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장관 "李, 조폭 출신 사업가와 결탁" … 野 이탈표 최소 39표 추정

'운명 심판대' 선 이재명…사법리스크, 결국 발목 잡나

류임현 기자 승인 2023.09.21 23:13 의견 0

與 '영끌' 120표에 野 이탈표 더해 체포안 통과 … 李 출석했어도 '가결'

체포안 가결로 영장심사 구속 갈림길…'정치 운명' 시험대

구속되면 '대표직 상실' 위기…기각은 '정치적 반격' 토대

슬퍼하는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슬퍼하고 있다. 2023.9.2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국회 본회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정치 운명이 걸린 시험대에 올랐다. 운명을 가른 것은 "두 표"였다.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뤄진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는 총 295표 가운데 '가' 149표, '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 재적 의원(298명)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가결되므로 가결 정족수는 148표였다.

지난 2월 첫 체포동의안 표결 때는 '가'가 139표로 가결 정족수에 10표가 모자랐다.

병상에서 외친 '부결 요청'에도 결국 비명(비이재명)계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헌정사상 야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법원의 영장 심사를 받게 되면서 구속 갈림길에 서게 된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해 "이 의원은 잡범이 아니다. 중대 범죄 혐의가 많은 중대범죄 혐의자"라고 규정했다.

기자들이 투표와 개표가 끝난 뒤 "민주당 의원들이 이 대표를 잡범에 비유하는 한 장관이 잡스럽다고 비판하는 것을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내가 이재명 의원을 잡범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며 이같이 밝힌 것이다.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설명을 하고 있다. 2023.9.21


이 대표의 운명은 이제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또는 기각에 따라 갈리게 됐다.

영장이 발부되면 이 대표 구속 기간은 최장 6개월 20일로 반년 넘게 정치 활동 자체에 제약을 받는 위기에 처한다.

고질적인 '아킬레스건'이던 사법 리스크에 끝내 발목이 잡히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 일선으로부터 강제 격리되는 셈이다.

공천권 행사는 둘째치고 당 대표직 유지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비명계는 지도부 총사퇴와 함께 조기 전당대회 혹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리스크'를 털어낸 새 지도부로 총선 모드에 돌입하자는 이들의 주장은 이미 오래됐다.

이 대표를 결사옹위해 온 친명(친이재명)계도 이 대표가 구치소에 수감된 이상 더는 방어 논리를 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한 비명계 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구속 즉시 이 대표 체제는 무너진다"며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도 예전만큼의 당내 리더십을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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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해진 민주당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이 예상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23.9.21 hama@yna.co.kr

반면, 법원이 영장을 기각할 경우 이 대표로선 극적으로 정치적 반격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영장 기각은 검찰의 '정적 제거용 탄압 수사'를 방증한다는 논리에 힘이 실릴 수 있어서다.

여권을 향해 대대적 역공을 가하는 것은 물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권 심판론에 일찌감치 쐐기를 박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측근들 사이에선 2020년 경기지사 시절 대법원 파기환송심 무죄 판결로 기사회생하며, 다시 대선 가도가 탄력받았던 장면이 재연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상처 난 리더십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전날 의원들에게 '부결 요청'을 했음에도 무더기 이탈표가 쏟아진 것은 사실상 비명계의 '결별 선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오후 7시께 서울 여의도동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는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 주최로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자 약 200여명이 모여 속과 겉이 다른 "수박 색출"을 외치며 심야집회를 이어갔다. 지지자들은 “체포동의안 가결이 조작됐다”며 찬성표를 던진 의원을 향해 비난의 수위를 높히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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