHK는 "장어를 대량 수입하는 일본은 국제거래가 규제되면 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있어 장어 양식이 활발한 중국, 한국 등과 함께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며 "(일본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형태가 됐다"고 전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자원 보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는 가운데 최대 소비국인 일본은 자원 관리 강화와 밀어(密漁·허가 없이 고기를 잡음) 대책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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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harimanzu.today/View.aspx?No=3866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