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지역 주민과 논의 없는 풍산 이전 반대"···부산형 판교 내세운 센텀2지구 개발 백지화를 시키면?

류임현 기자 승인 2024.09.01 00:52 | 최종 수정 2024.09.01 00:53 의견 0

부산형 판교를 내세우며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부지 현 위성사진. (사진: 부산시)

부산 기장군이 방산업체 풍산 이전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데 반발하며 부산시에 적극적인 소통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 기장군은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풍산 이전 대상지로 기장군 다수 지역이 포함됐다는 방송 보도와 관련해 주민 수용성 없는 일방적 이전은 절대 반대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힌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부산시는 사업 조성에 발목을 잡고 있는 풍산 이전을 위해 대체용지 마련에 몇 년째 노력 중이다.

2021년에는 풍산을 기장군 일광읍으로 이전하려다가 기장군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부산시가 풍산과 대체 용지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는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유력 검토지역이 기장군이라는 소문이 돌자 기장군이 경고에 나선 것이다.

시는 주민 민원을 이유로 비공개 추진 방침을 고수하며 이전 검토 부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앞 서 부산시는 해운대구 반여·반송·석대동 일원에 191만㎡(약 58만평) 규모로 센텀2지구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공영개발 방식으로 시행자는 부산도시공사가 맡기로 했다.

추산되는 사업비만 2조원이 넘으면서 창업생태계의 조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의 메카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없지는 않다. 부산시가 ICT와 영화·컨텐츠, 지식기반 서비스 기업의 유치와 육성을 위해 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해 왔던 설명보다, 고속도로 부산 진입로 일대인 만큼 부산형 판교가 될 것이라는 대조가 더 주효했다.


그런데 현재 센텀2지구 예상 부지의 전체 사업 면적(191만 2440㎡)중 절반이 넘는 102만여㎡가 풍산 터다. 반여농산물시장(15만 8400㎡)과 석대화훼단지(8만 9000㎡) 이전도 센텀2지구 개발의 발목을 잡는 요소지만, 풍산의 대체 부지 결정이 1순위 과제인 것.

군수산업의 부지는 일정 요건을 갖춰야하는 탓에 후보지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데 이전 시 주민의 반발도 잇따를 가능성이 커서 사실상 협의가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주거지로부터 일정 간격 이상 떨어져야 하며 공공도로나 송전탑과도 안전 거리를 확보해야만 한다. 고속도로, 항만도로로 30분 이내에 진입할 수도 있어야 한다. 후보지 모색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현재 부지의 주변이 상당 정도 이상 더 낙후한 상태에서도 시조차 섣불리 손 대지 못하고 다수 청사진들이 대두 되는 상황에서도 십 여년을 더 차일 피일 된 것도 달리 방도가 크게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하여 그 일대까지 더 낙후하도록 언제까지고 마냥 그대로 방치한 채 둘 수도 없고 이래 저래 세월만 지나 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역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풍산 이전의 대체 용지 찾기가 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와중에 예상한 대로 기장군 및 주민 관계자들은 "부산시의 공식적인 발표 없이 불확실한 정보가 일부 언론을 통해 단편적으로 전달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 고조는 물론 지역 내 갈등과 분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등 적극적으로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이라도 시는 이전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 주민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더 뻣대 보겠다는 태도가 강경하다.

"결정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는 지자체와 지역 주민으로, 풍산 이전 같은 지역의 중요한 사안에 지역 주민은 물론이고 지자체까지 배제하는 것은 지방자치 시대를 역행하는 탁상행정이자 기장군과 기장군민을 무시하는 일방적 행정"이라면서 "일방적인 이전 절차를 강행한다면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앞 서 지난 2020년 풍산금속 기장 이전을 반대하는 오규석 전 기장군수 및 일부 지역주민들의 1인 시위가 이어지며 2021년 9월 부산시가 백지화 한 이력이 있고 보면 이 번에는 어떤 결론이 날 지 두고 본다는 입장들이 대부분일 수 밖에 없다.

현재는 국민의힘 소속 출마 정종복 법무사가 기장군수로 당선된 상태.

2021년 오규석 전 기장군수 1인시위. (사진: 기장군)

정종복 현 기장군수. (사진; 기장군)

실상 센텀지구 개발은 물론 부산시 또한 각종 개발사업 마다 뒤 따르는 부지 매각 차익 (특혜) 논란도 이 번에도 넘어야 하는 난제다. 시가 지난해 7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센텀2지구 개발을 위해 풍산 부지를 매입할 경우 매입 예상가(가감정평가액)는 8300억 원에 이른다.

부산형 판교 센텀2지구 개발이 절실한가의 논란으로 되돌아 갈 수 있는 문제인가의 원론을 들먹이며, 반대하기도 찬성하기도 힘든 진퇴양란에라도 봉착된 기분인 것도 사실이다.

해운대와 센텀1지구와 대조하여 낙후한 것 아닌가라는 원론이나 현재 부지 일대로 공원등을 조성하지 않고 개발하는 자체가 난개발은 아닌가 등의 질의나 원론도 이미 늦은 것이라고 한다면 문제는 해결해야 되는 지점에 놓인 것이다.

현재 풍산금속 일대 주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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